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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수필 그러니까 그게... 아마도...

2005.10.16 06:19

libera 조회 수: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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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처음 그녀를 봤을때는 그저 그런 여자였다.
40대 초반의 얼굴에(실제 나이도 40대 초반인걸로 알고있다)... 몸매는 그럭저럭... 옷은 잘입는편...성격은 당차고...직업은 선생... 그것도 자기 반의 담임 선생.
그저 평범한 사제지간... 지나가면 잊혀질지도 모를...
그래서 학기초에는 다른 교과의 선생님들이 그녀를 "미인"이라고 지칭했을때 그와 그의 친구들은 "에이~"라며 야유를 보냈었다.
그리고 1학기는 지나갔다.
방학도 지나고...
그러나 2학기가 시작되고부터... 그는 이상하게 그녀가 달라보였다.
그녀의 머리가 바뀔때마다 그것을 칭찬했고...
그녀가 옷을 잘 입는다는걸 괜히 친구들에게 이야기하고...
친구들이 학교의 여선생님들에 관해 이야기를 할때면 괜히 나서서 그녀를 칭찬하고...
그녀의 관심을 끌기위해 그녀의 담당과목과 관련된 어려운 서적을 그녀 앞에서 읽기도하고...
그녀의 과목을 만점 받겠다며 주말에도 그녀의 과목만 공부하기도했다.
문과를 신청했던 그는 그녀를 더 자주 볼 수있는 이과로 옮기겠다며 난리를 치기도했다...
하지만 그 혼자 그럴뿐이었다.
그녀는 그에게 아무런 관심도... 아니 사제지간의 관심에서 더 많게도, 더 적게도 가지지 않았다.
그의 가슴은 언제나 공허했으며, 몸에 힘도 없었다.
그런 그가 어느날 나에게 질문을했다.
"나 요즘 왜 이럴까? 선생님은 남편도있고... 나와 나이도 20살 이상 차이나는데... 내가 미친걸까?"
그는 그 질문을 필두로 나에게 30분동안 그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 30분간의 이야기 와중에도 그는 "사랑"이라는 단어를 입에 담지 않았다.
그 "사랑"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면 자신이 더 비참해 질 것이기에...
"그러니까 그게... 사랑일꺼야"라는 말이 목 끝까지 올라왔지만 그 조차도 거부하는 "사랑"이라는 단어를 그에게 함부로 쓸 수없었다.
그저 잠시 그녀가 특별해보이는 거라며 그에게 몇마디 해주는 것 밖에는... 내가 그에게 해줄일은 별로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