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일반 등교길

2010.04.07 10:06

coKePlay 조회 수:362 추천:1

extra_vars1 개 
extra_vars2 106713-1 
extra_vars3
extra_vars4
extra_vars5
extra_vars6  
extra_vars7  
extra_vars8  

나는 평범한 고등학생이다.아니. 이건 그렇게 중요하지 않나.


평범한 키에 평범한 외모 평범한 성격 평범한 어디하나 모나지도않고 깍이지도 않는 그런 녀석이다.


사실 내가 말하고픈 이야기는 나의 자기소개 따위와는 상관 없지만 왠지 알려두고 싶다.


 


학교 등교시간 8시30분 까지.내가 일어나는 시간 6시30분.


"일어나서 밥먹어라.얘좀 봐 이러다가 또 나중에 왜 안깨웠냐고 하지말고."


"으음....알았어요"


언제나 똑같이 들리는 엄마의 잔소리와 나의 똑같은 잠투정.말은 그렇게 하지만서도 결국 늦게 일어나면 손해보는건 나 라는걸 알기에 바닥에 달라붙는 수마의 유혹을 뿌리치고 일어설 수 밖에 없다.


언제나 컴퓨터 게임과 억지로 하는 공부 때문에 늦은 수면시간에 이른 기상이 만들어내는 환상의 하모니는 엄청 짠 반찬이 있어서 입안에 먼저 밥을 넣고 반찬을 넣어야하는데 반찬을 넣는순간 이미 입안에 넣은 밥이 다 삼켜져 짠반찬만이 혓바닥에 달라붙는 그런 느낌이다.


느적느적 자리에 일어나면 꾀 내 방에 비해 커다란 부엌 안쪽 주방에 위치한 식탁에 평범한 아침상이 펼쳐져있다.


신문에 얼굴을 파묻고 계신 아버지와 언제 밥을 먹었는지(안먹었을지도) 싱크대 앞에서 무언가 바쁜 여념이 없는 엄마의 모습.


"안녕히 주무셨어요."


"그래."


언제나 짧은 아버지의 대답.하지만 거기서 애정이 느껴지는건 나만의 착각일까.어머니는 방안에서 나에게 잔소리를 하던 모습과는 사뭇 다르게 아버지 앞에서는 새침떼기 처럼 조용히 나에게 눈총을 한번 주고는 이내 다시 싱크대로 고개를 돌린다.


 


"아버지. 저 이번에 용돈이 떨어져서 그런데..."


언제나와 같이 써먹는 패턴. 말끝을 흐리며 아버지의 눈치를 살핀다.그러면 아버지는 말없이 이쪽을 쳐다보지도 않은채 조용히 바지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낸후 나에게 돈을 쥐어주신다.그리고 나는 그돈을 넙쭉 받으며 고개를 숙이며 약간 뺸질해보이는 웃음을 짓는다.


언제나 같은 일상. 같은 반복 그러나 지루하지않지만 틀에박힌 일상이다.


그렇게 아침에 일과라고도 할수 있는 시간이 지나면 서둘러 방안에 들어가 벽 한쪽 모퉁이에 걸려있는 시계를 바라본다.


7시35분


학교 까지의 거리가 20분 정도인걸 감안하면 꽤 여유다.


서둘러 교복을 입고 가방을 챙기고 거울을 보며 어차피 소용도 없을 머리손질을 한다.(요즘 들어 바람이 자주불어 머리가 자주 흩트러진다.)그런 뒤 깃이 올라가지는 않았나 넥타이는 비뚤어 지지않았나 교복이 엇갈려 입혀지진 않았나 일일이 체크한다.괜히 사소한 이런것들도 은근히 신경쓰이고 나만의 자존심이 걸려있는 느낌이 들어 가만있을 수 없다.


"다녀 오곘습니다."


"그래.잊은거 없는지 잘 확인하고.아참. 가는 김에 이거 쓰레기 봉투좀 버리고 와라."


"네"


원래 같으면 귀찮다며 대충 얼버무리며 문을 닫고 도망 갔을 상황이지만 오늘 아침에 용돈받은 뒤에 눈매가 한층 사나워진 엄마를 보자니 도저히 그럴 수 없었다.


 


우리 집은 평지라고도 할수 없고 언덕이라고도 할 수 없는 애매한 그런 중간에 위치한 주택지가 밀집한 곳중에 하나이다.그 중에서도 꾀 눈에 띄는 곳에 있으며 지하철이나 번화가 쪽에도 가까운 편이라 집의 요지는 꽤 괜찮다고 엄마가 들뜨며 말한것을 얼핏 들은 기억이 있다.


'어차피 걸어가는데 지하철 같은건 상관 없지 않나. 어디 놀러가도 이 근처에 어슬렁 댈 뿐이고'


그런 한가한 생각을 하며 한손에 냄새나는 쓰레기봉투를 마치 없는 물건 취급하며 쓰레기봉투를 던지러 갔다.


'아차 그러고 보니깐.재활용 쓰레기는 여기가 아니였던가.'


며칠 전 쯤이였나.지역 방송에서 관할 구청에서 무슨 재활용 행사 니 축제니 하며 재활용 쓰레기를 모은다며 지정한 구역에 버려달라고 떠들어 대는걸 본적이 있었다.(한참 개그프로그램 재방송에 열중 하고 있었는데 급보라고 떠들어대는 구청장의 면상을 보자니 울컥 울컥 했다.)


대충 가던길 근처 에서 조금만 빙 돌아가면 되는 곳이였으므로 길을 헷갈릴 필요는 없었다.왼손에 보란듯이 커다랗게 뱀처럼 감겨 있는 손목시계(얼마전 용돈을 타서 새로산 시계다.말그대로 실용성 보단 친구녀석들에게 자랑할려고 산 이유가 더 크지만)를 휴대폰 대신 쳐다보니 7시50분.


'아차차. 늦겠네 늦겠어.'


빙 돌아가면 제 시간에 학교에 갈 수 없을테고 그랬다간 또 머리가 반정도 벗겨진 일명 '빠박이'라고 불리는 생활지도부 선생님이 교문앞에서 나를 괴롭힐 생각에 히죽거리고 있겠지.


오싹.


'어쩔 수 없나.'


주위 사람들의 시선이 조금 의식 됐지만 다른 방법이 없다.뛰는 수밖에.


애써 손질한 머리와 기껏 다듬은 옷차림이 마구마구 바람이 이끄는 손길에 흐트러졌지만.눈 앞에 아른거리는 대머리에 신경쓸 틈이 없었다.


허억 허억.


턱까지 차오른 숨을 고르며 두손을 무릎에 숙인채 기댔다.얼마만의 뜀박질인지.....


'대충 여기인가.'


일종의 평지보다 조금더 지하라고도 할수있지만 밝은 햇빛이 비추자 그런 느낌은 많이 희석되었고 낮은 평지라는 느낌의 낡은 건물이 주위의 평지를 아우르며 우뚝 서있었다.


분명 번화가로서 각종 음식점이나 유명한 메이커점 노래방 PC방 당구장 등 상당히 잘 갖춰진 구역 근처 였지만 어쩐지 그 한 1로 사이를 두고 마치 다른 세계에 건물 같은 느낌이 풍겼다.


분명 구청장이 이번에 새롭게 하는 행사라고 들었던것 같은데 간판에는 낡은 녹이 슬어져 있었고 철판으로 '종이류 재활용 센터' 라고 양각 되있었다.


간판아래에는 미닫이 문이 3개 정도 나란히 서있는 어쩐지 넓어보이는 느낌이였다.하지만 문이 꽉 닫혀 있어 어쩐지 황량하고 냉랭한 느낌이 가득 풍겼다.마치 '볼일 보고 얼른 여기서 꺼져'같은 그런 느낌이다.


'으스스 하네'


어쩃든 이렇게 여유롭게 생각할 때가아니다.3개의 미닫이문중 왼쪽 미닫이문 구석에 내가 손에 들고있는 봉투 비슷한 것들이 산처럼 쌓여있었다.낡은 간판과 건물의 황량한 느낌에 신경이 쏠려 있어서 전혀 눈치 채지 못했지만 그것은 한마디로 어마어마한 양이였다.


'하긴 한두명이 사는것도아닌데 이 정도는 당연한건가'


대충 옆에 던져놓으면 되겠지 하며 쓰레기 봉투를 던져 놓았다.왠지 산처럼 쌓여있는 그 봉투들을 보자니 그 산 정상에 내 쓰레기 봉투를 꼽고 알래스카 산을 정복한 사람처럼 왠지 의기양양 해보고 싶다는 아주 짧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지만(주위에 아무도 사람이 없다는 점이 나의 그 생각을 더 부채질 했다.)이내 자신이 정상인이라는 점을 자각하고는 1초만에 기각했다.


봉투가 던져져 쌓이는 그 소리가 왠지 황량한 공간에 서인지는 몰라도 무지 크게 들렸던것 같았다.


그 소리가 기폭제였을까.갑자기 어디선가 개가 짖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이 황량한 공간에 왠개?'


 


----------------------------------------------------------------------------------------


새벽에 쓸려니 왠지 손가락이 노곤하네요.


짧게 말하자면 평소 일상 에대한 익숙함에 대한 풍자적인 글로 써보고 싶어서 2회 단편작 정도로 만들었습니다.


아직 초반 도입부라 '도데체 이 시키가 뭔 생각으로 이글을 쓴거냐'라고 생각 하실 수 있을것 같아 미리 떡밥을 던져 놓습니다.


2회 에서 제가왜 이렇게 글을 써놨는지 공감해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부족한 글이지만 좋은 느낌으로 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