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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추리 나무와 소녀와 악마

2007.02.25 09:04

Asua_ 조회 수: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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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추운지방에서 한아기가 태어났습니다.


그녀는 어렸을 적부터 도전정신이 강했습니다.


하루는 부모님을 따라 어느 악단의 연주회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을 본 아이는 피아노를 배우고 싶어 했고,


피아노를 배웠고, 피아노에 소질이 있어 장차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었습니다.


그러던 중 무슨 이유에선지 소녀는 부모님의 만류와 잔소리에도 불구하고 피아노를 그만두었습니다.


왜냐하면 소녀는 이제 잘하게 된 피아노가 질려 버렸거든요.




소녀는 부모님과 함께 아침을 먹으며 라디오를 듣고 있었습니다.


아름다운 교향곡이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소녀가 계란말이를 포크로 집어 들자


라디오에서 피아노연주가 악센트를 주는 부분이 시작되었습니다.


소녀는 포크를 내려놓고 라디오의 채널을 바꾸었습니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은 맨손으로 사나운 육식동물을 잡고 정글에서 나무를 타면서 생활하는 20세기의 타잔을 모셨습니다.”


소녀는 라디오의 사회자가 말을 채끝내기도 전에 밥을 두 숟갈정도 남기고 잠옷 바람으로 밖으로 헐레벌떡 뛰어나왔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정원에서 가장 큰 나무를 골라 그 앞에 섰습니다.


그리고 나무를 노크하듯이 세게 두 번 두드리고 말했습니다.


“네 위로 올라갈게 잠시 기다려.”


과연 그녀는 무슨 생각일까요. 아마 라디오에서 소개된 20세기의 타잔을 따라해 보려는 것 같습니다.


그 밑에서는 사람이라면 한 번도 보지 못하였을 사납게 생긴 악마들이 몰래 숨어 이야기했습니다.


“그녀를 죽이자.”


“피를 뽑아먹자.”


“살을 찢어먹자.”




그러나 악마는 대화만 나누다 돌아가 버렸습니다. 왜냐하면 악마들은 너무 작아서 그녀를 해치지 못했거든요.


그래도 방심하면 안 됩니다. 그들은 작지만 교활한 악마니까요.




그녀는 드디어 나무에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여자이기 때문에 나무에 오르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다행히 잔가지가 많은 나무였기 때문에 오르기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습니다.


굵고 튼튼한 가지는 밟아 오르고, 얇고 허술한 가지는 부러뜨려 버렸습니다. 가는 길에 방해가 되기도 했지만 아무이유 없이 부러뜨려버리기도 했습니다.


이제 정상이 얼마 남지 않았군요.




그러나 그녀는 정상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몸이 너무 지쳤거든요. 3미터정도를 놔두고 기력이 다했습니다. 이제 오르지도, 내려가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이대로 좋았습니다.




소리칠 힘도 없습니다.




그녀는 이제 지쳤습니다.


그는 죽습니다.


이분은 죽었습니다.


죽기 전에 꼬르륵 소리를 두 번 냈었지만 가엾게도 아무것도 먹지는 못했었습니다.




“피를 뽑아먹자.”


“살을 찍어먹자.”


“구워먹자.”


“가마솥에 쪄먹자.”


“뜨거운 물에 데쳐먹자.”




악마가 살며시 그녀에게로 다가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