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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일반 책 공간 그리고 손님

2009.04.24 21:35

idtptkd 조회 수:634 추천: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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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무한할까요? 사람의 사고가 책에 반영된다면, 그것은 인간의 사고의 무한함을 증명하는 것이 됩니다. 다만, 책은 무한할 수 없는 것은 공간의 부족이죠. 하지만, 이 곳은 약간의 공간이 있습니다. 하지만, 또 문제는 이 공간이 다르게 쓰인다는 것이죠. 바로 인간의 안정을 위해 빈공간을 만든다는 겁니다. 물론 이 곳이 인간 위주의 공간인 만큼, 그것을 부정할 수는 없겠지요. 그렇지만, 책 한권 꽂을 수 없다는 건 말이 안 됩니다. 지금 제 손에는 책이 있습니다. 그렇죠? 그러면 이 책은 어디에 있어야할까요? 공간은 유한하나 공간이 꽉 차있지 않으므로, 책이 존재할 수 있는 겁니다. 그러니, 이 책은 받아서 인간의 공간의 한 구석에 놔두세요.”


남자의 말에 시큰둥하게 보면 여자는 관자놀이를 짚더니 말했다.


“고객님, 환불은 영수증이 있어야 됩니다.”


여자의 말에 남자는 또 한소리를 늘어놓으려고 한 것 같다. 여자는 또 자신의 모니터에만 집중했다. 대형 서점. 물론 저 책 한권을 받을 수는 있다. 하지만, 그 뒤에 자신이 혼나는 것은? 자신은 단순한 직원일 뿐이다. 이상한 사람이 내민 책을 아무렇게나 받을 수는 없다.


“그러면 회원카드 있으세요? 그러면 저희 측에서 구매했다는 걸 확인할 수는 있는데.”


“인간은 언제나 자신을 증명하고 어딘가에 속하기를 원하죠.”


여자는 한숨이 나왔다. 도대체 이 사람은 뭘하고 싶었던 걸까? 단순히 자신의 이야기를 늘어놓고 싶었던 걸까? 또 인간의 소속이니, 증명이니 하는 이야기에서 전혀 논리도 안 맞게 다시 책으로 이야기가 돌아왔다. 그리고 책은 여러사람에게 공유되어야한다는 소리를 서점에서 하고 있다. 그런 말은 도서관에서 해주길 여자는 바랄 뿐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은 똑같다. 이 책은 받아달라고.


“고객님, 저희 서점에서 샀다는 게 확인이 안되면 원칙적으로 환불이 불가능합니다.”


“환불이란 가치를 교환이죠. 가치의 교환이란 예부터 인간이 각각 사물 혹은 서비스에 각각의 값어치를 매긴 것에서 시작합니다. 그리고 교환은 각 개인이 매긴 값어치가 타인과 달라짐으로 발생하는데.”


그리고 또 한 소리. 여자는 이제 짜증이 나려고 했다. 다른 손님이라도 있으면, 다른 손님을 위해서 비켜달라고 할텐데, 오늘따라 손님도 없다.


“그래서 그런 모든 것이 책에서 시작합니다.”


“손님! 고객 카드도 없고, 영수증도 없다면 환불이 안 됩니다. 그 어떤 철학을 들이대도 저희 서점에서 환불이 안 됩니다.”


“원칙, 즉 규칙이란 사람들이 정한 것입니다. 그것은 진리도 아니고, 철학도 아닙니다. 다만 그것을 철학적으로 해석하는 거죠.”


“손님!”


여자가 너무 크게 질러버린 나머지, 책을 구경하고 있던 다른 손님들마저 여자를 쳐다봤다. 남자는 오히려 아무렇지 않게 있었다. 약간 눈이 커졌던 것 같지만, 여자에 비해 시선을 받지 않았다. 여자는 자신의 돈이라도 쥐어주고 쫒아내고 싶었지만, 남자가 내밀고 있는 책은 2~4만원 정도는 할 것같은 전문 서적이었다. 가득이나 적선 같은 건 취향에도 안 맞는데, 이런 이상한 사람에게는 더더욱 싫다.


“철학 코너는 지금 계산대에서 왼쪽으로 가시면 있습니다.”


“이제야, 말을 알아듣는 군요.”


그리고는 남자는 목례와 함께 철학코너로 갔다. 여자는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하지만, 거기서 하는 남자의 행동에 더 열이 받쳤다. 남자는 자신이 들고 있던 책을 철학 코너에 꽂아두고는 다시 여자에게 돌아왔다.


“인간의 노동력이란 모든 것의 근원 중 하나입니다. 특히 발전을 위해서.”


여자는 결국 그나마 유지하던 무표정마저 깨졌다.


 


“잠깐, 그래서 고객을 패버렸다고?”


“지점장님도 당해보셔야해요! 정말 완전 열받게 만들었다고요!”


“하아……”


이제는 문제가 여자에게서 지점장이라는 남자에게로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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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문학실 조용하네요;;


 


아아,추리 쓰고 싶은데, 추리 단편은 어찌 써야 단편이 될까요.


 


 


후, 다음에는 도전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