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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수필 모자(母子)-1

2005.12.26 04:15

아사도라유이치 조회 수:84 추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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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손현빈. 홀어머니와 함께 살고 잇는 22세의 평범한 대한민국 남자.

난 공부를 정말로 못한다. 운동은 그저 그렇다. 남들 다하는 농구를 축구를 조금 할 뿐이다.

집안 형편이 어려운 탓에 돈이 많은 것도 아니다. 외모또한 평범하다.

난 정말로 평범한 놈이었다.

딱히 내세울 것은 없지만, 지금의 나는 충분히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띠리리.... 핸드폰이 울린다. 누굴까?

'여보세요?'

'앗, 자기야? 나 현주야 현주. 자기 잘 있었어?'

'우웅. 현주니? 물론 잘 지내지. 넌 잘 지냈어?'

'아잉...... 자기 없으니깐 외로워. 옆구리가 시려서 죽을 것 같아. 우리 그냥 빨리 만다자.

내일 크리스마스 이브인데, 자기는 시간 어때? 재미있는 영화가 떳다는데 같이 가자.

'뭐, 좋아. 가자구? 장소는 늘 가던 영화관. OK?'

'난 자기가 좋다면 오케이야!'

'그래, 그럼 만나기로 한 거다?'

'응~. 자갸. 그럼 그렇게 하자. 이만 끊을께~! 나 목욕하러 들어가야되.'

뚜뚜뚜...... 전화가 끊겼다. 나는 조용히 핸드폰을 닫는다.

그렇다. 내겐 현주가 있었다. 6개월 전에 학교에서 소개팅을 통해 만나 사귀게 된 그녀.

얼굴도 예쁘고 쿨한 성격에 나이스 바디까지. 그야말로 갖출 건 다 갖춘 그녀.

내게는 정말로 과분한 여자였다.

그런 그녀에게 크리스마스 이브날 데이트 신청을 받은 나. 바람이 불면 날아가 버릴 것처럼

기분이 좋다. 나라는 놈은 정말이지 행복한 놈이었다.

어디 그뿐인가.

띠리리리....... 또 전화가 울린다. 현주인가?

'여보세요?'

'야~! 현빈이냐? 나 태성이다.'

'아항. 태성이구나. 무슨 일로?'

'내일 크리스마스 이브인데 너 뭐하냐? 약속 잡았냐?'

'헤헤...... 왜?'

'혹시 없다면 우리 외로운 솔로들끼리 진하게 술이나 한 잔씩 하려구 말이야.  기태랑 기정이랑

승호도 지금 뜻이 맞아서 대기중이거든. 너만 오면 된다구.'

'아아, 이거 어쩐다? 난 이미 현주랑 만나기로 했는데, 미안하다. 태성아.'

'그, 그래? 역시나 안돼겠지? 그럼, 뭐 우리들끼리 마시지 뭐. 하지만 말이다, 12월 말 쯤에

우리 고교동찰들끼리 설악산 가기로 했던 프로젝트는 유효하겠지?'

'물론이야. 고맙다. 태성아. 일부러 전화해줘서.'

'아니다, 친구로서 당연한 일이지. 하여튼, 메리 크리스마스. 현주랑 크리스마스 잘 보내라.'

'응, 너두.'

딸깍. 전화가 끊기고 나는 더 이상 쓸모가 없어진 전화기를 집어넣었다.

어디 여친 현주뿐인가, 전화한 태성이를 비롯한 고교 동창들. 음지에서, 양지에서 내게 너무나

큰 힘이 되어 주는 존재들. 그들이 있기에, 나는 너무나 행복한 존재다.

그래......

불같은 사랑이 있기에, 끈끈한 우정이 있기에, 아무것도 내세울 것 없는 평범한 남자인

나 손현빈은 너무나 행복한 남자다.


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하늘이 언제나 푸를 수는 없는 듯, 인생이 언제나 행복한 것은 아니지.





오후 10시. 아르바이트를 끝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눈이 내려선 길은 미끄럽다. 달도 없는 하늘은 어두웠고 가로등도 없어서 길은 무척이나 어둡다.

때문에, 조심조심해서 집에 들어가지 않으면 안된다.

젠장......

하고 혼잣말을 해본다.

늘상 집에 갈때마다 이렇게 한 마디씩 욕지거리를 하고 가는게 나다.

학교에서 집이 멀었고, 버스도 잘 다니지 않는 변두리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집까지 가려면 상당한 언덕길, 이렇게 눈이 온 날은 심하게 미끌거리는 그런 길이

되어 버리는 고개를 지나가야만 한다.

내가 이런 집에 사는 이유는 뭐 간단했다.

집에 돈이 없기 때문이다.



*장르는 소설인데, 연애도 아니고 판타지도 아닌 소설을 올릴 곳이 없더군요. 그래서 여기에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