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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일반 나무보다 더 나무같은, 나무가 아닌 나무를 만드는 세상...

2005.05.22 16:12

책벌레공상가 조회 수:110 추천:5

extra_vars1 Wood삐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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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고 싶다~!"(임꺽정이 나무를 들었다 놓는다)
쿵!
"바닥부터! 흐으으음!"(나무를 뜯는다)
조선화학 우드삐약!
"어머~나무보다 더 나무같네~!"(한 주부, 감탄한다)
"우드삐약이니까! 으하하하!"(웃음을 터뜨리는 임꺽정)
조선화학~우드삐약~
"바꾸면 살맛 납니다!"(나무를 친다)
탁탁!


벌써 저런 바닥재 광고를 8번째나 본다. 지겹다.
아~이제 TV는 끄고 작업이나 해 볼까?

아자!
워드 프로세서 작업이 생각보다 빨리 끝났다.
이제 뭐 할까? 음...
......갑자기...그녀의 사진이 보고싶다.
나는 곧장 탐색기를 띄워서 '내문서' 폴더를 열고 '그녀.jpg' 파일을 열었다.

그녀의 얼굴 이미지 파일이 모니터에 나타났다.
음......
나는 그 사진을 유심히 쳐다보았다.
가만있자...
가만, 속눈썹이 좀 짧군. 조금만 더 길었더라면 더 이뻐 보일텐데......

나는 곧장 'Photo hacker'프로그램을 실행시켰다.
그리고는 '그녀.jpg'파일을 불러오기 했다.

브러쉬로 그녀의 속눈썹을 길게 그려주었다.
가만, 속눈썹을 고치고 나니까 이번엔 코가 약간 거슬린다. 콧대를 조금만 올려볼까?
그리고 볼에 약간의 주근깨가 있군. 얼굴형은 조금만 더 갸름하면 좋을텐데.......

1시간 30분에 걸치는 작업 끝에 그녀의 얼굴 편집을 마쳤다.
근데 가만히 보니까.....
그녀는 요새 약간 살찐것 같단 말이야...그러고 보니까 성격도 약간 까다롭고...

나는 즉시 'Cyber Avata Maker 2.11'프로그램을 실행시켰다.
그리고는 내가 완벽하게 편집한 '그녀.jpg' 파일을 얼굴에 붙여 놓고 몸매를 다듬기 시작했다.
음...들어갈 데는 넣고, 나올데는 나오게......

나는 몸매편집 과정을 지켜 보았다.
약간 통통한 몸매를 하고 있던 그녀가 어느새 글래머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평소에 그녀가 잘 안입으려 하지만 내가 봤을때 그녀가 입으면 괜찮겠다 싶은 옷을 입혔다.
그리고 '설정⇒성격설정'으로 들어가서 성격을 편집하였다.
청순가련에 그리고 샹냥에 그리고 또 뭐가 있더라...잘 안삐지고...내숭도 잘 안떨고...음......

다음날,
바닥엔 어제 저녁에 주문한 '우드삐약'이 깔려 있다.
그리고 나는 지금 컴퓨터 모니터를 지켜보고 있다.
됐다! 드디어 완벽한 모습의 그녀가 완성되었다!
실제의 그녀보다 더욱더 완벽하고 더욱더 사랑스러운 그녀다!
나는 즉시 'play' 단추를 클릭했다.

"안녕~자기야~"
모니터 속의 완벽한 그녀가 나에게 인사를 한다.
현실의 그녀는 죽어도 이런 달콤한 인사는 하지 않으려 한다.
"그래~안녕~"
나는 마이크로 이렇게 인사를 해 주었다.

가상 세계의 그녀는 너무나 완벽하여 흠 잡을데가 없다.
너무 사랑스럽다.

"따르릉~!"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어, 난데, 이번 주말에 영화같이 보러 안갈래?"
현실속의 그녀다. 나는 현실속의 그녀가 왠지 초라하게 느껴졌다.
"어~미안하지만 내가 좀 바빠서 곤란한데."
"치! 안가면 나 삐질꺼야~"
윽, 성격한번......

현실속의 그녀는 너무 초라하다. 왠지 정이 뚝 떨어진다. 가상세계의 그녀에 비해 허점 투성이이다.
나는 정말......가상세계의 그녀가 마음에 든다. 앞으로 가상세계의 그녀랑 놀아야지.


잠깐!
내가 이 화창한 날에 컴퓨터 모니터 앞에서 뭐하는 짓거리지?
뭐하긴, 나는 현실보다 더 완벽한 가상세계의 그녀랑 있지.
정신 차리라고! 아무리 현실보다 더 완벽하다 해도 어디까지나 가상세계는 가상세계일 뿐이야!
뭐 아무렴 어때, 더 사랑스럽잖아.
으......정말 내 자신이 한심스럽군. 이봐! 아무리 그녀가 사랑스럽다 해도, 그녀가 날 사랑할수 있겠어? 그녀가 날 좋아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내가 작성해 놓은 프로그램에 의해서지, 가상세계의 그녀가 나에대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줄 알아?
.........그렇군.

나 자신과의 말다툼을 끝냈다.
나는 즉시 '그녀.cam'(Cyber Avata Maker파일)을 끌어다가 휴지통에 넣었다.
그리고는 휴지통 비우기를 선택했다.
'그녀.cam 파일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나는 '예'를 클릭했다.
'삭제중입니다......완료.'
현실보다 더 완벽했던 그녀가 사라지는 순간이였다.

그리고 곧 이어 현실의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저기......미안해, 주말에 바쁘다는건 핑계였어. 같이 영화 보러 갈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