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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판타지 The Cor vore

2010.07.27 07:07

RainShower 조회 수:268 추천:3

extra_vars1 Story 2. 불안정한 것을 보는 소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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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명강을 거슬러 올라가면, 인양시에 있는 2개의 호수 중 하나인 영명호가 나온다. 그곳은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되어 비교적 깨끗한게 관리되고 있었다. 한때 호수 정화사업, 혹파리 제거, 따위로 시끌벅적했던 때가 있었지만 영명호는 언제나 조용한 장소이다. 연인들의 조용한 데이트 장소로 각광받는 이곳이 오늘따라 사람들의 그림자로 어지럽다.


 


 촬영스탭들이 정신없이 움직인다. 야외촬영이라 그런지 TV에서 자주 비치던 조명대는 보이지 않는다. 배우들은 화장도 했고, 의상도 완벽하게 입은 상태였다. 이제 곧 촬영이 시작될 모양이었다.


 


 "오오오"


 


 우경이는 웅성대는 인파속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촬영장면을 보려고 안간힘을 쓴다.


 


 '달 너머 공주님'


 


 TV에서 인기리에 방영 중인 드라마의 촬영지가 인양시 영명호라고 소문이 나기시작한건 약 2주전. 영명호는 인양고등학교와 매우 인접해있었기에 인양고 학생들의 반응 그야말로 폭풍 그 자체였다. 모두들 직접 보러 갈 생각에 미쳐서, 오늘이 오기까지 학교의 대화내용은 모두 여기에 집중되었었다. 게다가 정말 다행스럽게도 촬영일은 토요일이라서 학교선생님들 눈치볼것도 없고 여유롭게 구경할 수 있고 일석이조가 따로 없었다.


 


 그런 군중 속에 포함된 우경이도 역시 영명호를 찾아왔다. 다들 어떻게든 촬영장면을 보려고 난리법석이었다. 그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조합이 있었으니..


 


 "아야아야아야야야! UFO다!!!!!!"


 


 인양고등학교의 언터쳐블, 기진이는 초등학생한테도 안통할 거짓말을 치면서 인파를 뚫으려고 한다. 역시, 거기에 속는건 초등학생이하이므로 아무도 속지 않는다. 다들 자신의 자리를 고수하려고 안간힘을 쓰거나 앞으로 나아가려고 할 뿐이었다.


 


 "야. 그만해. 쪽팔려...!"


 


 그 뒤에서 역시 기진이와 세트, 옵션, 바다괴수, 헐크녀, 등등의 악명으로 유명한 소혜가 미간을 찡그리며 기진이를 끌어당긴다. 그리고 유령이라는 별명을 가진 사인이도 그들과 함께 있었다.


 


 "아~ 기진아~ 좀더 힘을내!!"


 


 사인이는 격려 아닌 격려를 하면서 느긋하게 사태를 관망하고 있다. 우경이는 그 혼란의 중심에 서있는 3명을 잠깐 바라보고는 이내 고개를 돌렸다. 사인이는 그런 우경이를 놓지지 않았지만 아는척은 하지 않았다. 정말 약속 하나는 기가차게 잘지키는 모습이다.


 


 우주에서 떨어진 공주 역(주인공 역)인 손다미는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올해로 20살이 되는 이제 막 떠오른 신인 아이돌인 그녀는 신인답지 않은 뛰어난 연기와 뛰어난 미모로 10대 20대 30대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는 인물이다. 분홍색 가발로 추정되는 머리스타일과 하얀 오픈숄더 블라우스에 어두운 청바지가 조금은 청초한 이미지를 자아낸다. 물론, 이건 극중 공주의 이미지가 반영된 것이지만.


 


 그녀는 사람들의 환호성에 상관하지 않고 간이 의자에 앉아 조용히 촬영시간을 기다릴 뿐이었다.


 


 "우와.. 진짜 이뻐..."


 


 "쩔어...!!"


 


 다들 핸드폰을 열어 손다미를 찍기 바빴다.


 


 "어!? 이선경은 없어?"


 


 "뭐야? 안찍나?"


 


 하지만 그중에 또 몇몇은 조연을 맞고 있는 이선경을 연신 찾는다. 그 소수파에서도 우경이는 더욱더 희귀했다. 물론, 처음엔 손다미를 넋을 잃고 쳐다보았지만, 이내 자신이 관심을 두고 있는 연예인을 찾아 눈을 굴리기 시작했다.


 


 파출부 역을 맞고 있는 박은지.


 


 이 사실이 한동안 교실에 퍼져서, 우경이는 근거없는 소문에 시달려야했다. 단지 마음에 든 사람이 유부녀라는 이유로, 컴퓨터에는 유부녀 XX만 있다는 둥, 사실 어떤 패XX 취향이라든지...



 그 뒤로 우경이는 그런식으로 놀림을 받았고, 심지어는 몇몇 여학생으로부터 공포의 시선을 받기도 했다. 그럴때마다 우경이는 속으로 분노 반, 슬픔 반을 느끼면서 그저 조용히 시선을 피할뿐이었다. 그래도 요새는 '달공' 촬영소문으로 인해 많이 잠잠해지긴 했지만.



 우경이는 그런 오해를 받으면서도 박은지의 모습을 찾기위해 두리번 거린다. 하지만 오늘은 촬영예정이 없는지 현장에는 손다미와 스텝들만 있을뿐이었다. 아마도 어딘가의 스탭차량에서 대기하고 있든가, 아예 오지 않았든가 둘중에 하나일 것이다.


 


 이런저런 모습이 뒤섞인 촬영지는 인양시의 고요함과 어울리지 않게 복잡하기 그지 없었다.


 


 그런 소란스러움 속에서 촬영이 시작된다.



 ...



 그리고 우경이는 당연하게도 박은지를 찾기위해 스탭차량이 주차된 학교근처로 되돌아간다.


 


 거기에 박은지가 대기하고 있을꺼라는 작은 희망을 가지고...


 


 


+  +  +


 



 촬영 스케쥴이 없는 은지는 영명호를 남몰래 산책하고 있었다. 조연이기는 해도 파출부라는 역활 특성상 화면에 자주 등장하는 터라 알아보는 사람이 없지 않아 있었기때문에, 그녀는 모자와 함께 도수가 없는 안경을 끼고는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도심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해방감이 호숫바람과 함께 그녀를 감싸고 돌았다. 걸음을 멈추고 호수를 바라보는 은지.


 


 거기엔 눈을 고정시킬 수 밖에 없는 풍경이 있었다.


 


 영명호는 바다가 호수로 변한 석호로, 해안과 매우 밀접해 있었다. 보는 시점에서는 마치 호수와 바다사이에 섬이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호수 근처에 있는 인양고등학교는 마치 바다에 둥둥 떠있는 것처럼 보인다. 잔잔한 호수와 바다에 아담하게 선 배움의 터. 흔히 찾아볼 수 있는 광경은 아니였다.


 


 "아... 그림이네. 우리 신영이도 이런 학교 보내고 싶다...!"


 


 바쁘게 지나가는 일상을 뒤로하고 잠시동안 만끽하는 자유 속에서 그녀는 서울에 두고온 아들생각을 하면서 살짝 미소짓는다.



 
+  +  +


 



 누군가 지금의 우경이를 보았다면,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들어 112에 신고할지도 했을런지도 모른다. 스탭차량을 두리번두리번거리는 우경이는 차량을 훔치려는 불량 고등학생으로 밖에 보이질 않았다.


 


 그런건 신경도 안쓰고 우경이는 열심히 캠핑카보다 커다란 차량들을 하나둘씩 창문으로 들여다본다. 마지막 차까지 다 보고난 뒤, 아무도 없다는 걸 확인 우경이는 실망한 표정으로 한숨을 푹 쉰다.


 


 "아.. 안온건가...?"


 


 희망을 포기하지 못하고 우경이는 다시 차량을 거꾸로 살펴보기 시작한다. 하지만 아무런 성과도 거두지 못하고 우경이의 시력이 정상이라는 사실만을 증명하고 끝났다.


 


 헛걸음을 한 그는 잠시동안 다시 촬영지로 돌아갈까, 아니면 이대로 집으로 갈까 고민하다가 이내 촬영지로 돌아가기로 한다. 박은지가 없는건 아쉽지만, 그렇다고 이런 드라마 촬영현장을 안보고 간다는 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는 다시 영명호를 향해 고개를 돌리려는데...



 큰 화물트럭이 교문 앞을 지나간다. 호수로 바로 들어가는 길이 아닌 산을 2개 넘어서 호수의 반대편, 영명다리 건너로 나오는 길로 빠진 화물트럭은 육중한 소음을 내면서 사라져간다.


 


 하지만 별다른 일은 없었다. 지나가면서 무언갈 치고 갔다든지. 그렇다고 학교앞 매점 평상을 부수고 간것도 아니였다.


 


 아무런 일도 없었건만 우경이는 그 자리에서 멈춰섰다. 아니, 움직일 수가 없었다. 시끄러운 소리와 함께 고개를 돌려 트럭운전기사를 쳐다본 순간 그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계약을 시작한 것이다.


 


 "으으...윽!!"


 


 밀려오는 빈혈을 안간힘을 쓰면서 막는 우경. 하지만 이번에는 마음을 놓고 있던 탓이었는지 막을 수가 없이 흘러나오는 영상에 의식을 맡길 수 밖에 없었다.
 



+  +  +


 



 은지는 멀리서 들리는 육중한 기계음에 호수 뒷편의 산너머를 잠시 바라본다. 골프장을 만들기위해 산을 반 이상 깍아내리는 큰 공사였다. 여러가지 반대에 부딪혔지만 결국 시의 관광사업을 위한다는 명목아래 공사는 약 1달전부터 속행 중이었다.


 


 물론 근처에 인양고등학교도 있고 적지만 주민들도 있는 관계로 소음피해를 줄이기위해 되도록이면 학교에 학생이 없는 휴일에 주로 공사가 이루어진다.


 


 은지는 그런 사정은 모르고 그저 이 시끄러운 소리가 빨리 사라져주길 바랄뿐이었다. 모처럼의 좋은시간을 방해받기는 싫었기 때문이다.


 



+  +  +


 



 뇌로 흘러들어오는 영상을 거부하지 못하고 받아드리고 우경이는 어느새 달리고 있었다. 산으로 돌아가는 길은 꽤 머니까 지금 달리면 늦지 않는다. 그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안간힘을 다해서 뛰었다.


 


 "제발!!!"


 


 그가 본 것은 영명호였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영상은 흑백이었다. 길의 모양을 봤을땐 영명호를 빙 둘러가는 도로의 가운데 쯤.


 


 우경이는 어느새 촬영장의 인파를 뚫고 있었다. 웅성웅성대며 강제로 지나가려는 우경이에게 눈살을 찌푸린다. 그러나 그는 그런 눈총이 피부에 와닿지 않았다. 그만큼 필사적이었다.


 


 영명호, 아니 수평선을 바라보는 한 여자가 있었다. 모자를 눌러써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산책이라도 하는걸까.


 


 온갖 비난을 받으면서 인파를 빠져나온 우경이는 멈추지 않고 달린다. 호숫가의 바람도 그의 땀을 다 날리지 못한다. 앞으로만 달린다. 조금이라도 늦으면 그가 바라보았던 광경은 현실이 되고 말테니까.


 


 그리고 주마등처럼 사라져가는 광경의 마지막에 보이던 커다란 화물트럭.


 


 색소가 빠진 흑백사진은 거기에서 날아가 버렸다.


 



+  +  +


 



 시끄러운 소리가 계속된다. 은지는 신경안쓰기로 하고 그저 멍하니 호수를 바라본다. 그렇게 강제적으로 소리를 무시한 결과 그녀는 한동안 자연스럽게 잔잔한 호수를 감상할 수 있었다.


 


 그래서 모퉁이를 돌아서서 나오는 화물트럭의 소리를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것이겠지.


 


 그리고..


 


 "저기요!!!"


 


 앳된 소년의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를 울린다. 쥐어짜는 듯한 목소리로 그녀를 부르며 달려오는 소년. 땀을 뻘뻘 흘리며 뭐가 그리 급한지 멈추지 않는 소년.


 


 "저기요!!!! 뒤!!!!"


 


 화물트럭은 어느새 은지를 집어삼킬 듯이 달려든다.
 


 


 


 


+==========+


 


으악... 글이 잘 안써짐...


 


여튼...


 


우경이의 러브코메디 시작...-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