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tra_vars1 | 거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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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tra_vars2 | 122149-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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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tra_vars5 | 2 |
extra_vars6 | kha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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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곤충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굳이 선을 긋자면 싫어한다. 혐오하고 무서워한다. 그들이 내게 해를 끼치든 아니든 그것은 문제되지 않는다. 단지 그들의 생김새만으로 나는 그들을 혐오한다.
그놈의 쉴 새 없이 감지하느라 두리번대는 더듬이하며, 뭐든 갉아버릴 턱하며, 톱니처럼 터덜터덜한 다리며, 그들이 지닌 색채며…….
어느 것 하나 정겨움과 거리가 멀다. 그러고 보면 외모가 중요하다는 말이 잘못된 것 만은 아닌 듯하다. 물론, 자연물 중 어떤 색채에도 뒤지지 않는 색감을 지니고 있음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그들이 지니고 있음으로 해서 그것은 내게 하나의 두려움에 지나지 않는다. 두려울 만큼 선명하고 짙은 색채. 그것은 때론 지나치게 아름답기에 두렵다.
그러나 곤충이라 해서 모두 싫은 것만은 아니다. 나비나 투구벌레 쪽은 꽤나 좋아하는 편이다. 그러나 세세히 살피다 보면 그들의 생김새 또한 내게는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물론 그들에게도 배울 점은 있다. 그들은 나 같은 인간 보다 훨씬 규칙적이며 성실한 삶을 살아간다.
거미라는 놈만 보아도 그렇다.
녀석은 꽤나 긴 시간을 들여 집을 짓는다. 나는 그것을 시작점부터 끝까지 지켜본 일이 있다. 물론 그들은 인간이 집짓는 일을 지켜보는 일 따위를 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런 쓸데없는 일을 하는 것은 인간뿐이리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거미는 자신의 몸체의 몇 백배는 될 법한 집을 짓느라 오랜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그렇게 집을 짓는 동안 한 번도 쉬지 않는다. 정말 놀라웠다. 그리고는 집을 다 지으면 구석에 숨어 자신의 주린 배를 채워줄 어느 불쌍한 녀석을 기다리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그녀석이 집을 짓느라 쏟아 부은 노고 따위 관심도 없는 것이다. 그저 자신의 주변에 거미가 집을 지어 놓았다는 사실을 불쾌해 하며 그 공들인 탑을 무너트리고 만다. 그리고 그것은 그녀석이 들인 시간을 무참히 무시하는 짧은 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 놀라운 생명체는 인간의 그림자가 사라졌다고 느껴진 순간 다시 집을 짓기 시작하는 것이다. 물론 그 녀석은 내가 지켜본 바로는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인간처럼 끼니를 꼬박 챙겨먹어야 일을 할 수 있는 몸이 아니라는 것 즘은 알지만 그리 쉬지 않고 일하는 녀석을 보노라면 어쩐지 내가 허기가 지는 것이다.
어느 날 녀석의 그물에 가녀린 나비 한마리가 걸려 하늘거리는 날개를 퍼덕이며 생의 자락을 놓지 않으려 애를 쓴다. 그럴 때면 어김없이 다들 나비가 불쌍하다며 거미의 그물을 끊어 녀석을 날려 보내 주곤 한다.
그러나 그 거미는 나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시간을 굶어가며 그 나비를 기다렸을 지도 모른다. 어째서 나비만이 불쌍하단 말인가. 물론 그 나비 녀석도 간신이 번데기에서 벗어나 막 날개를 펼치며 하늘을 날던 도중이었을 런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이 거미의 생존을 위협해도 되는 이유가 될지는 알 수 없다. 거미 또한 살기위해 애쓰지 않았던가. 나비에게 살아갈 가치가 있다면, 거미에게도 그것이 주어져야 한다. 나는 어느 순간부터 거미줄에 걸린 나비를 가엽게 여기지 않게 되었다. 누군가 나비를 가엽게 여기며 놓아줄 것을 내게 동의를 구하면 거미도 먹고 살아야 함을 일깨워주었다. 거미 또한 누구보다 치열히 살아가고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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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심심해서 써봤습니다. -ㅇ-);;; 어쩌지! 여름이야기에 손이 안가!!! 으악!!! llllorz
댓글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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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가니니
2007.09.02 08:26
하아 .. 부러운 문체 이런 작품을 보면 위축됩니다 ..|+rp2+|15692|+rp3+|fiction_yeonjea -
Rei
2007.09.02 08:51
흐음... 거미라|+rp2+|15695|+rp3+|fiction_yeonjea -
러크
2007.09.02 08:55
우와...거미...존경해야 할존재 ㅠ |+rp2+|15696|+rp3+|fiction_yeonjea -
Mr. J
2007.09.02 19:22
거미는 가수|+rp2+|15701|+rp3+|fiction_yeonjea -
소엽
2007.09.03 06:08
0ㅅ0);; 띠용;; 전 이 상황에 위축되고 있습니다; ㄷㄷㄷㄷㄷㄷ |+rp+|15692|+rp2+|15704|+rp3+|fiction_yeonjea -
소엽
2007.09.03 06:10
ㄱ-);; 어쩌란 겁니까... 그 외에 원하는 곤충이 있으면 관찰 해 드림;;; |+rp+|15695|+rp2+|15705|+rp3+|fiction_yeonjea -
소엽
2007.09.03 06:11
그렇습니다아아아~~~ ㅠㅠ <이걸 쓰고 스스로를 비웃었음 ㄱ-);;
아무튼 열심히 사는 겁니다. |+rp+|15696|+rp2+|15706|+rp3+|fiction_yeonjea -
소엽
2007.09.03 06:11
잠시 접수 되지 않았습니다. -ㅇ-);; 거미 노래 잘 해서 좋아요~ 진짜 가수죠~ =ㅅ=) ㅎㅎ |+rp+|15701|+rp2+|15707|+rp3+|fiction_yeonjea -
십전대보탕
2007.09.03 07:03
거미는 다리가 8개라 곤충이 아니옵니다. 후후. [또 쓸데없는 태클이냐!]|+rp2+|15708|+rp3+|fiction_yeonjea -
소엽
2007.09.03 07:27
에... 절지동물도 곤충에 넣어놓은 거 봐버렸는데;
잘못된 정보인감유? lllorz 쳇... 할 수 없지... 이미 써버렸는 걸... 아햏햏~ |+rp+|15708|+rp2+|15709|+rp3+|fiction_yeonjea -
소엽
2007.09.03 11:25
ㄱ- 절지동물도 아닌가... 에잉... 무식이 드러나 버렸넹~ |+rp+|15708|+rp2+|15710|+rp3+|fiction_yeonjea -
???인간
2007.09.03 16:47
거미가 옛날에는 곤충으로 분류했었습니다. 언제 바뀌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절지동물은 맞구요. 곤충 -> 벌레로 바꾸시면 돼지 않을까 싶군요. -_-;;|+rp2+|15711|+rp3+|fiction_yeonjea -
소엽
2007.09.03 19:36
그렇군요 ㅠㅠ 과거의 지식에만 안주하면 무식해지는 이놈의 세상...
문제가 제기 됐을 때 부터 '벌레로 바꿀까'했지만 성격이 되먹잖아서 내버려 두기로 했습니다.
>ㅂ<)b 크하하하하하! 계속 내버려두며 각인시켜버리겠심 |+rp+|15711|+rp2+|15712|+rp3+|fiction_yeonjea -
협객
2007.09.09 22:47
요즘은 명왕성도 태양계가 아니라더군요.
어쨌든, 문체보다도 글에 나타난 철학을 사랑합니다. 인간의 세계에서도 노력은 누구나 다 하는 것이지만, 부가가치는 노동이 아닌 수요 공급 경쟁에 의해 결정되지요.|+rp2+|15771|+rp3+|fiction_yeonjea -
소엽
2007.09.10 09:26
명왕성... 몇 년 전에 뉴스에서 떠들어 대는 것을 듣고 조금 열받았습죠; 인간이 모든 것을 통찰하고 지식의 정의를 내리는 것은 아니겠지만, 알고 있던 지식이 갑자기 다른 것이 되어버리면 어제까지의 향기가 느닷없이 악취가 되버리는 기분이 듭니다. ㄱ-);
인간... 먹고 살다보면 어쩔 수 없는지도 모르지만 착잡하죠 ㅜㅜ |+rp+|15771|+rp2+|15792|+rp3+|fiction_yeonjea -
시라노
2007.09.11 19:13
자연계는 그렇게 보다보면 끝이 없죠 메비우스의 띠? 뭐 어찌됬든 먹이 사슬이니 하나하나 다 살펴보면 불쌍하지 않는 녀석들이 없죠 인간이 지배하고있는 이세상에선 더더욱이|+rp2+|15844|+rp3+|fiction_yeonjea -
소엽
2007.09.12 05:03
순응하면서도 거스르고 싶어지는 자연의 법칙 ㄱ-); |+rp+|15844|+rp2+|15853|+rp3+|fiction_yeonjea -
샤르엘
2007.09.14 01:26
후후...저도 집 앞에 거미줄이 있길래 나뭇가지를 솜사탕 만들듯이 돌려서.. (ㅡㅡ")
다 없앴었는데 몇일 뒤에 보니 다시 있더군요...-0-;;|+rp2+|15910|+rp3+|fiction_yeonjea -
소엽
2007.09.14 04:25
굴하지 않는 자세... 본 받아야 합니다. ㄱ-)b |+rp+|15910|+rp2+|15916|+rp3+|fiction_yeonj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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