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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일반 단기망각 학생 Norahs

2010.01.23 04:19

쉐로, 조회 수:423 추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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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새벽의 정적, 아침의 기울임을 느껴보았어?"


"낮의 번쩍임, 노을의 나태, 그리고 밤의 몸서리침을 보았어?"


 


Norahs는 이 모든것들을 떠올려낼 수 있다.


그리고


곧 잊어버린다.


 


Norahs는 학교에 다닌다.


그는 비교적 학생답게 행동하려 했고, 그것은 선생님들에게


충분한 개념과 정의를 결론짓는데에 도움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한 여학생이 눈에 띄어 고백한 것이 지금,


그의 패럴리즘이 생을 좌우하게 되었다.


 


"네가 좋아, 줄리엣."


그 한 마디에 그녀는 Norahs의 애인이 되었고


그의 여자 친구가 되었고


그의 뒤를 지켜봐주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그녀가 싫증이 나건, Norahs에겐 그건 별로 중요한 일이 아니었다.


그는 항상 자기 일에만 몰두했고 또 잊어버리곤 했다.


 


가끔은 그녀의 이름을 잊을 뻔 하기도 한다.


줄리엣, 그녀는 그래도 그 어느때보다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서로 마주보며 웃고, 가벼운 농담을 즐긴다.


무엇이 걸림돌이 되겠는가.


 


"허난설헌이 백년기약(百年期約)을 꿈꾸어 온 것처럼


 너와 나도 우리가 되고 싶어."


 


"내 마음의 레드 펠트펜이여, 내 십이지장을 모두 실로 묶을


 나의 사랑이여."


 


둘의 사상은 다르지만 이해의 농도는 지독하리만큼 같았다.


자극의 플러스와 마이너스가 끔찍하게 붙어있는 것 처럼,


줄리엣은 전자가, Norahs는 원자가 되었다.


 


하지만 어찌된 영문일까?


줄리엣은 어느새 자유전자가 되어있는것 같다.


 


그녀는 샤워를 마친 뒤 바로 침대에 누웠으며, 잠을 청해버렸다.


깨울 틈도, 몸을 건들 틈도 없었다.


신경질적이며, 무심해보였다.


 


물론 그도 나름대로의 자존심이 있었던 학생이었기에,


별 내색하지 않은 척 하였다.


 


그러나 시간의 흐를수록 그녀의 그를 향한 태도는 달라져갔다.


말을 걸어도 대답이 없으며, 10 문장을 써야 겨우 날아오는 대답이


더욱 가관이었다.


 


"ㅇ"


 


Norahs는 단기망각 학생이다.


그는 그래도 남들과는 달리 고통도 망각할 수 있을것 같다.


그래서 손목을 찢었다.


 


상처에선 피가 흘러내리는 대신 눈물이 떨어졌다.


 


'뚝'


 


1개월 전의 당신이 생각난다.


차가운 내 볼을 만지며, 당신은 나를 껴안아주었다.


 


그때와 달리 지금의 나는 울지못했다.


눈가에는 피가 흐르고 벌어진 상처에는 눈물이 샘솟아,


당신은 또 코웃음을 치겠지만.


 


그렇게 그는 조용히 자신의 침대에 누워 잠에 들었다.


영원히.


 


그것마저 5분 후 망각해버린다면


그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남자가 되었을 것이다.


 


줄리엣은 우웨미크의 궤도전자가 되었다.


여기에 이온은 더이상 없다.


 


눈물로 적셔진 침대엔 Norahs가 있다.


누워있다.


 


아, 울고있다.


 


Norahs의 마지막엔 언젠가 그녀가 자주 쳐주었던


나지막한 피아노 소리가 들려왔다.


 


- 단기망각 학생 Norahs, Sharo_ver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