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꿈
언젠가 부터 그런 꿈을 꿔...
뭔가 폭발해. 그냥 그런 거 같은 게 보여. 아니, 느껴져.
그리고 목마― 불타고 있는 목마 인형이 보여. 가슴이 굉장히 아파.
그렇게 아픔이랑 두려움이 알 수 없는 영상이 나중에는 뒤섞여버려서 뭐가 뭔지 알 수 없게 되버려.
그리고 뭔가에 놀라서 벌떡 일어나면 5시야. 다시 자려고 해도 잠이 오질 않아. 아니, 어쩌면 자기 싫은 건지도 모르지.

그렇게 내 하루가 시작되는 거야.  




#1.학교
“자, 오늘은 미리 예고했다시피, 경찰서에서 오신 형사님이 청소년 범죄에 관한 특별 지도를 해 주실 거예요.”

은진은 일일교사가 된 형사에게 조심스레 자리를 비켜준다. 은진은 자기도 모르게 미소짓는다.
자기 옆에 서 있는, 저 형사가 자신의 남자친구라는 게 이토록 자랑스러울 수가 없다.


“강력반 김진우라고 한다.”
   남자친구는 아직까지 잘 해나가고 있다. 마약에서 오토바이 사고에 대한 설명까지 능숙하게 해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학교 폭력에 대한 설명 중 폭행사건 시 형량에 대해 설명하는 중이었다.




그때였다. 교실 문이 열리더니, 누군가가 들어왔다.
"아, 이도진이라는 아인데, 코피가 나서 잠시 양호실에 갔었어요."
은진이 재빨리 진우에게 말한다.



“어이, 이도진! 또 코 팠냐?”
“어제 밤에 또 열나게 CD구워댔지?”
아이들은 저마다 한마디씩 한다. 분위기는 금세 소란스러워졌다.



진우는 멋쩍게 자리로 돌아가는 도진을 뚫어질 듯 노려본다. 옆에 서 있는 은진까지 오싹해질 정도로. 수업시간을 방해해서 그런가? 혼자 중얼거리던 은진은, 자기 생각이지만 너무 어처구니없어서 픽 웃어버린다.



“저 자식 혈액형이 뭐야?”
난데없이 진우가 묻는다.
“어, 어? 무슨 소리야, 난데없이.”



“빨리 말해.”
짧고 강하게, 소리는 작았지만 충분히 위협적인 말투. 은진은 갑자기 소름이 돋았다. 자기도 모르게 움츠러드는 느낌. 애인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형사의 목소리―. 왠지 불안해졌다.




“AB형…”
“PH-?"
진우가 그 뒤를 잇는다.


“어, 어떻게 알았…”
“저 녀석 친척이나 주변 사람 중에 신이안이나 신주하라는 사람있어?”
“아, 아니. 그런 걸 내가 어떻게 알겠어. 적어도 조부모님이나 부모님이랑 형제 중엔 없어.”
“아버지 이름이 뭔데?”
“이석현.”



은진은 자기도 모르게 떨리는 자신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여전히 도진에게 시선을 고정하고 있는 진우를 바라본다. 왜 그런 걸 묻는 거지?


도진은 문제아라는 단어랑은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모범생인 편. 그가 경찰서를 드나드는 아이였다면 모를까, 진우가 도진에게 왜 그렇게 이상한 반응을 보이는 건지, 심지어는 흔하지도 않은 그의 혈액형은 어떻게 알고 있는 건지 알 수 없었다. 뭔가 잘못되고 있었다.



“친아버지 맞아? 입양됐다던지, 어머니가 재혼해서 이름을 바꿨다던지.”
“무슨 소릴 하고 있는 거야? 내가 그런 것까지 알고 있을 리가 없잖아. 도대체 갑자기 왜 그래?”
은진은 흥분해서 갑자기 소리질러버릴 뻔 했다. 목소리가 좀 커지긴 했지만, 아이들은 자기들끼리 떠드느라, 그들의 대화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
진우는 대답이 없었다. 계속해서 도진을 노려보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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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배경은 대충 가까운 미래 아니면 현재입니다.
호주제 폐지가 됬을 경우니까 가까운 미래가 더 어울릴 듯..
으아.. 너무 다들 조회수가 높으셔서 떨리네요.. 너무들 대단하신.. ㅠ..
긴 거 끝까지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하구요..
성실연재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