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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일반 마법이 없는 시대

2008.07.07 03:39

Zan 조회 수: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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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대에는 "마법"이 없어."


갑자기 뭔 소립니까, 라는 듯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나에게 그는 강조하듯 다시 한 번 말했다. "현대에는 마법이 존재하지 않아."


당연히 마법 같은 건 있을 리 없잖습니까, 라는 반박에 그는 약간 눈살을 찌푸렸다.


"너도 어릴 적에는 마법을 믿었었잖아."


그의 말에 나는 잠시 침묵했다. 확실히 예전에는-말하자면 상당히 어렸던 꼬맹이 시절에는 마법 같은 것을 믿은 적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아니, 입시 지옥이라든가 취업난 같은 것을 깨닫고 공부하던 학생 시절부터, 이미 그런 꿈 같은 것은 잊어버렸다.


그런데 그는 왜 이제 와서 그런 말도 안 되는 것을 다시 말하는 것일까.


나는 그에게 말했다. 왜 지금 와서 그런 허무맹랑한 것을 말하십니까. 그런 건 이미 잊어버렸습니다.


"아니야. 내가 말하는 것은 네가 말하고 있는 그런 허무맹랑한 게 아냐. 너는 이미 마법 뿐만 아니라, "열정"도 잊어버렸어. 나도 이미 잊어버렸지."


열정이라니 무슨 소리를, 이라는 나의 반박을 무시하고 그가 말했다.


그는 조금 슬퍼보이는 표정을 지으며 계속 말을 이었다. "사실 우리는 그런 것들을 모두 잊어버렸지."


"현대 사회에서는 그런 '마법 같은' 것들을 필요로 하지 않아. 이 곳은 1할의 재능과 그를 끊임없이 압박하는 9할의 기계적 이성을 필요로 하는 곳이야."


당연히 마법 같은 것들은 필요없다. 필요한 것은 오직 기계를 통한 과학 뿐이다. 실제로 인간은 그렇게 발전해 왔다. 그렇게 늘어놓는 나의 주장에 그는 반박한다.


"당연히 그런 비현실적인 것은 퇴화되어야만 했던 존재야. 그리고 우리는 우리 마음 속의 감정까지 지워버렸지."


나는 침묵했다. 나는 그가 너무 감상적인 궤변적 비판만을 되풀이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계속 말하고 있었다.


"우리 모두 어릴 적에는 마법을 믿었었잖아. 왜 지금은 그걸 믿지 못하지."


그가 말했다. 그리고 나는 생각했다. "꿈은 이제 사라졌다."


꿈 같은 일은 있을 수 없다. 현실은 항상 기계처럼 정확하게 돌아간다. 그는 그 현실을 납득하면서도 마법 같은 것을 그리워했다.


"말도 안 되니까 믿고 싶었던 거야. 그건 우리를 항상 웃게 해 줬잖아. 그런 것조차 없다면, 삶은 무기질적이고 소모적이야."


그는 나의 말에 동의하지 않았다. 나 또한 그의 말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우리는 그저 평범한 대학을 졸업하고 작은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그는 꿈 같은 것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는 나보다 나이가 조금 더 많았다. 그럼에도 그는 아직 어렸다.


그는 말을 마치고 조금 슬픈 표정으로 웃었다. 나는 슬프지 않았다. 그럼에도 나는 그 표정을 따라 웃었다.


나는 그를 비웃었다. 그는 나보다 나이가 조금 더 많았고, 나는 아직 그를 비웃기에는 너무 어렸다. 하지만 나는 그를 비웃었다.


나는 오래 전부터 그런 허무맹랑한 꿈을 잊어버렸다. 그렇기에 그 또한 나를 부러워했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문득-아주 조금이긴 하지만, 그가 부럽다고 생각했다. 그는 아직 "마법"을 잊어버리지 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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