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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신을 차린 지 일주일 째. 밥을 먹고 라디로을 듣는 일상은 여전히 반복되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외롭고 쓸쓸하지 않다. 저녁때가 되면 어머니가 따뜻한 밥을 해가지고 오시기 때문이다.
이상한 재료를 쓴 것도 아닐텐데 어머니가 해준 밥은 맛있다.
똑같은 밥인데 이상하리 만큼 병원밥과 맛의 차이가 극심했다. 그것이, 내가 저녁을 기다리는 이유였다.
낮에는 파출부 일을 하신다는 어머니. 맘 같아서는 계속 나의 곁에 있고 싶지만 병원비의 부담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하는 어머니. 처음 나를 찾아온 이후 하루도 거르지 않고 낮에는 일을, 밤에는
나를 돌봐주신 어머니. 안색이 안 좋아 보이셔서 쉬라고 했지만 어머니는 듣지 않으신다.
당신께선 그게 즐겁단다. 그게 당신의 행복이란다.
지금 혼자 있는 안타깝기만 했고 미안하기만 하다. 아들로서의 기억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그저 어머니라는 분이 눈물나게 고마울 뿐이었다.
똑똑똑......
시간은 저녁 7시. 하늘은 이미 어두워진지 오래였다. 어김없이 오늘도 누군가가 날 찾아왔다.
들어오라고 말하기가 무섭게 스르륵 문이 열린다. 어머니였다. 이제는 발 소리만 들어도 어머니라는 걸
알 수 있다. 나를 위한 저녁밥을 가지고 오늘도 찾아와 주신거다.
말 없이, 그것을 내 앞에 풀어 놓는다. 말 없이, 나도 그것을 먹는다.
배가 고팠던 나는 그야말로 허겁지겁 먹는다. 앞이 보이지 않아서 계속 어머니의 도움을 받아야만 했다.
나를 지켜보시던 어머니는 뭔가를 열심히 생각하다가 입을 연다.
'현빈아.'
'네?'
'좋은 소식이 있어.'
'뭔데요?'
'어쩌면, 네가 다시 세상을 볼 수 있게 될지도 몰라.'
난데없는 어머니의 말에 나는 먹던 것을 잠시 멈추었다. 어머니는 말을 계속 이어나갔다.
'그건 무는 말이에요?'
'비록 한 쪽뿐이긴 하지만 안구를 기증하겠다는 사람이 생겼거든.'
'정말요? 그게 누구죠?'
'자신을 누구라고 밝히진 않았어. 곧 수술에 들어가는 것 같으니까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어.'
'네, 어머니.'
어머니의 말에 나는 너무나 기쁘고 행복했다. 비록 한 쪽 뿐이기는 했지만 세상을 다시 볼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너무나 기뻤다. 그리고 그 익명의 기증자가 고마울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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