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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추리 역전재판《수정 완료》

2005.07.10 07:54

도지군 조회 수:212 추천:4

extra_vars1 Episode 1 <<구멍의 역전>> 
extra_vars2 Ep1, Day 2-4 
extra_vars3 2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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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모두 사진을 자세히 잘 보아주시길 바랍니다~ 호호호~~"
  그녀가 웃으면서 멍해져 있는 사람들을 휘몰아가려고 하자 옆에 서 있던 책벌레 공상가는 말한다.
  "정신 차려! ……어휴, 참!"
  그녀는 결국 당신의 옆구리를 쿡쿡 찌르고 난 다음에야 추궁을 들을 수 있었다.
  "아!"
  순간 정신이 번쩍 든 당신이 펄쩍 뛰며 말하자 책벌레 공상가는 으휴하고 한숨을 쉬고 알아듣지 못할 탄식을 몇마디 중얼거리더니 얌전히 눈을 감고 생각에 빠진다.


                                                              -「매니아님의 추궁」
        

  "잠깐!!"
  당신이 책상을 쾅하고 내려친다. 모두의 시선이 간신히 id세상에게서 벗어나 당신에게로 집중된다. 증인대에 서 있는 뚱뚱한 여자만이 날카롭게 그를 보고 끊임없이 호호호 거릴 뿐 법정은 조용하다.
  "사진은 볼 필요도 없습니다."
  당신이 자신만만하게 옆구리에 양 손을 올리며 말한다. 아란이 이를 뿌드득 가는 소리가 들려오는 듯 하다. 하긴, 그럴 만도. 도대체 태클을 거는게 몇번째냐.
  "잘 들어보세요. 재증언을 요구합니다."
  당신이 말하자 재판관이 "저…, 그래도 역시 사진은 보고." 라고 말했지만 당신은 들은척도 하지 않는다. 재판관이 결국 심기가 좀 불편해 보이는 얼굴로 증인에게 재증언을 요구하고야 만다.



                                                              -증언 개시-
                                                                                                  ~사진을 찍게 된 경위~



  1 - 저는 우연히 카메라를 들고 취재할 게 없나 기웃기웃 거리고 있었죠~~
      물론! 카메라는 저널리스트의 분신과도 같은 거니까 언제나 가지고 있죠~


  당신이 그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대화의 맥을 매섭게 잘라내 버리며 말한다.
  "그날은 비가 오고 있을 텐데요……그 카메라, 비에 젖어도 괜찮을 만큼 막 쓰는건가요?"
  "…앗!"
  id세상은 조금 당황하는 듯한 기색을 보였지만 잠시 후 마음을 가라앉히고 변명한다.
  "방수 카메라입니다. 비에 좀 젖는다고 고장나지는 않아요."
  '…반박하고 싶지만 카메라에 대해서는 지식이 전혀 없어. 젠장.'
  입으로 중얼거리던 당신은 구조를 요청하듯 홀깃 옆에 서있는 중절모를 쓰고 있는 갈색 머리카락의 여인을 쳐다보았지만 그녀는 그저 눈을 감고 곰곰히 생각에 잠겨있을 뿐이었다.


  2 - 그런데 총소리가 들리지 뭐에요! 총소리요! 잘만하면 대서특필 할 수 있겠다 싶어서...


                                                              -「외로운 갈매기님의 추궁(1)」


  "신고는요?"
  기가 막혀서 당신이 묻는다. "신고해야 한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안했습니까?"
  "어머, 이 양반 뭘 모르시네." 그녀는 호호호호 웃어대며 법정에서 당신이 무척 재밌는 존재라는 듯한 태도를 취한다.
  "이렇게 좋은 정보는……." 그녀가 허리춤에 손을 얹는다. 아까 당신 행동을 따라한 듯 하다. 그녀가 씨익 웃으며 검지손가락을 세워서 흔들었다. 당신은 분노로 부들부들 떤다.
  "공유하면 재미 없다고!"
  "……."
  아란조차 황당한 표정을 짓는다. 이젠.
        


  3 - 그만 저의 비밀장비를 사용해서 창문을 넘어다 봤죠~~



                                                              -「외로운 갈매기님의 추궁(2)」

        

  "다리가 얼마나 긴 겁니까! 사건은 피해자의 집 2층에서 벌어졌단 말입니다!"
  "말했죠? 비밀장비를 사용했다고!"
  "그, 그게 뭡니까……."
  당신이 오히려 그녀의 기세에 눌려 목소리를 죽이자 id세상은 씨이이익 입을 쭉 찢으며 웃더니 말한다.
  "직업상 비-밀♡"



  4 - 그랬더니 그만! 놀랍게도 말이죠! 어떤 사람이 죽어 넘어져 있는 것 아니겠어요~?!




                                                              -「외로운 갈매기님의 추궁(3)」



  "죽어있다는 것을 어떻게 확신 한 겁니까! 글쎄, 장교수는 누워만 있었을뿐! 죽었다는 것을 확신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예를들어서 피를 흘리고 있었다 칩시다."
  "오, 아주 철철 흘렸죠."
  웃음을 실실 흘리며 id세상이 말하자 당신이 부들부들 떨며 간신히 다음 말을 뱉는다.
  "그럼 위독해 보이지는 않았습니까? 병원에 신고는?"
  "몰라요. 그 딴거 내가 알 바 아냐."
  "……."
  책벌레 공상가가 눈을 번쩍 뜨더니 속삭인다.
  "저런 증인한테는 잡수로 혼란시키고 동요시켜서 위증을 하게 만드는 방법은 거의 통하지 않아! 결정적인 모순을 제시해!"
  "으으, 잘 모르겠단 말예요."
  당신이 울상을 짓자 책벌레 공상가가 침묵을 지키더니 다시 눈을 감는다. 그녀가 도와주지 않자, 괜히 이 법정이 두배는 넓고 스스로는 두배로 작아보인다…….  



                                                              -「외로운 갈매기님의 추궁(4)」



  5 - 그래서 저는 얼른 사진을 찍었습니다~! 근데 갑자기 총소리가 또 들리길래 저는 굴러떨어졌어요~!!




  "...2층에서?"
  당신이 의심스러운 얼굴로 질문을 넘기자,
  "네."
  당당하게 id세상이 대답한다.
  "비밀 장비는 꽤 안락하거든요. 그 위에서는 밥도 먹을 수 있어요."

  그 비밀 장비 정체가 대체 뭐길래....... 그런 생각이 떠오르는걸 막을 수가 없었다. 재판관과 아란의 얼굴에 점차 지루함의 기색이 보이자 당신은 깜짝 놀란다.
  '안돼!'
  이대로는 안된다. 좀 더 좀 더 마구 추궁을 해보는거다!
  "제 말은. 2층에서 굴러떨어졌냐는 말이었습니다!"
  그러자 천연덕스럽게 그녀가 말한다.
  "아, 네. 처음부터 그렇게 말씀하셨어야죠~ 호호호~~ 저, 지금 허리를 조금 삐긋했습니다만. 호호~"

  '트, 틀렸어…….'        
  무슨 말을 해도 소용이 없다.
  '이때까지랑의 증인이랑은 좀 달라…….'



                  6 - 이것으로 증언을 마쳐요~ 호호호~~





  "젠장!"
  나지막하게 욕을 읊으며 당신은 책상을 쿵 친다. 좀 졸고 있었던 듯한 기색이 보이는 재판관이 황급하게 깨어나더니 말한다.
  "결정적인 모순을 지목할 수 있겠습니까?"
  "물론입니다. 결정적인 모순은……(당신은 책벌레 공상가를 힐끗 바라보았다.)바로 4번입니다!"
  그래. 유일하게 추궁 도중에 끼어든 4번이야. 틀릴 리가 없어. 고마워요 공상가씨.


                                                              -「매니아님의 추궁(2)·-SoRaL-·        영원전설 님의 추궁」



  "잘 들어주세요. 애초에 총소리는 2번 들렸다는 것에 대해 모두 동의했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첫방에 문교수가 죽었다면 과연 2번째 총을 발사할 필요가 있었을까요? 첫방에 문교수에게 쐈지만 빗나갔다던가, 아니면 제가 주장한 것 처럼 첫방은 문교수가 상대방을 쏜 거라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만…….
   즉, 총은 첫번째 발이 발사되었을때 문교수는 죽지 않았습니다."
  "호오. 그렇겠군요."
  재판관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데 그 여자의 증언에 의하면……,         


  4 - 그랬더니 그만! 놀랍게도 말이죠! 어떤 사람이 죽어 넘어져 있는 것 아니겠어요~?!



  …고 했습니다만.
    그건 즉 첫번째 발에 사람이 사망했다는 이야기가 되지 않습니까? 이것은 즉 모순입니다.
    분명 첫번째 총소리는 [안에서 바깥으로]쐈을 테니 그때 피해자가 넘어져 있을리가(그의 생사를 기자가 알리가 없으니 일단 넘어져 있었다고 하죠) 없죠. 피해자는 그 두번째 총성에 넘어졌어야 합니다. 즉 이 말은 기자는 피해자의 살해 현장을 목격하기 전에 그녀의 비밀 장비에서 굴러떨어진 것입니다.
    뭣하면 증거로 손목시계를 제출할 수도 있습니다만. 첫번째 총알은 거기에 박혔으니까요.
        

    …그리고 논점에서 좀 벗어납니다만 그날처럼 폭우가 쏟아지는 날 과연 총소리를 제대로 들을수나 있을까 의심이 되는건 괜한 기우일까요? 그것도 실내가 아니라 야외인듯 한데 말이죠…."

  말이 끝나자 id세상이 증인석에서 내려온다. 그리고 아무런 악의도 없이 웃으며 당신을 향해 손을 내민다.
  "좋은 승부였어! 다음번엔 나도 더 발전할게요~~"
  '…어?! 뭘 발전해?'
  잠시 정신이 대략 멍해있는 사이 id세상은 방청원들과 기타 검사 편사 재판관에게 손을 마구 흔들고 간간히 꽃도 던지며 퇴장해 간다.
  "잠깐! 당신 여기 왜 온거야!"
  당신이 버럭 소리를 지르자 id세상이 돌아보면서 말한다.
  "오호호호호~~ 법정에 너무 서고 싶어서 그만~~~~"
  "......."
  순간, 이때까지의 긴장된 침묵과는 다른 의미의 침묵이 시작되었다. 빙하기가 시작되려는 찰나 여자는 기어이 한마디를 더 던지고 퇴장해버린다.
  "모처럼의 거짓말도 다 들통나버렸구~~ 흥, 다들 저널리즘에 대해서 넘 몰라! 그럼 쇤네는 이만 가볼랍니다~"
                 



  "뭐, 뭐야.. 저 증인……."
  아란이 경악해서 책상을 주먹으로 쿵 내려쳤다.
  "그날 틀림없이 안문숙의 집을 방문해서 하루종일 지내다가 자기의 흰장갑을 놓고 왔다고 했었는데……."
  '…흰 장갑…설마 그게 그렇게 된 거였나?! 하, 하여간에 뭐 귀찮은 증언은 피할 수 있겠네…또 그런식으로 주장하고 나오면 어떻게 그 증언을 깨뜨리냔 말야. 좀 비겁하긴 하지만……무고한 장교수님을 위해서다.'

-당신은 필요 없는 증거물을 정리했다.-

  침묵을 깨고 재판관이 말했다.
  "…하여간 사진은 증거로 수리하지 않습니다. 조작된 사진이라는게 밝혀졌으니 살필 가치도 없겠군요."
  이제 모든 증거와 증인을, 내세울 수 없게 된 아란이 침묵을 유지하자 당신이 말한다.
  "…이리하여, 이렇게 된 것입니다."

  "……."
  잠시 침묵 후, 재판관이 망치를 들어 올린다.
  "……
  마침내 아란이 참고 있던 울음을 와악 터뜨린다.
  "아냐! 아직 끝난게 아냐! 지문은? 지문을 설명해 봐! 흑... 흑, 납득 못한단 말야!"
  "크허허허허허허허허헉!!!"
  입을 닥 벌리고 초점을 흐리는 당신.
  …….
  이제 어떡하지?
  머릿속이 멍해진다. 거기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데.

  그때 눈을 감고 있던 책벌레 공상가가 한숨을 후우 쉬며 말한다.
  "매니아씨, 이제 증인석으로 나와주세요."
  그러자 방청석에서 누가 벌떡 일어서더니 천천히 홀을 가로질러 증인석에 선다. 등산활동을 하고 있다고 하는, 그 남자. 매니아.
  "아, 그리고.. 그녀가 지문이 없는 이유는 바로 이것입니다."

-책벌레 공상가는 증거로 안문숙의 증언서 "비를 싫어하는 이유:화재 사고"를 제출했다.-

  "안문숙……당신은 화재사고때 지문을 잃어버린거죠?"
  "!!!"
  "그래서 권총에도 방에도 아무곳에도 당신의 지문이 남지 않았던 거에요. 사실 집안 어느곳에도 당신의 지문따위는 나오지 않았죠?"
  책벌레 공상가가 말을 맺었다. 지금 증언대에는 id세상이 나가버리고 다시 안문숙이 올라와 있었다.
  "어떻게 알았어요?"
  당신이 작은 목소리로 재빨리 묻자 그녀가 담담히 말한다.
  "사고라는 말과 명예라는 말을 이어줄 고리……가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을 뿐야. 이제 매니아씨가 알아서 해주겠지. 사실 아까 그건 도박이었어..."
  매니아가 입을 연다.
  "사실……집안에 불화의 기운이 감돌고 있던건 오래 전이었죠. 그것도 불화의 원인은 바로 어머니와…… 장교수님 때문이었어요.
   불편한 공기... 두 분 사이에는 불편한 공기가 돌고 있었어요. 장교수님과 어머니 사이에도, 어머니와 아버지 사이에도.
   어머니와 장교수님 사이의 묘한 기류를 눈치 챈 건 저 혼자일 거라고 생각하고 저만 입을 다물면 집안이 풍비박산 나는 꼴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저는 집 밖으로 나돌았어요. 산으로 말이죠.
   그런데 아니었어요. 아버지가 눈치를 채신 거에요. 하지만 아버지는 상당히 잠잠하셨죠.
   아버지가 화가 나신건 어머니의 배신이 아니라 단지 어머니가 한 행동이 자신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행동이었기 때문이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또한 어머니는 그것 때문에 훨씬 더 화가 나셨던 것 같아요.
   또, 예전부터 느낀거랄까. 어렸을때 부터 불화는 사실 우리 가운데에서 또아리를 틀고 있었던 것 같았어요. 마치 커다란 구렁이가 우리가족을 감싸고 몸을 옥죄어 오는 듯한 텁텁한 느낌. 다른 가족에게는 없는 불편함. 그것이 싫어서 저는 도피수단으로 등산을 선택했어요. 그걸로라면 합리적인 이유로 도피할 수 있었거든요.

   자신의 아내와 장교수님가 비밀리에 연애를 하는데다가, 또 저는 잘 모르겠지만 어머니가 할아버지가 하신 듯한 잘못을 가지고 아버지를 협박하는걸 들은 적이 있었어요.
   ……방청석에 있으면서 대부분 이야기를 끼워 맞출 수 있게 되었네요. 아버지의 처음 목적은 어머니를 죽이고, 장교수의 지문이 남겨진 권총으로 자살해 장교수님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려고 했던 것 같은데 그게 실패로 돌아간 듯 하네요."

  "동기마저도 증명이 되었군요."
  재판관이 말하며 나무망치를 집어들었다. 아란은 숫제 팔에 얼굴을 묻어버린다.
  "……선고하겠습니다. 피고 장교수는……."

                                                                     무 죄



  재판관은 힐끗 안문숙을 쳐다보며 그녀에게 마땅한 죄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을 맺었다.
  그리고 모든 게 끝나고 종결되려는 순간, 안문숙이 입을 열었다. 그녀는 스스로 과거를 밝히기 시작했다.
  "모두들 법정기록 3번을 봐 주세요…….

   보셨나요?...
   그 뜻을 아시겠어요?
   화재 사고가 있던 날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어요. 그것도 폭우가 내리고 있었죠.
   그런데도 불은 꺼지지 않았답니다……. 왜냐하면 기름을 이용해서 방화한 '범죄'였으니까요.
   방화를 저지른 사람은 바로... 제 남편, 즉 피해자의 아버지였습니다. 그이의 아버님은 깔끔한 일을 하시는 분은 아니었습니다... 저희 가족이 불순한 검은 돈을 빌린 다음에 갚지 못하니 그것이 그대로 그런 형태로 되돌아 온 거죠. 그의 아버지로 인하여, 그런 방식으로요.
  그날 밤 전 모든 가족과, 열 손가락의 지문을 잃었습니다... 집에 들어와 보니 모두 곤하게 자고 있는데 불이 붙어있는거에요. 급하게 들어와서 불을 끄려고 했지만 이미 상당히 많이 번져 있었기 때문인지 쉽사리 불은 꺼지지 않았죠. 저는 가족들을 구하려고 가족들이 자고 있던 안방 손잡이에 손을 올려놓았어요... 그런데 잠겨있더군요. 손잡이가.
  게다가...열기로 인해 그 손잡이가 매우 달구어져 있어서... 그건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고통이었죠... 그걸 붙잡고 있는 건...
  저는 몇분동안 소리지르고 울면서 그 손잡이에 매달렸어요. 하지만 그 손잡이는 제게서 지문만을 앗아갔을 뿐이었습니다..
   어쩌다가 우연히 알게 되었어요. 그에 대한 것을. 그리고 그에게 아들이 있다는 것을. 저는 그 사실을 알고 난 후, 우리 집에 불을 지른 그자의 아들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해 일을 꾸며왔어요.
   모든 계획이 끝나고 총만 준비하면 되는 시점에서 사건이 터져버렸어요. 후후후, 완벽한 알리바이를 만들었어야 하는건데 급한대로 시계 알리바이로만 둘러댔습니다만... 들통나버렸죠.        
   저는 그를 협박했어요. 보이는 곳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에게 은근히 그의 아버지 일을 상기시키기도 했고 그이의 가방에다가 협박 편지를 넣어두기도 했어요.
  저희 집에 오신분은 아실거에요. 현관을 제외하면 모든 문은 미닫이 문입니다. 왜냐구요? 저는 그걸, 돌리는 손잡이를 견딜수가 없었고 남편 또한 그런 식으로 제 분노가 표출되는 것을 원치 않았으니까요......
  
   그이의 아버지의 사건에 대해 말이죠...
   그이가 무엇보다도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있었어요. 바로 그의 명예였죠. 그런데 만약 명예와 위신으로 살아가는 그에게, 그의 아버지가 일개 깡패였음이 사회에 드러나면 그이의 체면이 어떻게 될까요……? 그는 그것에 흠집이 날 것을 매우 두려워했습니다.
   그는 그래서 저와 결혼했던 거에요. 사랑하지도 않는 저에게 입막음을 시키기 위해서요...
   그리고 그는 만약 저를 죽이는 데 성공했다 하더라도 그 스스로 자살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는 세간에 이런 소문이 나는 것 조차 견디지 못할정도로 엄청난 영예욕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사실 그건 무엇보다도 부질없는 일이었답니다…, 사실 저는 그이를 정말 좋아하게 되어버렸거든요. 그렇지만 언제까지나 그는 나를 불편하게 대했어요.
   ……그래요, 애초에 그의 마음에는 저같은 건 없었다, 라고…….
   그러자 무서워졌어요. 어느날 이 사람이 갑자기 초연히 훌쩍 떠나버리지 않을까.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저는 하루하루를 불안으로 보냈습니다.
   접근한 목적이 목적이니 만큼 이사람은 제가 무슨 말을 해도 믿지 않을 것이 눈에 보였거든요.
   이러다가 저는 저의 소명, 복수마저도 잊어버리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하고 더욱 겁이 났습니다. 그래요, 때가 온 거죠. 그에게 복수할 때가. 복수도 그이도 잃는다면 저는 견딜 수가 없었을 거에요. 단지 문제라면 계획했던 대로 돌아가지는 않고 그이가 저를 먼저 죽이려고 했다는 것 정도?
   그리고 노파심에서 말하는 거지만…불륜같은건 저지르지 않았습니다. 단지 장교수도…그의 아버지에게 피해를 본 저와 똑같은 피해자였던 것 뿐이죠. 그도 저와 동일한 목적을 가지고 접근했습니다. 그는 저에게 총을 구해주겠다고 약속했어요.
   절대로 우리 사이에 연애감정같은 것은 싹트지 않았습니다. 그걸 밝혀두고 싶네요.


   아참, 제가 톱으로 문의 구멍을 더 크게 자른 것은 시계 알리바이를 성립시키기 위해서였어요. 그 구멍에 시계를 딱 맞추느라고 힘들었다구요. 후후후..."
  안문숙히 쓸쓸히 끌려나가며 당신을 쳐다보았다.
  "…마지막으로 한가지만 물을게요. 변호사씨."
  안문숙이 쓸쓸한 얼굴로 말한다.
  "당신한테 가장 중요한 건 뭐죠?"
  "예?"
  "답하지 못해도 상관 없어요. 전 단지……그것이 명예가 아니기만을 빌고 있을게요. 절대로…명예 때문에 싸우는 변호사는 되지 말도록 해요…….
   그건 비극을 불러올 수도 있거든요... 허황된 거죠."
  옆에서 지켜보던 책벌레 공상가가 중얼거렸다.
  "...증거물이라는 것은,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는 걸... 이젠 알겠지?""




-06/7/2 PM 12:34 공상가의 사무실-

  그렇게 해서 당신이 맡은 첫번째 사건은 무사히 종결되었다.

  "정말 축하해! 짜릿하지?"
  "네."
  즐겁게 웃으며 조촐하게 둘만의 파티를 연 책벌레 공상가는 흐뭇하게 웃으며 말했다.
  "재판이란거 할만하잖아. 첫날 니가 굳어있던 거 생각하면 내가 다 무서워 졌었다니까. 너 말 못할까봐 얼마나 걱정했다구."
  "……선배님!"
  당신이 귀엽게 화를 냈다.
  "아하하하!!"
  재밌다는 표정으로 웃던 책벌레 공상가가 문득 생각난 듯,
  "아참, 오랜만에 내 동생 세이니가 한국에 온다고 하더라구. 그러니까, 내일 쯤 도착하겠지? 같이 마중나가지 않을래?" 라고 했다.
  우연인지 그때, 책벌레 공상가의 중절모가 벗겨져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게 왜이래...'중얼거리며 다시 탁탁 털어서 머리에 올려놓으며 책벌레 공상가는 "2차 가자-"하며 당신을 질질 끌고 사무소 밖으로 향한다.
  나가려는 순간 당신이 조용하게 말한다.
  "…고마워요."
  그러자 책벌레 공상가는 말없이 씨익 웃는다... 그때 문이 열리고 누군가가 들어온다. 장교수다. 그가 역시 피곤해 보이지만(조금은 기쁜 얼굴로) 술병을 흔들었다.
  "더 마십시다."
  "……."
  그런데 갑자기 뭔가 생각이 난 듯 문득 당신은 그에게 묻는다.
  "근데 총을 구해주겠다고 했다면서요. 정말로 그럴 생각이었어요?"
  "……물론 아니지."
  장교수는 눈을 깜빡깜빡했다.
  "그녀처럼 나도 그를 좋아하게 되었거든. 그는 내... 제일 친한 친구가 되어버렸어.
   그래서 그녀가 그를 죽일 계획을 모두 짜 놓았다고, 너를 죽이려고 한다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서 그날, 피해자가 죽은 날 방문했던거야.
   총을 구해주겠다고 약속했던 건 안문숙이 나 이외의 루트로 총을 구하지 못하도록 하고, 또한 그것을 이용해 안문숙의 계획이 어느정도 추진되었는지 짐작할 수단이었던 거야. 그 약속은."
수선스럽게 셋은 신발을 신고 공상가의 변호사 사무실을 나온다. 밤 거리는 온통 붉고 밝은 네온 사인으로 가득하다. 세 사람은 밤의 열기를 느끼며 어디론가 무작정 걸어가기 시작한다....
  "……저기."
  책벌레 공상가가 말한다.
  "그 부서진 시계요. 이제 돌려드릴게요."
  그러자 그가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아냐! 가지고 있으면, 언제까지고 그 친구에게 얽매여서 살 것 같아. 그건 그냥 아가씨가 가지도록 해."
  "아... 네, 감사합니다..."
  일단 무턱대고 받긴 했지만 부서진 시계를 어디에 쓰나 하는 표정이 책벌레 공상가의 얼굴에 떠오르자 당신이 쿡쿡 웃으며 그녀에게 말한다.
  "행운의 마스코트잖아요. 언젠가 선배님의 목숨을 지켜줄 지 누가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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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기록

#3.안문숙의 증언서 "비를 싫어하는 이유:화재 사고"
                 [안문숙이 어릴때 집의 큰 화재로 가족을 모두 잃었다고 증언.]

#5.미닫이식 문의 구멍
                 [그을음이 없으며, 사람의 가슴 정도 되는 부위에 2cm직경으로 구멍이 뚫려 있다.]

#9.고장난 손목시계
                 [총탄이 박혀서 멈춰 있다. 멈춰있는 시간은…유감스럽지만 보이지 않는다. 박살이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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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벌레 공상가 님
  후후 사진을 도저히 구하지 못해서 (그리는 것도 실패!! 무려 6번이나...) 이런식으로 살짝 피해갔답니다~

  매니아 님
  흐흐흐 너무 빠르잖아요;;;

  -SoLaR-  님
  진범이야!! 진범이라고!!!!!!(절규)

  외로운 갈매기 님
  새로운 시스템!! 크하하 몽땅 태클이다!! 라는 작전입니까(대략 멍해졌다)

  갈가마스터 님
  음... 좀 지나친 것 같지만 진짜 우연이었죠. 기자 id님이 사건을 보고 사진을 조작한 건.(도대체 어떻게 조작했는지는 나오지 않습니다;)

  영원전설 님
  또 다른 압권 코멘트를...;

  Monami。 님
  게스트! 흠... 검사는 어떨까요?

          
  





  지지난 회의 서브문제 당첨자(?)


    "그러므로 범인은 바로!"
  당신은 손가락을 내밀고 안문숙에게 삿대질을 한다.
  "…책벌레 공상가씨입니다!"
  순간 고요해지는 법정. 그리고 난 다음 당신은 천천히 뒷머리에 손을 올려놓고 헤실헤실 웃는다.
  "……농담입니다."
  그다음에 날아드는 철제 메카닉 인형 연타와 간간히 머리를 정통으로 맞추는 재판관의 망치……. 도중에 초록색 중절모도 끼여 있었다고….

  -영원전설님의 의견이었습니다!!-




  <<에피소드 2 예고>>


  공항으로 나가서 기다리던 당신과 책벌레 공상가……, 그러더니 난데없이 검은 승용차가 한대 나타나 책벌레 공상가를 들이박고는 사라진다. 다행히 다치지는 않았지만 그때와 때를 맞춰 입간판이 공상가의 바로 옆에 쿵하고 쓰러진다.
  우연일까? 쉬기 위해서 방송국 스튜디오에 견학간 당신들은 그만 폭우에 갇혀서 하룻밤을 묵게 되는데..
  목숨이 위급하다, 누군가에게 시시각각 위협받는 공상가와 때를 잘못 맞춰서 한국에 온 세이니, 당신에게 칼을 갈고 있는 아란, 원하는게 뭔지 다시 또 접근한 id세상. 언제나 가면을 쓰고 다니는 어린이 TV프로의 주인공 크레시스, 크레시스의 매니저- SoRaL.



믿지 말라.

  "유리컵에 독을 탔어."

폐쇄된 스튜디오에서 누군가가 그녀를 노리고 있다...




  "내가 언니를 죽인거야?"
    
…그리고 비극은 세이니의 귀환과 함께 시작이었다.







  에피소드 2는 아마도 재판형식으로 가지는 않을 것 같네요.
  재판으로 가면 도대체 얼마나 길어질지 -_-...
  현장조사파트만으로 이루어 질 지도 모릅니다~
  후후, 에피소드 1 끝입니다.

  그동안 미흡한 글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야;;)



  끄응. 일단 에피소드 2에 대해 구상 정도만 해놓은 정도고,.. (그래서) 언제 다시 에피 2가 시작될지는 모르겠네여~~ 하하하~~[......]

  oTL. 죄송합니다.

  
  아, 그리고 저거 졸면서 쓴거라서 이상한 문장이 많네요. 조금 수정했습니다만 더 남아있을듯...
  매니아의 증언부터 추가했으니, 수정 되기 전에 보신 분들은 매니아 님의 증언부터 보시면 될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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