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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추리 미친건 세상이다(1)

2008.09.26 08:39

엑스트라 조회 수:853 추천:1

extra_vars1 피에 젖은 마스크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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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시우 시작!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히히히히히킬킬킬킬킬킬킬킬킬킬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아 재미없다.


 


 


“소희야, 오늘뉴스 봤어? 정말로 큰일이 났었어. 그게 있잖아. 그게 말이야. 이번엔 11살밖에 안된 여자애의 입을 누군가가 찢어 놨다는 거야! 정말 잔인하게도. 아 정말! 그것도 전번보다 5cm이나 더 길게 찢어놨는데,  그게 귀까지 상처가 났었다든가? 어쩜. 그래서 엄청나게 끔찍한 몰골이었다고 해. 도대체가. 어찌된 게 이번 주만 해도 벌써 3번째야. 경찰이 아무리 수사능력이 없어도 이 정도가 될 때까지 범인을 못 잡는 게 말이되?  이래서야 정말 경찰을 믿고 밤에 돌아다닐 수나 있겠어? 세금이 다 아깝다. 무서워서 정말. 게다가 이번에는 우리 동네에서 일어난 건데! 광주 말이야!”


“그렇게 걱정할 것 없어. 은영아.  지금도 계속해서 경찰이 수사를 하고 있고 그렇게까지 살인을 저질렀으니 이젠 잠복 할만도 하잖아.  게다가 이젠 경찰 수만의 문제가 아니잖아? 질이 달라졌으니까. 아무튼 EP(ELITE POLICE)가 나섰으니까 말이야. 함부로 행동을 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거기서 준비한 전략은 그야말로 극비에 최강에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완벽 그 자체니까. 저승사자의 만남이라고 할 만큼이니 다 말한 셈이잖아. 그리고 분명 살인을 저지르는 도중에 실수해서 남긴 단서들도 많이 있을 가능성이 있잖아. 그만큼이나 살인을 했으니 말이야. 신이 아닌 이상, 이 좁은 공간에 더 이상 도망갈 데도 없지.”


 


8시도 안된 아침부터 무서운 이야기를 하는 여학생 둘이었다. 민지와 소희. 그러고 보면 둘은 정말로 이런 것에 관심이 많구나 하고 생각하게 된다. 정말로 감탄한다. 여자들이라면 내 상식상에서 생각할 때는 입이 찢어졌다니 살인이 났느니 하면 악을 지르거나 놀라자빠지는 게 보통인데. 그런데 오히려 매일같이 범죄수사 오타쿠들같이 오늘 사건이 터졌다하는 일은 전부 말하고 토론을 한다. 제인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이 생각난다. 여성은 여성이기 때문에 여성의 의미로만 받아들이면 안 된다. 언제까지나 여성을 특별 취급하는 건 버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덕분에 뉴스도 신문도 잘 보지 않는 나인데도 최근 살인사건에 대해서만큼은 빠삭하게 알게 된다. 좋은 건지 나쁜 건지를 제쳐두고서라도 방금 전의 이야기는 상당히 흥미로운 이야기다. 요새 유명한 ‘빨간 마스크사건’ 소식은 많이 들어 봤지만, 설마 또 살인사건이 일어났을 줄은 몰랐다.


 


빨간 마스크 사건. 그 사건이름의 유래는 이렇다. 언제부터인가 빨간 마스크라는 유행은 우리나라를 휩쓸어서 이제는 입이 찢어진 여자인 그녀는 어린이들과 청소년들, 심지어는 웬만한 어른들까지도 잘 알고 있는 현대판 귀신이다. 어느 일본 사이트에서 인상착의를 소개해준 바는 이와 같은데-긴 머리에 갈색코트 그리고 피에 젖은 빨간 마스크를 입에 쓰고 다닌다. -참 이상한 차림새를 한 귀신이다. 이 이상한 차림새의 귀신이 밤길에 사람을 만나면 자신의 찢어진 입을 보여주면서 ‘나 예뻐?’라고 물어본다고 한다. 그런데 솔직히 ‘거울은 보고 다녀?’라고 하면 확실하게 입을 찢어준다고 한다. 정말로 다혈질인 녀석이다. 헌데 더욱 놀라운 건 ‘예뻐요.’라고 말하더라도 예외 없이 찢어준다는 것이다. 정말로 봐주는 게 없는 귀신이라고 생각한다. 애초에 그러면 왜 물은 건데? 하지만 그러고 보면 세상에서도 그와 같은 일이 참으로 많으니 귀신이 그런다고 내가 뭐라고 할 수 있는 일인가. 그건 공평성에 어긋난다고 해야 할까. 하하. 그런데! 바로 이 귀신이 현실세계에 나타났다고 한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차림새부터 범행동기까지 닮은 그야말로 빨간 마스크가 밤중에 거리를 배회하면서 당신께 ‘나 예뻐?’라고 묻는다고 생각할 수 있겠는가. 이거야 말로 구운몽의 허황된 꿈보다 더한 게 아니고 뭔가. 그나마 그 꿈은 부귀영화라도 누리지, 여기서 누리는 건 공포뿐이다. 최악이다. 그런데 이 경우는 현실이다. 확실히 현실적으로 전국적으로 살인행위가 지금까지 해서 5건이나 일어났다. 울산에서 2건, 부산에서 1권 대구에서 1건, 그리고 민지에 말에 따르면 이번에 광주1건까지 합쳐서 총 5건. 대대적인 살인광이다. 살인된 사람은 전부 여자로 대체로 20대 아래정도이다. 빨간 마스크처럼 미모에 대한 불감증이라도 있는 것처럼 살해된 여자들의 외모는 보통 이상이었다. 그야말로 모방이 아니면 진짜라고 볼 수밖에 없는 짓거리였다. 아무튼 그 특이한 도시전설과 살인사건의 상황이 너무나도 절묘하게 맞아떨어져서 그에 맞게 다한 일보에서 한 기자가 쓴 ‘빨간 마스크 살인 사건’이라고 쓰게 되었는데, 바로 그게 이 사건이름의 유래이다.




어느새 지겨운 고등학교 생활의 끝. 정확히 말하면 방과후일뿐이지만, 벌써 10시나 된 시간으로 그다지 기쁨보다는 내일의 고통이 아련히 느껴진다. ‘내일도 이곳에 와야 한다니.’ 내게는 학교란 그야말로 감옥과 같은 곳이다. 기쁨도 슬픔도 괴로움도 고통도 아무것도 없는 곳이다. 그거에 대해선 그다지 할 말도 없다. 아침에 왔던 커다란 철로 된 교문을 지나간다.


경비아저씨가 째려보듯 날 쳐다본다. 그 째려보는 시선을 애써 피했다. 그러다가 어제저녁에 본 한 오래된 영화가 생각난다. 큐브릭감독인가 꽤나 유명한 감독이 만든 영화였는데, 그 제목이 뭐였더라. 무슨 시계태엽 뭐였다. 거기서 알렉스라는 멋진 친구가 나오는데. 전형적인 불량아로 자신의 권위를 위해서 ‘강한’척하는 녀석이다. 우리 반 안에서는 용우라는 녀석과 같은 부륜데, 원래는 그다지 관심 받지 못하는 녀석이고 인망도 없는데, 남을 괴롭히거나 해서 자신의 힘을 알리고 그걸 통해서 아이들을 휘어잡는 대표적인 쓰레기이다. 정말로 쓰레기다. 거기에 동조하는 녀석들도 쓰레기이다. 그러나 그래도 어쩔 때는 보면 내게 힘이 있다면 나도 그렇게 절대 권력을 쥐고 싶어지는 건 사실이다. 어디까지나 삶이란 힘에 달려있다. 어떤 힘이든 이 세상은 이미 힘없는 자에게 손을 내밀어 줄만큼 넉넉하지 못하다. 무엇보다도 그 과감한 일탈행위. 악마의 자식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괴물. 홉스의 리바이어던과는 다르게 권력이 주어질수록 세계를 파괴할 카오스이다. 그래도 그 거침없이 사람을 걷어차 버리는 모습에 반했다. 정말로. 내가 만약에 그럴 능력이 된다면 저 경비아저씨의 의미 없이 째려보는 면상에 시원한 킥을 날릴 수 있었을 텐데. 왠지 한숨이 나온다.




그러던 그때.


“아! 오빠!”


그녀석이 나타났다. 인간이 아닌 존재가. 교문 옆에 기댄 몸을 때고 내게 다가왔다.


“아이참. 정말로 오래 기달렸쪄요. 왜 이렇게 늦게 나온 거세요?”


이 녀석. 140cm나 될까. 한참 아래를 내려다 봐야. 발견할 수 있을 정도로 검은색 양 갈래머리의 여자. 오른손으로 왼쪽 갈래머리를 쓰다듬으며 내게 불평을 했다. 확실히 귀엽다고는 생각한다. 로리타의 표본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귀여움의 극치이다. 특히나 저 하얀색 피부는 그야말로 크레용으로 백색 칠을 해 놓은 게 아닐까 싶을 정도이다. 그러나 나는 이 소녀를 두려워한다. 이유는 하나이자 전부. 이 녀석은 가장 신에 가까운 ‘인간’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