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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일반 [단편] A4 용지

2007.11.02 08:31

마일 조회 수:642 추천:2

extra_vars1 낙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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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남들이 생각하면 이상할지 모르겠지만, 이상하리라 만큼 a4용지에 메모를 하는것을 좋아한다.


 뭐.. 일상에 대한 나의 생각, 그리고 머리속을 스치듯 지나가는 잡다한 글귀에서부터 좋아하는 음식,


 커피를 아무런 의미없이 암호화해서는 적고는 혼자 좋아하고는 했다.


 


 그러던 어느날,


 뭘 했던 날인지도, 심지어는 언제인지도 모를 날이였다. 하지만 이 기억은 다른것과는 다르게 있었는지조차 흐렸던것은 아니였다. 한 사내아이가 쪼르르 달려오더니, 자기 손에 한가득 쓰레기와 장난감, 그리고 기타 알수 없는 다양한 물건들을 가지고 와서는, 아! 그 중에 뫼비우스의 띠도 있었던것 같군. 나에게 쓰레기를 버리는곳을 묻기에 답을 해주었더니,


 


  "아저씨, 종이는 뭘로 만들어요?"


 


 라고 약간 상황과는 안맞는 질문을 했다. 역시 꼬마아이의 순수함이랄까, 어렵지 않게 나무로 만든다고 답을 해주었고 아이는 멋쩍은 웃음. 그리곤 쓰래기와 함께 알려준 곳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뒤를 돌아보고는, 자신의 짐을 내려놓더니 뫼비우스의 띠를 꺼내어 이리저리 보더니, 건내주었다.


 


  "이렇게 생긴 나무도 있어요? 우와!"


  "아니야, 그건 사람이 만든거란다."


  "나무를요? 힘이 어어엄~청 쎈가부다!"


 


 아이는 눈이 휘둥그래졌고, 난 가벼운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그럼! 그렇게 힘쎈 사람이 있단다!"


  "우와~! 그럼 전 행운아네요?"


  "왜?"


 


 잠깐의 침묵.


 


  "아빠는 힘이 약해서 이걸보면 힘이 쎄질것 같거든요! 헤헤."


 


 순진한 녀석에게 몹쓸 장난을 했는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가버린 아이의 뒷모습을 보며 대견함, 쓰래기를 그대로 두고간 녀석에 대한 당연함이랄까, 또래의 아이에 대한.


 


 하지만 녀석에게는 대견함이 있었기에 내가 대신 쓰래기를 주워주기로 했다. 하나씩 하나씩 주웠다. 그 중에는 내가 아무 생각없이 "내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행복해질 사람이 몇명이나 있을까?" 라고 적어놓은 문구도 있었고, 그 밑에는 역에 해당하는 "내가 없다는 사실만으로 행복해질 사람이 있을까?" 문구가 적혀있었다. 뭐랄까 지금에 와서는 왜 적었을까 싶지만, 그 당시의 생각이 있었을꺼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펜을 놓았다.


 "재미없다."


 


 내가 아이가 되었다. 펜을 놓고는 삐뚤빠뚤한 글씨를 보고 놀랐다. 난 이러지 않았는데. 어? 난 애가 아닌데?


 갑자기 온 몸이 아파왔다.


 


 그리고 구겨지는 소리만을 들은뒤,


 의식을 잃었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지도 않고, 머리속에서 나오는대로 전개하고 단어를 쓴 낙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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