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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일반 꿈의 바다

2007.07.20 07:25

에테넬 조회 수:552 추천:1

extra_vars1 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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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것은 꿈의 바다였다. 아름답게 펼쳐진 꿈의 바다, 파란 하늘 밑에서 그 빛을 한껏 안아 들고 있는 저 넓은 대양에서 나는 표류하고 있었다.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는 우주의 꿈, 무엇인가 반드시 존재하는 나의 꿈, 아니 모든 것은 허상에 불과했다. 허상이면서 실상이었다.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내가 살아가면서 추측조차 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뭐지?"


 


  문득 꿈의 세계에서 하얀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 점은 서서히 커졌다. 조금씩, 또 조금씩 커지던 점은 마침내 나의 몸을 완전히 집어 삼켰다. 굶주린 사자가 병든 동물을 사냥하듯이, 그것은 나를 씹어 삼켰다. 으적으적 씹는 소리가 귀에 들리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고통을 느낄 수는 없었다.


  서서히 빛이 다가오는 것을 느꼈다. 사라진 나의 몸이 다시 입자가 되었고, 그것이 모여들어 나라는 존재가 다시 형성되었다. 그리고 나는 눈을 떴다.


 


  "후, 꿈이었나?"


 


  그래, 분명히 꿈이었다. 나는 그것을 느꼈고, 그래서 그렇게 중얼 거렸다. 꿈, 분명히 꿈이었다. 하지만 이 기분은 뭘까? 꿈이면서도 꿈인 것 같지 않고, 마치 현실 속에서 오랫동안 거닐다가 온 것처럼 피곤함도 느꼈다.


 


  "으악!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된 거야!"


 


  나는 학생이었다. 학생의 신분으로서 가장 먼저 지켜야 할 것은 당연히 등교 시간이었다. 그런데 시간은 8시 반을 넘어서고 있었다. 9시까지 학교 안으로 돌파해서 들어가지 않으면, 초죽음을 당할 것이 분명했다. 게다가 점수를 왕창 깍여서 유급이라는 최악의 사태에 직면할 수도 있었다.


 


  "빨리, 빨리 준비하고 가야지!"


 


  입에서 저절로 튀어나온 말에 몸이 먼저 반응했다. 대충 세수하고 이 닦고, 옷을 갈아 입은 다음에 가방을 챙겨 가지고 학교로 튀었다. 버스를 기다리는 것보다 뛰어 가는 것이 더 빨리 도착할 수 있었기 때문에 무조건 뛰었다. 한참을 뛰자, 심장의 고동 소리가 점점 커졌다. 숨이 차올라 고통스러웠다.


 


  "헥헥!"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학교가 눈에 보인다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더 다행인 것은 교수님이 교실에 들어오기 전에 그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는 점이었다. 자리를 잡고 앉자 마자 엄숙한 표정의 교수님이 교실 문을 쾅 열고 들어오셨다.


 


  "어이, 아슬아슬 했네?"


  "하하, 미치는 줄 알았다. 그냥 정신없이 뛰어왔다니까. 뛰어 왔더니 피곤해서 죽겠다."


  "하? 하여간 네 녀석도 참."


 


  수업이 시작되었다. 지루하고 지루한, 잠이 저절로 들 정도로, 아니 실제로 피곤에 지쳐서 잠이 들었다. 그리고 나는 또 그 꿈을 꾸었다.


  꿈의 세계, 드넓게 펼처진 대양, 푸른 바다이자 꿈의 바다가 나의 눈에 펼쳐 졌다. 아름다우면서도 쓸쓸한 분위기, 슬프면서도 활기찬 분위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묘한 감정이 또다시 나의 몸을 지배했다.


 


  "또 저건가?"


 


  하얀점이 보였다. 그것은 계속 커지고 있었다. 지난 번, 아니 이제까지 꾸어왔던 꿈처럼 그 점은 커져서 나를 삼키고 우적우적 씹어 먹었다. 왜 그럴까? 왜 녀석은 나를 계속 씹어 먹을까? 나를 못 잡아서 안달이 난 것처럼 왜?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학생!"


 


  귀에 나지막한 목소리, 아니 큰 소리가 들렸다. 교수님의 화난 목소리였다. 하지만 그 목소리에 나는 반응할 수 없었다. 꿈의 세계에서 나는 존재하지 않는 자가 되버렸으니까 말이다. 여느 때처럼 입자가 재구성되고 나라는 자가 다시 형성되어야만, 교수님의 말에 반응할 수 있을 테니까.


  시간이 흘렀다. 흐르고 또 흘렀다. 빛은 더 이상 들어오지 않았다. 희망이라는 것을 안겨 주는 빛은 더 없었다. 막막한 꿈의 바다, 그곳에서 나는 죽음이라는 것을 보았다. 어둠, 어둠, 어둠이었다. 그리고 나는 더 이상 생각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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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의 바다에서 헤매지 맙시다. 후후후~~~ 이로써 퀘스트 하나 종료인가??(<-어이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