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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동화 - 피노키오의 거짓말

2008.01.29 00:32

재티s 조회 수:581 추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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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노키오의 거짓말


 


옛날옛날 한 마을에 피노키오라는 나무 인형이 살았어요. 피노키오는 마을에 소목장이인 제페토 할아버지가 만든 것인데 모양새가 나무와 비슷할 뿐 하는 행동은 사람과 별다를 것이 없었어요. 제페토 할아버지와 피노키오는 산 속에 작은 통나무집을 짓고, 그 안에서 살았어요.


어느 날, 피노키오와 제페토 할아버지는 마을로 내려가게 되었어요. 제페토 할아버지는 목공 일을 하기 위해 톱과 못을 사러왔고, 피노키오는 마을 구경을 하기 위해 할아버지를 따라온 것이었어요.


“피노키오야, 할아버지가 톱과 못을 사올 동안 멀리가지 말고 이 주변에서 놀아야한다.”


“네! 할아버지.”


피노키오는 주변을 돌아다니다 한 꽃집을 발견했어요. 꽃집에는 한 소녀가 사람들에게 꽃을 팔고 있었어요.


피노키오는 그 소녀를 보자 가슴이 콩딱콩딱 뛰었어요. 피노키오는 이것이 며칠 전 할아버지가 이야기한 사랑이란 걸 알게 됐어요.


‘그래, 할아버지께서 먼저 고백하는 사람만이 진정한 사랑을 할 수 있다고 하셨어.’


피노키오는 꽃집으로 들어갔어요. 그다음 옆에 놓여있던 장미꽃 한 송이를 꺾어 들고서 한쪽 무릎을 꿇고 꽃을 든 손을 뻗어 위로 향한 어정쩡한 자세로 소녀를 향해 말했어요.


“아름다운 소녀님, 부디 제 사랑을 받아주세요.”


꽃집 소녀는 잠시 놀라는 듯하더니 피노키오에게서 장미꽃을 뺏으며 말했어요.


“네가 그 피노키오구나? 미안하지만 난 사람이 아닌 너 같은 나무 인형과 사랑을 할 수 없어. 그리고 내 이름은 소녀님이 아니야. 제니라구.”


피노키오는 어정쩡한 자세에서 머리만 들어 제니를 바라보며 말했어요.


“제니님, 그럼 제가 사람이 되면 당신과 사랑을 할 수 있는 건가요?”


“그거야 나중에 볼 일이지.”


피노키오는 자리에서 일어나 제니라는 소녀에게 꾸벅 인사를 하고는 가벼운 걸음으로, 꽃집을 나왔어요. 꽃집 안에서 제니와 꽃집 아주머니가 킥킥하고 웃는 소리가 들렸지만 사람이 되면 사랑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들뜬 피노키오는 그것을 별로, 개의치 않게 생각했어요.


할아버지와 함께 집으로 돌아온 피노키오는 할아버지에게 말했어요.


“할아버지, 절 사람으로 만들어 주세요.”


제페토 할아버지는 망치질하던 것을 멈추고 피노키오에게 다가와 피노키오의 맨들맨들한 손을 만지며 말했어요.


“피노키오야, 난 언젠가 네가 이런 말을 할 날이 올 줄 알았단다. 이 할아버지는 널 사람으로 만들 수 없단다. 하지만, 하늘에 계신 푸른 요정님께 그 소원을 빌면 들어주실지도 모르겠구나.”


피노키오는 자신을 사람으로 만들 수 없다는 말에 실망하는가 싶더니 푸른 요정님이 소원을 들어준다는 말을 듣고는 눈을 반짝였어요.


“할아버지, 소원을 들어준다는 푸른 요정님은 어디서 만날 수 있나요?”


“네가 매일 하늘에 간절히 소원을 빌다 보면 언젠가 푸른 요정님이 그 소원을 들어주실 게다.”


피노키오는 당장에라도 소원을 빌 것처럼 제 방으로 올라가며 말했어요.


“정말 감사해요 할아버지. 제 소원이 이루어지면 전 분명히 행복하게 살 수 있을꺼예요.”


피노키오는 시끄러운 발소리를 내며 계단을 올랐어요. 제페토 할아버지는 그 모습을 보며 피노키오의 소원이 정말 이루어졌으면 하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소원의 결과가 어떨지를 알았던 할아버지는 마음 한편으로 피노키오의 소원이 한순간의 망상으로 끝나버리길 바랐어요.


방으로 올라온 피노키오는 밤하늘이 보이는 창가에 무릎 꿇고 앉아 두 손을 모았어요.


“요정님. 요정님. 절, 사람으로 만들어 주세요…….”


하지만, 피노키오의 소원은 이루어지지 않았어요. 피노키오는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요정님. 요정님.’하며 소원을 빌었어요. 그리고 시간은 흘러 소원을 빌기 시작한 지 3주째가 되는 날이었어요. 오늘도 피노키오는, 밤하늘이 보이는 창가에 무릎 꿇고 앉아 두 손을 모았어요.


“요정님. 요정님. 절, 사람으로 만들어 주세요. 남들과 같이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 주세요…….”


그때 하늘이 눈부신 푸른빛으로 환하게 빛났어요. 그리곤 푸른 머리칼에 푸른 날개옷, 그리고 푸른 눈동자를 가진, 푸른 요정이 나타났어요. 피노키오는 그 모습이 무척 아름답다고 생각했어요.


“푸른 요정님, 제 소원을 듣고서 찾아오신 건가요?”


푸른 요정은 날개옷을 펄럭이며 말했어요.


“그렇단다, 피노키오야.”


“그렇다면, 제 소원을 들어주세요. 절, 사람으로 만들어 주세요.”


푸른 요정은 허리춤에서 요술 봉을 꺼내려다 말고 물었어요.


“피노키오야, 네 소원에 대해 정말 후회하지 않을 것이냐?”


“그럼요, 요정님. 제, 이 코를 보세요.”


피노키오는 자신의 코를 가리키며 말을 이었어요.


“제, 이 못난 코는 제가 거짓말을 내뱉을 때마다 쭉쭉 늘어나 언제나 절, 부끄럽게 만든다고요.”


푸른 요정은 날개옷을 펄럭이며 말했어요.


“피노키오야, 길어지지 않은 네, 코는 네가 정직하다는 증거란다.”


“그렇다면 요정님. 제, 이 못난 몸을 보세요.”


피노키오는 한쪽 소매를 걷어 자신의 팔을 내보이며 말을 이었어요.


“제, 이 삐딱하고 딱딱한 몸은 절, 서툴고 매정하게 보이게 만든다고요.”


푸른 요정은 날개옷을 펄럭이며 말했어요.


“하지만 피노키오야, 사람들은 네 몸을 보면서도 네가 얼마나 마음씨가 착하고 정이 많은지를 생각한단다. 정말 중요한 건 겉이 아니라 네 마음이란다.


피노키오는 소매를 내리면서 말했어요.”


“요정님, 전 그런 위로를 듣기 위해 요정님께 소원을 빈 것이 아니예요. 요정님 제 정직한 코나 착한 마음씨 같은 건 필요 없어요. 전 무엇보다 사랑을 하고 싶어요. 요정님, 절 사람으로 만들어 주세요.”


“그래, 알았다. 내 소원을 들어주마.”


푸른 요정은 허리춤에서 푸른빛으로 반짝이는 요술 봉을 들었어요. 그리고 피노키오의 머리를 툭하고 쳤어요. 방안이 환해지고 창가에 푸른빛이 은은하게 넘쳐났어요. 그러자 피노키오가 사람이 되었어요. 사람이 된 피노키오는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사라지는 푸른 요정을 보았어요. 이상하게도 아깐 그렇게나 아름다웠던 푸른 요정이, 아름답게 보이지 않았어요.


자신이 사람이 된 걸 확인한 피노키오는 곧장 마을로 달려갔어요. 다행히 꽃집은 아직 문을 닫지 않았고, 제니도 그곳에 있었어요. 피노키오는 문을 열고 꽃집으로 들어가 제니에게 다가갔어요.


“제니, 나야 나. 피노키오. 내가 사람이 되었다구!”


제니는 잠시 머뭇거리는 듯싶더니 피노키오에게 말했어요.


“미안, 피노키오. 난 지금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 미안, 피노키오. 그땐 널 쫓아내기 위해 농담으로 한 얘기였어. 미안, 미안 피노키오.”


순간 피노키오는 머릿속이 하얗게 물들면서 멍해지는 것을 느꼈어요. 이내 정신을 찾은 피노키오는 문을 열며 말했어요.


“괜찮아. 난, 정말 널 사랑하지 않았는걸.”


정말 사람이 되었는지 피노키오의 코는 길어지지 않았어요. 피노키오는 꽃집을 빠져나와 달리기 시작했어요. 그간, 자신이 소원을 빌며 기다렸던 제니의 모습이 아니었어요. 그간 기다렸던 제니의 모습과 지금 자신이 달리고 있는 모습을 생각하니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어요. 코끝은 찡해지고 눈은 따끔따끔 아파왔어요. 피노키오는 더욱 힘껏 달렸어요. 이윽고 흐릿흐릿 아른거리는 통나무집이 나타났어요. 피노키오는 제 방으로 올라가 창가에 쭈그려 앉았어요.


“요정님 어째서…나무 인형이었던 저는 사람이 되어도 사랑을 할 수 없는 건가요?”


피노키오는 우는 눈으로 아침을 맞이했어요. 바닥에는 뚝뚝 떨어진 눈물자국이 흥건히 남아있었어요.


“피노키오야, 아침 먹거라!”


아래층에서 제페토 할아버지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어요. 피노키오는 퉁퉁 부은 눈으로 후들거리는 다리를 이끌고서 아래층으로 느릿느릿 내려갔어요. 그 모습을 본 제페토 할아버지가 깜짝 놀라며 말했어요.


“피노키오야, 네가 사람이 되었구나! 이제 서로 행복하게 살 수 있겠어, 네 소원이 이루어졌으니 말이다. 그렇지 피노키오야?”


피노키오는 의자에 앉았어요. 그리고 숟가락을 집기 전 자신의 코를 어루만지며 말했어요.


“그럼요, 할아버지. 이제 전 불행했던 나무인형이 아닌 걸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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