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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수필 - Follow Me -[따라와]

2005.07.18 09:59

RudeSlime 조회 수: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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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드의 단편 모음 - 3

- Follow Me -

   [따라와]


"이건 꿈인 걸까? 아니면 나의 망상일까? 하지만 지금은 아무래도 좋은거 같다.."

네모난 창으로 노을에 물들은 살짝 붉은 빛을 띄는 들판이 보인다.
덜컹덜컹 거리는 열차안에서 자신은 홀로 앉아있다.
창을 통해 지나가는 풍경을 조용히 바라 본다.

차안에서 무슨 알림벨 같은 소리가 울린다.
곧 이어 열차가 정지한다.
아무래도 종착역에 도착한거 같다.

자신의 짐 같은건 없는 것 같다.
가장 가까운 문으로 나간다. 거기엔 초등학교 2학년쯤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가 서 있었다.

"안녕 꼬마야?"

눈앞의 여자아이에게 인사했다.
그러자 눈앞의 여자아이는 갑자스럽게 나의 손을 꼭 쥐더니 나를 어딘가로 인도했다.

"정말이지 너란 애는 내가 없으면 안된다니까"

여자아이는 자신을 아는 듯 했다.
특별히 어딘가를 갈 수 있는 형편도 아니고 해서 그냥 여자아이를 따르기로 했다.

한 30분쯤 걸었을까? 작은 농가집이 보였다.
그곳엔 늙은 할머니 한분이 웃으며 서게셨다.
그런데 그 웃음이 너무나도 반갑고 익숙해서 조금 놀랐다.

"지금 오는겨 ?  지금까지 어디서 뭘했누 ? 저녁은 먹은겨 ?"

할머니도 자신을 아는듯 하다.
이곳 역시 자신이 아는장소 인거 같다. 잘은 기억이 나지 않았지만 말이다.
할머니가 지어주신 밥을 먹고 방안에서 누워있는데 좀전에 여자아이가 나에게 다가왔다.

"저기 잠자리 잡으러 가자!"

쓴 웃음을 머금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자아이는 내게 상당히 엉성해 보이는 밀짚모자와 잠자리채를 주었다.
밀짚모자를 우스꽝스럽게 챙겨 쓰고 잠자리채를 들고 여자아이를 따라갔다.

여자아이가 안내해준 곳은 누군가의 논경지였다.
그곳역시 너무나도 익숙했다. 왠지 이상한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그때 바람이 불어왔다.

황금빛 바다.

그곳은 황금빛의 파도가 일렁이는 황금빛 바다가 되어 있었다.
아마 내가 내앞의 여자아이 만했다면
내 눈앞는 오직 황금빛 바다 말고는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황금빛 파도가 조금씩 잠잠해질 즈음 수많은 잠자리가 하늘을 향해 날아 올랐다.

"와아 잠자리다! 많아! 많아! 무우우우ㅡ진장 많아! 잡아줘! 잡아줘! 잡아줘어어!"

눈앞의 여자아이는 눈앞의 잠자리에 놀란 듯 했지만 잠자리를 잡는것 까지는 잊지 않은것 같다.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며며 잠자리를 향해 채를 휘둘렀다.
잠자리가 많은곳에 휘둘렀지만 잡힌건 한마리 뿐이었다.
좀더 잡기위해 채를 휘두르려는 순간 여자아이는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와아ㅡ 잠자리다 잠자리! 자 이제 돌아가자 잠자리도 잡았으니까."

조금 아쉽기도 했지만 어차피 여자아이가 만족하면 그걸로 되었기에
그만하고 돌아가기로 결심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올때와 같았다.
부드러운 가을바람이 불며, 그때 마다 흔들리는 황금빛 바다.
조금 다른점은 내 손안에 내가 잡은 잠자리 한마리가 있다는 정도였다.

"아!"

실수로 넘어지고 말았다.
손안의 잠자리도 날아가 버리고 발목도 살짝 삐은거 같다.
일어날수 없는건 아니었지만 생각외로 통증이 심했다.

"자아 내 손을 잡아"

나를 쫓아오던 여자아이는 어느세 인가 넘어진 내앞으로 다가와 내게 손을 내밀고 있었다.
나는 그손을 잡았다, 그리고 일어났다.
그러자. 여자아이가 말했다.

"역시 넌 내가 없으면 안된다니까"

여자아이의 손에 이끌려 여자아이를 따라갔다.
그이후론 별다른일 없이 할머니가 기다리고 있는 농가에 무사히 도착했다.
저녁을 먹고 누워서 이것저것 생각하다가 금방 잠들고 말았다.
직접 보진 못했지만 아마도 밖에 하늘은 별이 아름답게 빛나는 멋진 옷감과도 같은 하늘이었을꺼라 생각한다.

날이 밝고 나는 일어났다.
그리고 생각했다. 이제 돌아가야한다고.
여기는 너무나도 익숙하고 포근하고 또 정겹다. 하지만 나는 여기에 있을 수 없다.
몇번을 생각해도 돌아가야한다고 생각이 들었다.
할머니가 차려준 아침식사를 마치고 할머니와 여자아이에게 그 이야기를 했다.
할머니는 웃으며

"힘들면 언제든지 다시 와도 좋으니께. 그러니께 잊지만은 말그레이."

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여자아이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조금 시간을 보내고 할머니에게 인사를 한후 농가를 떠났다.
여자아이에게도 인사를 하고 싶었지만 어디론가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조금 걷다가보니 뒤에서 여자아이가 무언가를 들고 뛰어 오고 있었다.
그건 어제 오후의 밀짚모자와 잠자리 채 였다.
여자아이는 뛰어서 힘든지 숨을 헐떡이며

"하아 하아 이거 잊고 있었지? 정말이지 넌..."

"내가 없으면 안된다니까? 라고 말하고 싶은거지?"

먼저선수를 쳐서 여자아이가 할말을 했다.
여자아이는 웃으며

"응"

이라고 대답했다.
그후 나와 여자아이는 둘이서 만난 역을 향해 천천히 걸었다.
아니 어쩌면 빠르게 걸었을지도 모르겠다.
의외로 금방 역에 도착했고 열차를 기다렸다.
열차는 생각보다 빨리 도착해주었고 나는 열차에 올라탔다.
문이 닫히려는 순간
여자아이가 갑자기 꼭 쥐은 손을 내밀었다.
거기엔 몸이 빨간 고추잠자리 한마리가 있었다.

"자아ㅡ 이것도 잊을뻔 했잖아? 역시 넌 ...

"나 없으면 안된다니까?" "나 없으면 안된다니까."

서로 동시에 같이 외쳤다.
그때 열차의 문이 스르륵 닫혔다.
나는 조용히 여자아이를 쳐다봤다.
여자아이는 갑자기 이렇게 외쳤다.

"넌 나 없으면 안되니까! 그러니까 날 항쌍 따라와야 하는거라구ㅡ!"

나는 그게 무슨 말인지 차마 알아듣지 못했다.
열차는 다시 어디론가로 향하고 있었다.





........





"일어나! 얌마 일어나! 벌써 내릴역이야"

눈앞의 시원스런 나시티를 입은 친구의 목소리를 따라 비몽사몽간에 열차에서 내렸다.
뭔가 꿈을 꾼거 같은데 무슨꿈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뭐야 잠이 덜깬거야?"

친구는 한심하다는 듯이 나를 쳐다보고 있다.

"응 뭔가 굉장히 편안 꿈을 꾼거 같은데 말이지"

그래 분명히 기억은 안나지만 편안 꿈을 꾼 기분이다. 그때 친구가 말했다.

"이봐 우리가 뭐 때문에 이런 고물 열차까지 타가며 이런 촌동네로 왔겠냐?"

내가 대답했다.

"국민학교 동창회 때문이겠지"

친구는 한심하다는 표정과 함께

"알긴 잘 아내 그럼 지금 시간이 얼마나 있는지도 잘아나 물어봐도 될라나?"

손목에 찬 시계를 바라 보았다. 4시가 되기 4 분전 이었다.
동창회 약속시간은 4시 였던거 같다.

"뭐 하는거야 뛰어!"

친구는 놀라서 나와같이 뛰었다.
역를 뛰쳐나가는 순간 실수로 넘어지고 말았다.

그때...

"역시 넌 내가 없으면 안된다니까"

라는 말과함께 어릴때 친구였던 '지연'이가 낡은 밀짚모자를 쓰고 내눈앞에 서있었다.
일어나려고 했으나 발을 삐은듯 하다.

"자 내 손을 잡아"

손을 잡았다. 그러자 지연이는 이렇게 말했다.
그러니까 어렸을때 부터 말했잖아?


"넌 내가 없으면 안되니까 날 따라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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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완성 입니다 ;ㅁ; 어이쿠야 뒷부분에선 조금 대충한거같은 티가 나네요...
하는 수 없었어요 오랬동안 의자에 앉아 있으려니 엉덩이가 쓰려서...
그나저나 간만에 단편입니다.
주제는 열차 -> 추억 -> 현실 순으로 생각이 났습니다.
주제 배치도 생각난 순서대로 되었구요.
그런데 뭔가 빠진듯한 기분이 자꾸 드네요
에휴 .ㅅ. 시간나면 고쳐봐야겠어요

그러고 보니 창도는 오랜만이군요 .ㅅ.

ps.그나저나 카테고리에서 고민을 많이 했는데 결국 일단 '수필'로 해두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