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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일반 아주 짧은 이야기 한편

2010.04.07 23:34

용호작무 조회 수:465 추천: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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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참 행복한 꿈을 꿨어. >


< 무슨 꿈? 혹시 닭다리라도 나온거야? >


< 너가 나왔는데. >


< 풉. 내가 닭벼슬이라도 하고 꼬꼬 거리디? >


< 글쎄. >


< 그래서 왜 행복했는데. >


< 너 나와서. >


 


침묵.


 


< 뭔가 손발이 오그라들어. >


< 부정 할 수 없는 사실이야. >


< 그래서 어떤 꿈이었는데? >


< 음, 너가 나왔어. >


< 그리고? >


< 내가 뒤에서 놀래켜주려고 다가가는 데 갑자기 날 들어올렸어. >


< 내가? >


< 어. 그리고 깨니까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었지. >


< 내가 들어올려서? >


< 너 나와서. >


 


침묵.


 


< …알았어, 안할게요. 때리지마. >


< 난 버터가 싫어. 마가린도 싫어. >


< 응, 넌 버터도 싫고, 마가린도 싫어. >


< 한마디로 느끼한 게 싫어. >


< 응, 그래서 내가 싫어. >


 


침묵.


 


< 그런게 아니야. >


< 그럼? >


< 난 성격상, 음, 좀 낯 간지러운 게, 음, 부담스러워. >


< 그래. 넌 털털하니까. >


< …어째 기분이 나쁘다? 나도 여자야. >


 


침묵.


 


< 응, 넌 귀여워. 나한테, 여자로서. >


< …또, 또. >


< 아니, 정말이야. >


< 나도 그러고 싶진 않은데 손이 자꾸 올라가네? >


< 낯 간지러운 게 싫다지만, 난 내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 뿐이라고. 자제하려곤 하지만 나도 내 성격상 말이 나와. >


< 알지만 부담스러우니까. >


 


침묵.


 


< 요즘 자주 못 만나네. >


< 아, 그러게. …딱히 피하는 건 아니야. >


< 굶지마. >


< 사돈 남 말 하시네. >


< 적게 먹지마. >


< 허, 다음 만날 땐 서로 몇 키로 빠져서 보자던 분이. >


 


침묵.


 


< 넌 그대로여도 귀여워. >


 


딱콩.


 


 


-


다가가는 vs. 피하는. 커플의 모델이 누구인지 난 말 못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