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작은 깨달음의 돌은 옹달샘에 파도를 일으킨다
2005.06.23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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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리에 들기 전에 잠시 시들을 떠올리고 내가 오늘 썼던 글들을 떠올려 본다. 천상병 시인의 시 '강물' 이전에 이미 읽었다고 자부하는 것이지만, 또 다른 것을 알았다. 모두가 강물로 흘러 가는 까닭이야말로 죽음을 향해 다가서는 인간의 운명이 아닐 것인가? 그리고 화자가 눈물 흘리는 것은 단순히 지인의 죽음으로 흘리는 슬픔이 아닌, 운명을 부정하고픈 모습일 것인가. 한참이나 생각에 잠겨있다가, 곧 시 안에 그만의 독특한 분위기가 흐르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것은 그의 또 다른 시 귀천에서 엿 볼 수 있다. 새벽빛은 시작을 알리고 노을빛은 끝을 알린다.
강물이 모두 바다로 흐르는 까닭은
언덕에 서서
내가
온종일 울었다는 그 까닭만은 아니다.
밤새
언덕에 서서
해바라기처럼, 그리움에 피던
그 까닭만은 아니다.
언덕에 서서
내가
짐승처럼 서러움에 울고 있는 그 까닭은
강물이 모두 바다로만 흐르는 그 까닭만은 아니다.
-「강물」전문 -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귀천」 전문 -
죽음을 희망적이니 시점으로 보고 있는 권의 동화와 같은 느낌을 심어준다. 동시에 그 밑에는 삶에 대한 한숨과 눈물을 깔아놓고 있어 그저, 즐기는 시는 아닐 것이다. 강물에서는 마치, 인간의 운명을 부정하는 듯한 태화자와 또 다른 시 '강물'에서 죽음에 대한 운명에 슬퍼하는 화자의 모습은 분명 다르다. 또한 분위기 또한 귀천이 더 밝은 데에 비해 강물은 굉장히 서글픈 운을 띄고 있다. 그러나 둘은 굉장히 공통적인 시일 것이다.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며는 이라는 구절은 보이지 않는 곳, 세상의 밑 바닥을 뜻하는 것으로 생각될 수 있다. 그럼에도 밝은 분위기를 띄고 있기에 한도를 취하고 있다. 또한 그리움에 피던, 짐승처럼 서러움에 울고 있는 그 까닭은, 이라는 내용을 보고 있는다면, 그것은 운명을 부정하기 보다는 그 운명에 서러워하고 그리워 하는 것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잠시 더 깊이 들어갔을 때에 시의 안에서 보이는 것은 희망적인 모습이다. 짐승과 서러움, 그리움 등이 한껏 뒤섞여서 멋진 바다의 모습을 자아내고 있듯이 운명을 저주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운명 때문에 슬피 우는 모습을 애써 부정하는 토라진 아이와 같은 모습인 것이다.
위의 시 귀천에서는 그가 카톨릭 신자라는 것을 알리고 있다. 구름 손짓하며는 이라는 구절에서 구름은 그야말로 하느님일 것이 분명하다. 그 자신이 이미 '독실한 카톨릭 신자로써의 시일 뿐이다'라고 하듯이 혹시 그 순수한 시인은 이런 상상을 했을런지도 모른다. 과거에 소돔과 고모라에 유성우가 떨어지고 노아의 방주가 벌어진 듯이 혹시 지금 때 묻어 버린 사회에 하느님이 벌을 주시진 않으실까 하는 순수함으로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라며, 우리들을 대변하시려는 것은 아닌가? 아니, 혹시 정말로 하느님께서는 그 순수한 시인의 한 마디에 너털 웃음을 터뜨리고는 아직 우리 세상을 방관하고 계실런지도 모른다. 지금 사회의 부조리함과 그늘을 가장 쉬운 말로 평이하게 쓴 시가 바로 귀천이 아닐까. 그리고 지금 그 시인은 하늘 위에서 그 자신이 그렇게 그리워하던 이들을 만나 막걸리 한 잔 걸치고 있을런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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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림 시인의 '시인을 찾아서'와 천상병 시인의 시집 '요놈 요놈 요 이쁜놈' , '귀천' 등에서 자료를 찾았심 - .
마지막으로 - .
이젠 몇년이었는가
아이론 밑 와이쳐스같이
당한 그날은......
아재 몇년이었는가
무서운 집 뒷창가에 여름 곤충 한 마리
땀 흘리는 나에게 악수를 청한 그날은.....
네 살과 뼈는 알고 있다.
진실과 고통
그 어느 쪽이 강자인가를....
내 마음 하늘
한편 가에서
새는 소스라치게 날개를 편다.
- 「그날은 _ 새」 전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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