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추리 MENTAL -Destiny-

2006.10.30 06:44

셀레네 조회 수:179 추천:2

extra_vars1 1년 후 
extra_vars2
extra_vars3 122244-1 
extra_vars4
extra_vars5
extra_vars6  
extra_vars7  
extra_vars8  
 

No.3    1년 후




  -더 이상 운명은 바뀌지 않아.-


  -자신의 손으로 운명을 개척하며 나아간다는 건 거짓말이야.-




  [1년 후, 2005년 4월29일 14:57, 경기도 교외 지역]




  “앞으로 3분 남았습니다.”




  “모두 돌입 준비하도록!”




 27건의 살인을 저지른 남자 용의자를 파악한 경찰들은 경기도 외곽 지역에 있는 용의자의 집으로 추정되는 곳을 포위한 채로 대기하고 있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무차별 살인을 저지른 최악의 살인범 용의자의 이름은 박광경. 그의 집을 둘러싸고 있는 경찰을 지휘하는 한 남자가 무전기를 입에 가까이 댔다.




  “60초 전이다. 정확히 15시가 되면 돌입한다. 작전은 지시한대로 한다. 제 1 조는 1층 문의 경칩을 쏜 다음 문을 부순다. 2조는 최루탄을 사용하여 집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행동불능으로 만들어라. 그리고 3조는 방독면을 쓰고 집 안으로 돌입. 마지막 4조는 사다리를 이용하여 2층 창문을 통해 돌입하라. 이 모든 건 거의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네, 알겠습니다! 정형욱 계장님!”




무전기에서 대답이 흘러나왔다. 천재로 불리는 정형욱 형사는 이미 31살의 나이로 강력계의 계장이 된 후였다. 그리고 이번 작전의 리더로 출동한 것이었다. 형욱은 손목의 시계를 1초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눈도 깜박이지 않고 바라보았다.




  “10초 전. 전 대원 준비하라. 7초, 6, 5, 4, 3....”




순간 주위가 긴장감이 돌고 그 어떤 소리도 침묵했다. 그저 정형욱의 카운트 다운만이 무전기에서 들려올 뿐이었다.




  “3...2....1.... 지금이다! 돌입하라! 돌입하라!”




 정말로 잘 짜여진 각본처럼 작전 수행하는 대원들.


작전 성공까지는 그다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2005년 4월 29일 18:00, 서울 경찰청 취조실]




 작전은 성공적이었다. 정보대로 살인범은 그 집에 있었고 생포에 성공한 것이었다. 그 증거로 취조실에는 정형욱과 김진혁 형사 1명, 그리고 수갑을 차고 있는 살인범 박광경이 있었다.




  “처음 10건은 교살 및 폭행 강도 살인, 그 후 17건은 나이프로 목을 한번에 베어 살인. 현재 밝혀진 것은 이 정도입니다. 그리고 목격자에게 들어본 바로는 사건 현장에는 이 자가 반드시 목격되었다고 합니다.”




 김진혁 형사가 형욱에게 보고서를 읽어 주었다. 형욱은 오른손을 턱에 갖다대고 흠- 하고 생각에 잠겼다. 그에 비해 용의자인 박광경은 그저 멍하게 벽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형욱은 힐끔 박광경을 바라보고는 입을 열었다.




  “처음엔 단순한 강도 살인이었다가 나중에는 숙달된 솜씨의 무차별 살인이라....... 어째서인지 핀트가 맞질 않는군?”




 질문 아닌 질문을 받은 박광경은 그다지 흔들리지 않았다. 그저 아까부터 벽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처음 강도 살인 때는 피해자가 저항한 흔적이 있지만 나머지 17건은 저항한 흔적도 없어. 그렇다는 건 이건 너 혼자만의 범행이 아니라는거지?”




 계속 묵묵부답이었던 박광경도 이 질문에는 살짝 몸이 움찔했다. 이것은 눈치 챈 정형욱은 속으로 확신을 심었다.


살인은 이 자가 했을지는 몰라도 그걸 가르치고 유도한 자가 있다. 틀림없다.


형욱은 때를 놓치지 않았다.




  “너는 나머지 17건은 무엇 때문에 살인을 한 거지? 그들은 금품도 빼앗기지 않았어. 그건 누가 의뢰를 한 것이 아닌가?”




 형욱은 질문을 마치고 박광경을 가만히 살폈다.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던 박광경이 서서히 입을 열었던 건 그 때였다.




  “.......아이....”




  “아이라고?”




  “그래. 그건 어린애? 아니야. 어른도 아니고.......”




이게 무슨 헛소리를 하는거야?


형욱과 김진혁 형사는 인상을 찌푸리며 그의 말을 듣고 있었다.




  “나도 그가 누구인지 몰라. 그래........ 그는........”




말을 잇다가 갑자기 몸을 부들부들 떠는 박광경. 그것을 보고 형욱은 이 사건이 뭔가 있다고 직관적으로 느꼈다. 그리고 긴장감이 형욱의 눈에 서렸다.




  “그......그는 유다야. 악마 유다.......”




  “유다?”




유다라면 성경에서 나오는 그 배신자를 말하는 것인가? 예수를 팔았다는 그 유다를 말하는 것인가?


형욱은 몸을 살짝 앞으로 내밀었다.




  “유다라니. 그 시카리우스 유다를 말하는 건가?”




  “그래. 틀림없이 그다.”




 형욱은 그의 말을 듣고 조금은 어이가 없었다. 그의 뒤를 봐 주는자가 이단 종교인가?


그 정도 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형욱은 더 이상 취조를 해봤자 소용없을 것 같아 자리에서 일어났다.




  “취조는 내일 다시 한다. 이 녀석 쳐 넣어둬.”




형욱은 김진혁 형사에게 명령하고 의문을 뒤로 한 채 취조실을 나섰다.




  


  [2005년 4월 29일 23:40, 형사과 강력계 사무실]




사무실에는 형욱 혼자 있었다. 다들 잠복근무을 나가거나 퇴근을 해서 사무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곳에서 형욱은 생전 보지 않았던 성경책을 읽고 있었다.




  “유다..... 시카리우스, 유다.......”




시카리우스란 라틴어로 살인자 또는 암살자라는 뜻이다.


형욱은 그에 대한 성경 내용을 찾아 노트에 옮겨 적고 있었다. 누가 들으면 박광경이 미친 소리를 늘어놓았다고 생각하겠지만 형욱에게는 틀렸다. 작은 단서라도 있으면 반드시 거기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31살의 나이에 강력계의 지휘자가 된 것이다.




  “흠..... 성경에 있는 건 이 정도 인가?”




형욱의 노트에는 유다와 관련한 내용이 빼곡히 적혀있었다.


이 시시한 내용 중에서 형욱은 한 소절이 문득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




  내가 너희 열 둘을 택하지 아니하였느냐. 그러나 너희 중 한사람은 마귀니라.


         - 요한복음 6 : 70 -




마귀....... 이것은 유다를 뜻한다는 건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실이었다.




  <유다야........악마 유다!>




  “유다인가..”




형욱은 가만히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 있을 때 갑자기 고요한 사무실에서 전화벨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