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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추리 미스테리 파일 -ZERO-(6)

2006.04.22 01:51

생각하는소녀 조회 수:63 추천:1

extra_vars1 성역살인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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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RCLE 1. 성역 살인사건(6)

이미 보물을 찾는 일은 뒷전으로 미뤄지게 되어버렸다.
어느 덧 시계는 오후2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도 민준기의 죽음에 사람들은 침울해져 있었다. 현석도 살인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에 귀신에 홀린 듯 아무런 생각도 못하고 있었다.

“난 내 방으로 돌아가겠어. 이젠 아무도 믿지 않아. 저기 김현석이란 녀석의 말대로라면 이 중에 범인이 있는거니까. 나중에 저녁식사 때 내려오겠어.”

그 때 강인철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 그러자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했는지 강인철을 따라 각자 자기 방으로 돌아갔다. 결국은 남은 사람은 현석과 소연, 그리고 조영훈만이 남아 있었다.

“휴우.......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이야.......”

조영훈은 침울하게 말했다. 그 때 현석은 뭔가 생각해냈는지 조영훈에게 말했다.

“조영훈씨, 여쭤볼게 있는데요.?”

“....... 왜 그러시죠?”

“민준기씨의 살인 사건. 아무래도 이해가 되지 않아서요. 혹시 210호가 다른 방하고 다른 점이 있나요?”

“그런 건 없습니다. 여기 모든 방이 구조가 똑같아요. 여기 제 수첩에 있으니까 참고 해보세요.”

현석은 조영훈이 내민 수첩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거기에는 저택의 구조와 방향, 그리고 사람들이 묵고 있는 방 호수도 적혀있었다.(그림참조)
하지만 아무리 봐도 현석은 이상한 점을 전혀 알 수가 없었다.
민준기의 전화상의 말로는 분명 자신은 210호에 있다고 했다. 하지만 거기에는 확신이 있었으므로 어떤 단서가 있었을 것이다.
순간 거기까지 생각한 현석은 갑자기 어떤 생각이 떠올랐다.
혹시 범인은 다른 방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은 아닐까.
210호가 아닌 다른 방에 납치한 민준기에게 210호라고 확신할 수 있는 그 단서를 놔두고 전화할 때까지 기다린다.
그리고 민준기가 자신이 210호에 있다고 다른 사람에게 알리고 나면 그 때 살인을 저지른다.
이러면 앞뒤가 맞는다. 틀림없이 이 방법을 사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김현석은 아무리 생각해도 민준기가 그 방은 210호라고 생각하게 만든 그 단서가 떠오르지가 않았다.
그렇지만 현석의 생각대로 다른 방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면 가능성이 있는 곳은 단 하나.
또 다른 빈방인 201호, 그 곳 뿐이었다.
여기까지 생각이 이른 현석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소연을 바라보며 말했다.

“소연아. 같이 가보자. 이번 사건을 조사해 보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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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하다. 앞이 분간이 되지 않을 정도로 내 몸은 어둠 속에 잠겨 있다. 민준기가 몸부림치며 죽어가던 그 모습이 눈앞에서 어른거린다. 그 차가운 얼굴, 그리고 혀를 깨물었는지 입에서 흐르는 검붉은 핏줄기, 그리고 경련하는 팔과 다리.
죽여!
죽여!
죽!
여!
머리가 아프다. 깨질 듯이 미쳐버릴 듯이 머리가 지끈거린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끝낼 수 없다.
나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지경까지 도달한 것이다. 그리고 이미 난 또 하나의 고깃덩어리를 저택의 대형냉장고에 넣어둔 상태다. 나는 방 안에서 하늘을 바라보았다. 누군가가 자신을 부르는 것 같았다. 자신을 내려다보는 듯한 하늘의 블루.
그것은 이렇게 호소하고 있었다.

그만둬........

그걸 외치는게 누구의 목소리인지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난 고개를 흔들며 그 외침에 답해 주었다.

안돼. 이미 난 헤어 나올 수 없을 만큼 빠져들었어. 이 끔찍한 살육이라는 일에.

이렇게 대답해주자 또다시 찾아오는 두통. 증오와 분노라는 이름의 저주.
나는 아픈 머리를 손으로 쥐어짜며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 저주가 내 몸을 좀먹듯 갉아먹어가고 있었다. 그런 고통이었다.

** ** ** ** ** ** ** ** ** ** ** ** ** ** ** **

현석은 천천히 201호의 문을 열었다. 방안은 210호와 다름없이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물론 여기서 범행이 일어났을 거라는건 추측에 불과했다. 하지만 아무리 방 안을 꼼꼼히 조사해봐도 210호와 다른 점이 없었다.

“그렇다는건 민준기씨가 210호라고 여길 수 있는 단서가 없다는 건가? 그럼 진짜 저주처럼 210호에서 사라진건가...”

현석은 자신 생각이 틀렸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확실히 민준기의 확신에 대한 단서가 전혀 없었다. 그렇다면 민준기는 어떻게 자신이 210호에 있다고 말한걸까.
현석은 다시 1층 거실로 내려가면서 끊임없이 생각해보았지만 이렇다 할 결과가 나오질 않았다.

“김형석군, 김소연양. 부탁 좀 해도 될까요?”

주방에서 요리를 하던 조영훈이 말했다.

“물론이죠.”

“그럼 저기 계단 옆에 대형냉장고가 있는데 거기서 갈비용 고기 좀 꺼내주시겠어요? 박스에 갈비용이라고 적혀 있으니까 금방 찾으실 겁니다.”

“네, 그러죠.”

현석은 흔쾌히 대답하고는 소연과 함께 계단 옆 냉장고로 향했다. 냉장고는 생각보다 컸다. 거의 방 하나 정도의 크기였다. 현석은 냉장고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안은 어두웠다.
그리고 냉장고의 찬 기운이 현석의 온 몸에 스며들고 있었다.
현석과 소연은 냉장고 안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조영훈이 말한 갈비용 고기를 찾기 위해서였다.

“어? 오빠. 저기 뭔가가 있는데?”

“응?”

현석은 소연이 가리킨 곳에 고개를 돌려보았다. 거기에는 사람크기만한 것이 흰 비닐에 싸여있었다.
순간 현석은 온 몸이 얼어붙는 듯한 오싹함을 느꼈다.


(숨을 쉬지 못하게 하는 저주, 그리고 추위에 얼어죽는 저주.......불에 타 죽는 저주.)


현석의 머리 속에는 전에 들었던 성역의 저주가 기억났다.
현석은 소연을 그 자리에 놔두고 천천히 그 물건을 향해 걸어갔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그 비닐을 들춰보았다.

“으아악!!”

현석은 그 끔찍한 광경에 비명을 지르며 자리에 주저앉았다.

“왜 그래, 오빠?”

소연도 현석이 본 광경을 보고 입을 손으로 가리며 소스라치게 놀랬다.
게다가 그 얼굴은 이미 잘 알고 있는 얼굴이었다.


(컨닝 페이퍼는 안돼!)
(부탁할 게 있는데.......)

그 시체는 현석과 같은 반 반장인 양예슬이었다. 현석의 머리 속에는 예슬과 있었던 일이 플래시 백처럼 흘러가고 있었다.
예슬은 이미 숨이 끊어져 있었다. 얼음처럼 차가운 냉기가 앙금처럼 그녀의 몸을 둘러싸고 있었다.
그것은 불길함의 상징이었다.
절망, 혐오, 증오, 공포, 탄식.......
그 모든 것이 담겨져 있었다.
김현석은 온 몸을 전율에 떨었다.
그 ‘성역의 사자’라는 살인범의 냉혹하고 치밀한 살인 행각에.
김현석은 주저앉았던 자리에서 조용히 일어섰다.
그리고 남은 5명 중에 차가운 살인자의 비웃음을 숨기고 있는 범인-성역의 사자에게 주먹을 꽉 움켜쥐며 마음속으로 선전포고를 했다.

-반드시 너의 정체를 바로 내 손으로 밝혀주겠다. 절대 가만 두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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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도면을 올려놓긴 했는데 그림하고는 거리가 먼 저라서 엉망이네요.
그냥 그렇다고 보세요. 후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