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일반 거울을 보며 웃자.

2008.07.23 13:16

은돌이V 조회 수:689

extra_vars1 133324-1 
extra_vars2
extra_vars3
extra_vars4
extra_vars5  
extra_vars6  
extra_vars7  
extra_vars8  


 어느 날 소녀는 내가 한가인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성냥팔이소녀가 되기로 했죠. 그런데 아무도 성냥을 사주지 않는 게 아니겠어요?


‘사람들은 왜 나의 환상적인 성냥을 사주지 않지?’




 얼마 뒤 나는 다른 성냥팔이 소녀를 봤어요. 그런데 그 애의 성냥은 꾀나 잘 팔리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그 애의 성냥을 사서 내 것과 비교해봤죠. 그 애의 것에는 눈물이 더 많이 묻어있지 뭐에요. 나는 눈물이 멋있어 보였어요. 그래서 나는 울고 싶었죠. 그때 누군가 나를 툭 밀고 지나가지 뭐에요. 저는 넘어졌어요. 펑펑 울었죠. 이걸로 멋진 성냥이 탄생했어요. 갑자기 문득 떠올랐어요. 피를 묻히는 것도 좋겠다. 그런데 아까 넘어졌을 때 생긴 상처는 까지긴 했지만 피가 날 정도는 아니었나 봐요. 그래서 저는 손톱으로 무릎을 긁어냈죠.




 아! 이제 제 성냥에는 피도 눈물도 있어요. 역시나! 한 소년이 다가오더니 제 성냥을 사가는 것이 아니겠어요? 이제 제 성냥은 최고에요. 이제 불티나게 팔리겠죠.




 제 예상은 빗나갔어요. 그이후로는 아무도 제 성냥을 사주지 않았어요. 무릎을 더 파서 피를 더 묻혀도, 개미를 밟아 눈물을 더 흘려도, 아무도 제 성냥을 사주지 않았어요. 그때 그 소년은 왕자님이 분명했어요! 왜냐하면 피부가 곱고 턱 선이 잘생겼거든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제 성냥을 알아보는 그 안목! 그것은 왕자가 아니면 불가능 하죠.




 그런데 잠깐만요. 저 밥 좀 먹고 올게요. 아니 왜 엄마는 내가 소시지 좋아하는걸 알면서도 안 구워 놓고 자는 거야! 휴. 맛도 없는 밥에 곰탕 먹고 왔어요~ 이제 다시 얘기를 할게요~.




 그리고 저는 깨달았어요. 왕자가 있으면 공주도 있겠구나, 이 세계의 공주는 누구일까? 그런데 어쩜! 바로 저였어요! 공주가 아니면 누가 감히 그런 성냥을 만들겠어요! 하지만 때를 잘 맞추지 못하여 성냥을 아무도 사주지 않으니 저는 비운의 공주에요. 바로 마리 앙뚜아네트죠. 갑자기 옆에 있는 한 천박한 거지 소년이 제가 만든 최고의 성냥을 보며 말했어요. 그 성냥 참 성능 안 좋아 보이네! ‘이런 천박한’ 그런데, 옆에 있는 사람도 거기에 동조하지 뭐에요?


‘아직 어리니 내가 이해해야지’




 저는 역시 마리 앙뚜아네트였어요. 저는 불행한 공주인 거였죠. 저는 불행에 대해 생각해봤어요. 역시 불행의 끝은 죽음 아니겠어요? 죽음이라는 것은 참 매력적이에요. 아아, 저는 죽었어요. 비운의 공주인 제가 아니면 누가 감히 죽음에 가깝겠어요? 저는 죽었어요. 저는 죽었죠. 아아 불행해.




 그런데 말이죠. 죽음의 세계에는 너무나도 많은 왕자가 있었어요. 얼굴은 잘 보이지 않지만, 왕자가 분명해요! 그분들은 역시나 제 성냥을 사주었어요. 저의 피와 눈물, 죽음을 너무나 잘 이해해 주셨고, 그분들 역시 그것들을 잘 알고 계셨죠.




 아 저는 이제 행복하답니다! 죽음의 끝에는 행복이 있었어요. 수많은 품위 있는 분들이 저를 존중해주죠. 저 역시 그들을 존중한답니다. 아, 그러고 보니 마리앙뚜아네트는 비운의 공주지요. 하지만 저는 그 비운을 행복으로 바꾸었답니다. 저는 그럴만한 깊은 생각과, 행복한 상상력이 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