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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일반 귀향(歸鄕)

2008.07.24 06:13

Zan 조회 수:832 추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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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량이 너무 길고 지루하긴 하지만 나름대로 각잡고 열심히 썼습니다;;;


조금의 여유가 있으시면 아무쪼록 부족한 글 한 번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덥다. 누구라도 무심코 그리 말해버릴 듯한 날씨의 여름. 쏟아지는 햇살은 마치 건물의 흰 벽을 녹아내리게 할 것 같다.
그러나 K씨는 알고 있다.
도로의 콜타르가 녹아서 끈적해져도, 동식물들이 픽픽 쓰러져가도, 뉴스에서 떠들듯 올해 서울의 기온이 마닐라보다 높아 일사병에 걸리는 사람들이 속출한다고 해도 별 일 아니다.
언젠가는 서늘한 바람이 낙엽을 굴리는 가을이 찾아오고 또 눈 나리는 겨울이 찾아오리라는 것을 그는 알았다.
K씨는 그렇게 생각하며 폭염이 내리쬐는 여름의 한낮을 픽 웃어넘겼다.


휠체어의 등받이 부분에 땀이 고인다. K씨는 둔해진 손을 천천히 움직여 땀을 닦아냈다. 기껏해야 혼자 화장실에 다녀올 뿐인 짧은 시간임에도 더위는 끈질기게 달라붙었다.
K씨는 순간 자신이 전동휠체어를 고른 일을 후회했다. 수동휠체어라면 힘은 좀 들어도 제법 빠르게 움직일 수 있을 것이다.
K씨는 인상을 찌푸렸지만, 그 자신의 체력이 작은 수동휠체어를 끌고다니기에도 벅찬 데가 있다는 것을 모르지는 않았다. 그저 따지자면 비도 오지 않는 이 살인적인 무더위에 대한 불평이랄까.
그는 자신의 병실 문을 열었다. 병실은 에어콘을 틀어놓았기 때문인지 제법 냉기가 있었다.
K씨는 그 냉기가 시원하다고 느끼면서도 마음 한구석에 있는 불안감을 떨칠 수 없었다. 언젠가 싸늘히 식어버릴 이 육체에 찾아올 한기가 두렵다.
그는 에어콘의 전원을 껐다. 어차피 독실이니 다른 사람 눈치를 볼 필요도 없다. K씨는 자신의 침대에 누우려 휠체어에서 몸을 일으켰다.
으윽. 찌르르 내려지르는 고통에 K씨는 이를 악물었다.
분명 몸은 예전같지 않다. 충분히 알고 있는 일이지만, 이럴 때마다 전신에 차오르는 무력감은 그를 괴롭게 하는 것이었다.
청천벽력 같았던 그 날이 자꾸만 떠오르는 것을 애써 외면하며 K씨는 침대에 누웠다.
책상 위의 낡은 오르골만이 아직도 그를 위로해주고 있었다.


암입니다. 아직 이삼십대 정도 되었을 법한 젊은 의사는 한참을 뜸들이며 이 한마디를 말했다.
K씨는 그 말을 잘 듣지 못했다. 원체 의사가 작은 소리로 말하기도 했지만, 젊은 시절부터 광산에서 일해서였을까. 가는 귀가 거의 먹어서 슬슬 보청기까지 생각하고 있던 참이었다.
그러나 의사는 K씨가 그 말을 차마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것이라 생각했는지, 조금 괴로운 표정을 지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간암입니다. 이미 이곳저곳 전이되서 치료도 꽤 힘들 겁니다. 일단은 생활에 무리가 없도록 척추에 퍼진 것들을 제거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K씨는 여전히 그 말을 잘 알아듣지 못했다. 너무 소리가 작았던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의사의 심각한 표정과 분위기로 대강 상황을 짐작했다. 게다가 그의 삐걱거리는 몸도 예전부터 경고를 내려왔던 것이었다. 눈치채지 못할 리는 없었다.
죽음. 그의 머리 속에서 울려퍼지는 메세지가 공허하게 뇌리를 맴돌았다.
K씨는 잠시 쓸쓸히 웃었다. 천천히 옛 기억이 떠올랐다.
가족들과 친구들, 그리고 알고 지냈던 사람들에게는 이제 어떻게 작별인사를 할까. 즐거웠던 추억이 떠오르며 그는 조금 슬퍼졌다.
곧이어 그는 떠올렸다. 아직이다. K씨는 무너져내릴 듯한 시야를 부여잡고, 이를 악물며 생각했다.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아직은 떠올리지 못했다고. 이 가슴 속에 자리잡고 있는, 삐걱대는 톱니바퀴 한 조각.


그 후 얼마나 지났던가. K씨는 쏟아져내리는 햇살을 내리쬐며 생각했다.
그래, 얼마나 지났지. 대체 어디서부터 얼마나 지난 걸까.
의사의 예상을 비웃듯 3년이나 투병 생활을 버텨낸 때로부터?
아냐. 그는 생각했다.
그럼, 사랑하는 아내를 만나 귀여운 자식들을 낳고 빙그레 웃던 그 따뜻한 나날로부터?
아냐. K씨는 중얼거렸다.
그렇다면 고등학교도 나오지 않은 채 이악물고 일터를 전전하던 서울의 그 좁은 하숙방으로부터? 그도 아니면 전쟁고아로 구걸을 밥먹듯 하며 여러 집에서부터 짐짝 취급을 받던 그 천덕꾸러기 시절로부터?
그것도 아냐. K씨는 무언가를 곰곰히 생각하듯 미간을 찌푸리다가, 곧 해답을 찾아낸 듯 미소를 지었다.
창문가에 올려진 작고 낡은 오르골. 그 낡디낡은 고물에서 늘어지듯 흘러나오는 "고향의 봄". 그 추억이 아직도 그의 가슴 속에서 반짝거리고 있었다.
그는 오르골을 천천히 열었다. 그래, 분명 여기서부터였다.


분명 기억하지 못할 만한 일이다.
사람은 5살 무렵 이전의 기억을 거의 떠올리지 못한다고 했다.
게다가 몸이 점점 커가며 어릴 적의 시야와는 전혀 딴판으로 보이는 세상은 그 어렸을 때의 기억들과의 연관성을 찾기 힘들어지고, 결국 떠올릴 일이 없게 된 그런 기억들은 차차 잊혀진다는 말이었다. K씨는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그러므로 분명 기억이 나지 못할 터인 3살 무렵.
묘하게도 그 당시의 기억은 오십 대 중반인 지금까지도 K씨의 뇌리에서 사라지질 않았다. 심지어는 그 감촉마저도 아직 기억하고 있다.


춥다. 기억의 처음에 자리잡고 있는 감각. 뜨거운 공기와 대조되듯 차가워져만 가는 몸의 온기. 
틀림없이 비가 내리고 있었다. 장대같이 쏟아지던 비는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 당시 어렸던 그는 그저 어머니가 주신 오르골 하나를 꼭 붙들고 있었다. 지금은 낡고 녹슨 오르골.
비가 내려서였을까. 날씨는 무척 후텁지근하고 미지근한 습기로 끈적거렸었다.
그의 기억으로는, 그 때 손에 꼭 쥐고 있었던 오르골에서는 느릿느릿하게 쇠 비린내가 엉기고 있었다.
지금도 손을 코에 대고 냄새를 맡아보면 가슴 속 어딘가에서 치밀어 오를 듯한 그 냄새. 그 끈적한 금속성이 가슴속까지 늘어붙었는지도 모른다.
이런 여름만 되면, 꼭 비가 내리지 않아도 그의 마음 속 어딘가에선 비릿한 금속성의 냄새가 풍겼다.
그리고 그 녹슨 철의 비릿한 향기와, 어딘가 모르게 딸려나오는 음악이 기억 저편에까지 울려퍼진다.
생각해보면 언제나 들려왔을지도 모르는 그 노래에 느릿해지는 대뇌활동-감정의 정지.
따지고보면 그 오르골의 탓이다. 비릿한 쇠의 녹 냄새 때문이다. 그럼에도 K씨는 오르골을 버리지 못했다.
그것은 왜일까. 곰곰히 생각해보면, 어딘가의 나사가 하나 빠져버려 느릿한 소리를 내는 이 오르골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머릿 속에서 울려퍼지는 녹슨 비릿함과 이를 악물었었던 슬픈 가락 속에서 이를 버리고 싶었던 적이 몇 번인가.
어딘가로 던져버려 완전히 잊어버리고, 언젠가는 사라져버리길 바랬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오르골을 남겨놓았던 이유는, 이 가슴 속 어딘가에서 삐그덕삐그덕 소리를 내는 톱니바퀴 때문인가.
K씨는 가볍게 자신을 조소했다.


오르골. 어쩌면 나도 이 녀석과 같다. 그는 생각했다.
이 지나친 디지털 향연의 시대에서는 제법 구식이 되어버린, 그럼에도 아직 기계라는 자존심을 버리지 못해 삐그덕거리며 움직이는 이 아날로그적 물체.
그는 삐그덕거리고 있다. 언제나 소리를 질러댔었다. 이 악물고 내딛던 한 걸음.
주위 사람들은 그것을 "배짱"이나 "과감성"이라며 추켜올렸지만, 비록 그것이 어쩌면 그를 움직이던 원동력이었을지도 모르지만, 정작 본인에게는 막무가내로 내뱉던 고함소리에 지나지 않았다.
장마철의 울음소리. 어릴 적부터 질러오던 비명소리. 그 비 내리던 날의 축축한 외마디 비명을 계속 질러대며 죽기살기로 내달았던 걸음.
살아가는 것은 그것과 다를 바 하나 없었다. 그저 갈수록 감정은 무뎌져갔고, 기억은 잊혀져감으로써, 그의 발버둥의 목적성도 사라져갔다.
목적이 없기에 생기도 없다. 그렇기에 그는 모든 것들을 소진시켜버려, 결국은 이런 상황에까지 치닫았을지도 모른다.
K씨는 말한다. 그런데도 아직, 지금도 완전히 잊혀지지 않은-그 단말마가 여전히 내 가슴에 남아 있음에.


문득 K씨는 눈을 떴다.
쏴아아아아. 어딘가에서 빗소리가 들렸다. 비가 내리고 있다. 비가 내린다.
가슴이 뜨겁다. 그는 생각했다.
그래, 어디서부터였더라. 이번엔 도대체 어디서부터 내달리기 시작했을까.
반쯤 비틀린 나사로만 끼워져있던 오토바이. 그런 마음으로 하루하루 살아가던 때였다.
한 여자가 있었다. 그녀는 그를 측은한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았다. 경멸하는 시선으로 쳐다보지 않았다.
그저 나를 나 자체로, 한 인간으로써 감싸주고 사랑해주었던 그의 아내.
그녀가 있었기에 그의 인생엔 빛이 찾아왔다. 아이들이라는 축복이 찾아왔다. 행복해졌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죽음은 혼자다. 나는 혼자다. K씨는 문득 자신의 몸이 차가움을 느꼈다.
점차 현기증이 나기 시작했다. 검은 손이 창문을 두드리고 있는 게 보였다. K씨는 중얼거렸다. 그렇게 서두르지 않아도 돼. 어차피 얼마 남지 않았으니.


K씨는 느낄 수 있었다. 가슴이 뜨겁다. 몸이 녹아내릴 듯한 격통에 시달린다.
흐릿한 시야는 계속 움직인다. 귀에서는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선생님. 1302호 환자의 상태가. 생명이 위험합니다. 수술이 필요합니다. 환자의 체력이 버텨주지 못해. 이 몸으로는 30분도 못 버틸 거야. 그럼 어쩌자는 거에요. 그냥 이렇게 환자를 죽도록 내버려두자는 겁니까.
그는 그런 소리가 시끄러워 눈을 감는다. 죽음. 그에게는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K씨는 가슴이 뜨거워짐을 느꼈다.
빌어먹을 시절부터 내달리던 가슴에 다시 불이 붙은 걸까. 가슴이 뜨겁다. 별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 감정이 내달린다.
제대로 느껴지는 것은 심장이 뛰는 소리와, 몸의 뜨거움과,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쏟아지는 저 비 뿐.
그는 생각한다. 저 비는 대체 언제부터 내리기 시작했을까.
영영 내리지 않을 듯 폭염을 내뿜던 오늘로부터. 기억 저편에 때려박아진 가슴의 균열으로부터. 지금도 머릿 속에 울리는 그 빗속에서부터. 그런 빗속에서부터 다시 내리기 시작했을까.
알 수 없는 일이다. K씨는 다시 눈을 감는다.


심장이 뜨겁다. 몸이 요동친다. 그의 의지가 아닌데도 몸은 반응한다. 마치 하나의 마리오네트처럼 흔들린다. 고통과 아픔, 그리고 병이라는 거대한 운명의 손에 놀아난다.
그는 미소짓는다. 하-하. 어쩌면 그것도 유쾌할지 모른다. 어쩌면 따뜻할지도 모르는 죽음. 편안할지도 모르는 길. 언젠가는 각오했던 그 행로에 어이 주저함이 있으랴.
그러나 문득 K씨의 눈이 뜨인다. 그의 손이 따뜻해진다. 물기가 느껴진다. 비오는 날의 그 습한 공기를 이끌고 온 것은 누구인가.
K씨는 힘겹게 고개를 돌린다. 그 곳에는 그들이 서 있다. 따뜻함이 서 있었다. 그의 손에서 느껴지던 따뜻함은 어느새 마음 속까지 전해졌다.
아내와 가족들. 그들은 저 먼 곳까지 떠난 휴가길에서, 이 어두운 밤을 달려서, 쏟아져내리는 비를 맞으며 몇 시간을 헤매였다.
그리고 그의 손을 잡았다. 아들은 말했다. 아버지.
그에 K씨는 대답한다. 뭐야. 그 먼 곳에서 뭐하러 여기까지 왔어. 아직도 비가 쏟아지는데.
그러자 아들은 말한다. 아버지. 비는 더이상 오지 않아요. 방금 전에 비가 그쳤어요, 아버지. 아들이 그의 손을 꽉 쥐었다.
그는 힘없이 중얼거렸다. 아니야. 아직도 비는 오고 있어. 하늘이 무너져내릴 듯이 아주 세차게 내리고 있지 않느냐.
아들은 밖을 내다보았다. 막 비가 그친 바깥의 햇살은 녹아내릴 듯 도시를 비추고 있다.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아버지의 마음 속까지는 비추지 못하는 무력한 저녁의 황혼은 얄궃게도, 아직도 세상을 비추고 있다.


아들은 목이 메어 그의 몸을 부둥켜안았다. "…아버지."


그럼, 비가 내리든 말든 알 바 아니다. 그 비로 인해 홍수가 나든, 너무 내리지 않아 가뭄이 나든 상관없다.
그리고 그 비가 비록 누군가의 가슴 속에서 아픈 기억이 되고, 슬픈 추억이 되며, 그것이 누군가의 어머니와 그 아들의 마음 속에까지 고향의 봄을 잃게 한다고 해도 상관없다.
누구라도 덥다고 해버릴 듯한 날씨의 여름.
쏟아지는 햇살 속에서 건물의 벽이 녹아내리고, 도로의 콜타르가 녹아 끈적해지며, 동식물들이 픽픽 쓰러져가고, 서울의 기온이 마닐라보다 높아져 사람들이 땀을 주룩주룩 흘리는 모습을 K씨는 흐리게나마 상상했다.
그러나 별 일 아니다. 언젠가는 홍수가 잦아들고, 가뭄에 단비가 내리며, 아픈 기억과 슬픈 추억들이 점차 사라져갈 것이다.
사라진 고향의 봄이 다시 올 수는 없지만, 함께 기대어 서로를 위로해줄 반려자가 함께 살아갈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서늘한 바람이 낙엽을 굴리는 가을이 찾아오고 또 눈 나리는 겨울이 찾아오리라는 것을.
K씨는 그것을 알기에, 점차 차가워지는 자신의 몸을 픽 웃어넘겼다.
그의 눈 앞에는 벌써 자신이 남긴 새싹들이 활짝 꽃을 피우는 광경이 보였다. 그가 가지지 못한 진정한 행복을 마음껏 누리는 아이들이 보였다.
그렇기에 그는 웃었다.


기억 속에서는 비가 내렸다. 주저앉아 하염없이 울고 있는 아이의 손 안에서 오르골이 떨어졌다.
오르골은 천천히 입을 벌려, 울고 있는 그 아이를 위로해주었다.
아이는 점차 울음을 그치고, 오르골에서 나오는 소리에 맞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이는 일어서 걷기 시작했다.
어느새 비는 그쳤다. 아이의 눈에는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따스한 빛. 언제까지라도 그를 감싸안아줄 그 빛.
아이는 감격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 그가 말했다. K씨가 말했다. 아아, 어머니.
그는 드디어, 그 비 오던 날에 잃어버렸던 빛을 찾을 수 있었다. 자신이 찾아 헤맸던 따스함을 느낄 수 있었다.


K씨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오르골을 열어 줘. 아들은 오르골을 열었다. K씨는 천천히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어느새 가족들도 그 노래를 따라 부르고 있었다.
울음 섞인 그 노래는, 느릿한 고물 오르골의 가락에 맞춰 언제까지라도 계속될 듯 이어졌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울긋불긋 꽃대궐 차린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K씨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그가 말했다. 드디어 비는 그쳤노라고.
그리고 그는 그 때서야 행복한 얼굴로 웃었다. 이제서야 그는 귀향(歸鄕)했기에.


 


저녁 무렵의 햇살은, 나뭇잎 줄기에 궁그는 물방울 하나하나를 따스하게 감싸안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