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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일반 이별(짧은글)

2008.03.30 03:46

소엽 조회 수: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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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이별은 단순한 한 마디로 시작된다.


눈치가 빠르다는 것은 결코 행복한 일이 될 수 없다.


몸 저편 구석에 차가운 균열이 생긴다.


깊이 사랑하지 않아서 슬프지 않다는 건 허울 좋은 거짓말이다.


무엇이건 간에 이별은 슬프다.


눈물이란 놈이 나오든 아니든 슬픈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차갑게 내려앉는 이성의 저편에 그와의 지난날이 있다.


내안의 이물질이 내가 그에게 충실하지 못하는 이유였지만, 그가 안녕을 고할 때까지 나는 그 사실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말할 수가 없었다.


차가운 모든 것이 안으로 스며든다.


“괜찮다.”


그 말을 몇 번이고 눈을 감고 곱씹으며 나는 나를 달랜다.


내가 만든 균열이고 내가 만든 슬픔이며, 내가 만든 아픔들이고 차가움이다.


비련의 여주인공이 되려고 노력한 것은 아니지만, 모든 것이 그것을 향해 달린다.


너무나 우스워 쓴 웃음을 지어낸다. 그것이 또 아프다.




그와의 만남은 단 세 번의 데이트로 이어지고 끝난다.


우리는 만날 때마다 한 번도 맘 놓고 웃어 본 일이 없었다.


왠지 모를 공허함. 그것이 항상 우리와 함께했다.


언제나 나는 위축되었고 그로인해 그도 위축되었다.


뭇 연인들의 대화처럼 간질거리는 무언가도 우리에겐 없었다.


어설프고 서툼... 그것만이 우리의 전부였다.


그리고 오해의 연속. 그것이 균열의 틈을 점점 키워나간다.


어떻게 해야 그 균열을 메울 수 있는지 나는 잘 알고 있었음에도 그것을 하지 않았다. 할 수가 없었다. 그것을 하기위해 필요한 에너지가 나는 이미 바닥에 이르러 있는 상태였다.


그러나 그 에너지가 고갈 된 것은 그의 탓이 아니다. 


어리석고 금이 가 복원되지 않은 어설픈 내 영혼의 탓이다.




후에 그의 다른 인연의 이야길 들었을 때,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자신을 발견하고 웃었다.


그럼에도 그는 망각의 선에 서서 나를 자극한다.


언제나 간당간당한 그 경계가 나를 때때로 무너지게 한다.


그는 내게 있어 늪이다. 발버둥 칠수록 잊는 것은 불가능하다.


가라앉았다고 생각하면 어느새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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