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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추리 죽음의 예고장 2부

2007.03.07 03:45

DRAGUNOV 조회 수:255 추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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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다음 날. 용의명단이 다 만들어졌다는 소식을 듣고 나는 급히 경찰청으로 향했다. 경찰청의 문으로 들어가자 혼다 경감님이 나를 반겨 주셨다.


“오! 왔군. 마침 용의자들을 모두 불러 모았네.”


“그렇습니까? 모두 몇이나 됩니까?”


“세 명이네. 그런데........ 사건 시간에 그들 중 누구도 알리바이가 없는 사람이 없어. 참 난감한 상황이지. 증거도 없고, 증인도 없고, 기껏 용의자들을 찾으니 이제는 용의자들 알리바이도 탄탄하니까 말일세. 사건의 진전이 없는 것 같아.”


“그렇군요. 제가 들어봐도 되겠습니까?”


“아니, 그럴 필요 없어. 들어 봤는데 아무것도 쓸모없더라고. 뭐 딱히 다른 것을 물어볼게 있는 건가?”


혼다 경감님의 물음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네. 용의자들을 하나씩 불러 심문케 해주지.”


혼다 경감님은 용의자들을 부르러 갔다. 그 동안 나는 심문할 준비를 했다.


첫 번째 사람이 들어왔다. 이름은 가토와키 다츠히코란 남성으로 의뢰인과 마찬가지로 약간 소심해 보이는 뚱뚱한 사람이었다.


“앉으세요.”


내가 정중하게 말했다.


“저........ 나는 아까 형사님들에게 다 말했습니다만?”


“저는 조금 다른 것을 묻고 싶어서 불렀습니다. 피해자들은 모두 알고 계시겠죠?”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피해자들은 평소 친한 사이였습니까?”


“네. 아주 절친한 사이였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학교에서 평이 좀 안 좋았어요. 나쁜 일은 저들이 다 했거든요. 그들은 그러니까........ 그 당시 소심했던 아카마츠를 끌고 다니면서 갖은 일은 다 했어요.”


“그럼 아카마츠씨는 폭행을 당한 겁니까??”


“아뇨. 그 녀석들은 이상하게 아카마츠에게 호감이 있었어요. 뭔가 끌고 다니면서 저들의 부하나 동생 같은 걸 만들고 싶어 했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이치로라는 사람은 아십니까?”


“이치로요?? 흐음....... 잘 모르겠는데요? 제가 중간에 전학을 가서 그럴지도 모릅니다.”


나는 끄덕였다.


“협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상대는 마치 ‘이걸로 끝?’ 이라는 표정으로 나를 잠시 바라보다가 이내 인사를 하고 나갔다. 다음 용의자는 타치미 아오코 ‘아’자가 들어간다. 이 사람은 용의자이기 전에 살인 대상도 되는 인물인 것 같다. 들어오라고 하자 몸에 가죽 재킷을 입은 여성이 들어왔다.


“무슨 일이지?”


입에 담배를 물고 화장을 짙게 한 것을 봐서는 점잖은 사람은 아닌 것 같다. 내가 미쳐 앉으라는 말을 하기도 전에 그녀는 자리에 앉고 다리를 꼬아 나를 지긋이 바라보았다.


“지금부터 제가 하는 말에 대답만 해주시면 됩니다.”


“나는 아까 다 말했는데?”


“지금 것은 조금 다른 질문입니다. 이번 사건의 피해자들을 아실거라 생각합니다만 그들에 대해 예기해 주실까요?”


그녀는 잠시 생각을 하더니 담배꽁초를 바닥에 버리고는 대답했다.


“물론 알고 있지. 나는 그 녀석들과 자주 다녔으니까. 아..... 아카마츠나 아키라도 함께 다녔으니까.”


“친한 친구들이란 건 알겠습니다만, 왜 하필 모두 이름 앞에 ‘아’자가 들어가는 겁니까?”


“그 애들은 친구라기보다는 불량서클에 가까웠어. 그리고 이름 앞에 ‘아’자가 들어가는 사람만을 고집했지. 그래서 아카마츠를 강제로 대려 왔고 말이야.”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혹시 이치로라는 사람을 아십니까?”


‘이치로’라는 이름이 나오자 그녀는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 몰라. 그딴 이름 따윈.”


그리고는 나가버렸다. 뭔가를 숨기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다음은 마지막으로 이소베 히데키 라는 남자였다. 아주 건장하고 멋진 외모를 가진 남성이었다. 키도 다보다 조금 컸다.


“무슨 일입니까?”


허스키한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남자인 나도 반할 것 같은 거의 완벽에 가까운 남자였다.


“앉으시죠. 잠시 질문할 사항이 있습니다.”


그는 군소리없이 앉았다.


“다른 사람은 약간의 이의를 제기하던데........ 당신은 그런 감이 없군요?”


“제가 범인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많은 도움을 주어서 내 무죄를 증명하여야 하는 것 아닌가요? 진범을 찾으면 내 혐의도 풀릴 거니까. 뭐든지 물어 보십쇼.”


왠지 말이 잘 통할 것 같은 사내였다.


“방금 전 두 사람에게 피해자들에 대해 예기를 충분히 들었습니다. 그래서 당신에게는 제가 해답을 못 찾은 한 가지만 묻겠습니다. ‘이치로’라는 이름을 아십니까?”


그는 잠시 고민하더니 생각났다는 듯이 내게 말했다.


“아....... 기억이 납니다. 너무 소심한데 집은 엄청 잘 사는 부자였어요. 그래 따돌림을 당했었습니다. 이지매 당했다는 소리는 들어 본 적은 없고요. 아! 그리고 아사쿠라 놈들에게 자주 불려 가는 것 같았습니다. 놈들 불량 서클 같은 걸 했었으니까요. 그래서 더 싫어했던 겁니다. 아이들이”


“그걸로 충분합니다. 이제 나가셔도 좋습니다.”


히데키씨가 나갔다. 용의자들의 심문이 끝나자 혼다 경감님이 들어오셨다.


“뭘 그렇게 쓸데없는 질문을 한 거야?”


혼다 경감님이 약간 화나신 말투로 나에게 말했다.


“혼다 경감님. 아카마츠씨를 이쪽으로 대려와 주세요.”


“왜?”


“그 사람에게 들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혼다 경감님은 의야해 하면서도 알겠다고 하며 나갔다. 곧 내 의뢰인이 들어왔다.


“무.... 무슨 일이죠?”


“당신에게 들을 것이 있습니다. 앉으시죠.”


그는 자리에 앉았다.


“이제부터 당신은 내게 이치로씨에 대한 예기를 해 주셔야 합니다.”


내가 그를 약간 째려보며 말했다.


“나.......나는 그런 사람은 몰라요.”


“과연 그럴까요?”


“무......무슨.......”


“당신은 그를 알고 있었을 겁니다. 왜냐면 당신은 불량 서클에 있었으니까요. 바로 피해자들이 만든 서클에 말입니다. 그 증거를 아오코씨가 증명해 줄 겁니다.”


“하아...... 그래요. 저는 강제적으로 불량 서클에 가입했었습니다만....... 그게 어쨌다는 겁니까??”


“불량 서클과 이치로는 관계가 없다고 예기하고 싶으신 겁니까?”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치로씨는 학창시절 당신들의 불량서클의 아사쿠라등에게 자주 불려갔었기 때문에 당신이 그를 모를 리가 없다는 겁니다!”


아카마츠씨가 약간 놀란 듯 움찔거렸다. 그러나 이내 고개를 끄덕이더니 입을 벌렸다.


“네. 맞습니다. 이치로는 자주 서클에 왔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 아이도 서클의 회원이었으니까요.”


“서클의 회원이었다고요? 그 소심하다는 사람이??”


“저도 성격은 소심합니다! 하지만...... 그 애들이 강압해서 끌려 갈 수밖에 없었다고요. 그래도...... 그 애들은 우리에게 잘 해주었고 그래서 우리는 그들을 따른 겁니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런 거짓말은 안 통합니다.”


그는 약간 놀란 기색을 보였다.


“당신은 거짓말을 하고 있습니다. 이치로씨가 그 불량서클의 회원이었을 리가 없습니다. 그 증거는....... 그 불량서클의 특징에 있습니다.”


“무.......무슨 소리죠?”


“당신의 서클은 공통점이 뭐라고 생각합니까? 그건 앞 글자에 ‘아’자가 들어갑니다. 그리고 그 서클은 아마 같은 반의 모든 앞에 ‘아’가 들어가는 아이들을 클럽에 넣을려고 했을 겁니다. 그래서 당신도 강제적으로 들어간 거죠. 그런데...... 맨 앞 글자가 ‘아’가 아닌 ‘이’치로 씨를 클럽에 넣었단 말입니까?!”


그의 얼굴은 더욱 창백해졌다.


“당신과 아오코씨는 이치로씨에 대해 숨기고 있어요.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뭔가 양심에 찔린 일을 했다는 거겠죠. 혹시......... 이치로씨를 불러서 이지메를 한 것 아닙니까? 혹시 죽었다거나......”


마지막의 말이 결정타였다.


“거기까지 조사하시다니 대단하시군요....... 이치로는...... 저와 같은 반이었고 짝이었습니다. 그리고 ........ 그 아이는 우리에게 이지메를 당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내키지 않아서 직접적으로 괴롭히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아이는 저에게도 악한 감정이 있었을 겁니다. 짝임에도 불구하고 저는 그 아이를 구해주지 못했어요. 위험에서........ 그리고 ........ 그 아이는 자살했습니다. 그게....... 제가 아는 전부입니다.”


아카마츠씨는 물을 한 컵 마시더니 다시 말을 계속 했다.


“무섭습니다......... 하나하나 전의 불량클럽의 동료들이 죽어갈 때마다 저도 언젠가는 살해당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제 몸을 휘감았습니다. 누군가가 이치로의 복수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도 언젠가는 죽을 지도 모른단 말입니다.”


그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몸을 휘감고 있는 공포에 지배당하여 덜덜덜 몸을 떨고 있었다. 나는 이쯤에서 심문을 그만 둘 필요성을 느꼈다.


그날 밤 9시가 되어 잠자리에 들려는 나를 깨우는 벨소리가 들려왔다. 아카마츠씨가 거신 전화였다. 아마도 혼자 주무시기 불안했던 것 같다. 우리는 거의 2시간을 수다를 떨다가 잠에 빠졌다.


그 다음날. 아카마츠씨에게 또 다른 편지가 왔다.


< 이치로에게....


오늘도 좋은 꿈 꿨니? 그래. 너를 죽인 놈들의 복수를 하나하나 해주고 있으니까 말이야. 이치로....... 아오코를 죽일 거야. 그 아이도 용서할 수 없어. 7일 밤 9시에 그녀를 죽일 거야. 슬퍼하지 않아도 돼! 그 아이는 너를 버렸어!


2024년 4월 6일>


어젯밤의 일인 듯 했다. 분명 경찰들의 호위를 받고 있었을 터. 하지만 죽어버린 것이다. 시체는 근처 바닷가에서 발견 되었는데, 모래사장에 단단하게 말뚝이 박혀있고 그 말뚝에 단단히 줄을 매달은 후 그 줄을 시체의 목에 매달았다. 시체는 물에 떠밀려 이리저리 굴러다니고 있었다. 밧줄 때문에 이리도 저리도 못가고 그저 흐느적거리기만 했다. 사인은 후두부를 둔기로 가격 당했고, 바다에서 있었고 이리저리 굴러 다녀서 어느 방법으로 정확한 사망추정시각을 알아낼 수 없었다. 다만 편지의 내용으로 보아서 9시에 죽음을 당했음이 틀림없었다. 그 전의 사건도 피해자의 사망시간과 편지의 시간이 동일했었다. 그것으로 미루어볼 때 범인은 계획을 아주 잘 짜는 영특한 자임이 틀림없었다. 무엇보다 이런 곳을 혼자 나올 수 있었는가? 도대체 경찰은 이때까지 뭘 했단 말인가? 나는 경찰들의 증언을 들어보기로 했다.


“그게...... 아오코씨가 갑자기 친구와 중요한 약속이 있다고 해서요...... 언제 들어올지 모르니까 따라오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호위를 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만약에 따라오면 자신을 폭행했다고 고발하겠다.’는 어이없는 협박을 하기에 ‘정말 싫은가 보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따라가지 않았습니다. 아마 중요한 일이 있었겠지 싶어서 기다리다 전화를 걸어 수색을 부탁한 겁니다.”


“그 때가?”


내가 물었다.


“한 8시 30분 쯤 입니다.”


아마 범인의 협박 전화였음이 틀림없다. 혼자 나오라고 해서 그냥 혼자 나갔을 테고 범인의 전화임을 알면서 나간 것을 보면 아마 범인은 ‘너만은 살려 주겠다’라고 하지 않았을까? 어쨌든 아오코씨는 8시 30분에 나갔다. 해변까지 거리는 한 20분 거리 그리고 9시에 살해당했다. 준비를 마치고 범인은 돌아갔고, 증거는 물에 씻겨 사라졌을 것이다. 역시 이 사건 또한 증거가 남지 않았다. 물에 다 씻겨 버렸으니 남을 것도 없었다.


지금까지의 사건들. 모두 편지에 적힌 대로 살해당했다. 또 알 수 있는 점은 이치로라는 사람과 아오코씨는 연인이었다는 것. 그리고 동기도 있다. 이지메로 인한 이치로라는 사람의 자살에 대한 복수. 그리고 남은 사람은 의뢰인 아카마츠씨와 현제 위치를 찾을 수 없는 아키라씨. 하지만..... 곧 아키라씨도 살해당하고 말았다. 그것은 도쿄에서 열차를 타던 도중 교살을 당한 모양이었다...... 아오코씨가 죽은 지 4일 째 되던 날....... 그것도..... 역시나 편지와 같은 시간에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