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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공포 Bloody pus - 덩쿨과 노예

2008.07.04 12:08

핑크팬더 조회 수:1188 추천:1

extra_vars1 덩쿨과 노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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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슬리스는 멈추지않고 계속해서 앞을향해


나아갔다. 퉁퉁부은 발로 계속 걸어온


나였지만 더이상은 참지못할것 같았다.


이미 발가락 사이사이에 피가 맺혀


한발짝 내딛을때마다 참을수 없는 고통이


몸 전체를 애워쌓기 때문이다.


 


"페이슬리스, 전 더이상 못 걷겠어요."


"무슨 말씀이십니까?."


 


난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아


여기저기가 갈라져 피가 흐르는


발을 페이슬리스에게 보여주었다.


한참을 가만히 바라만 보고 있던


페이슬리스가 아무말없이 뒤돌아 서서


다시 길을 가기 시작했다.


 


"잠시만요!, 피가나는게 안보이나요."


"전 오비님을 쉬게 해드리려 가까운 성으로 가고 있는 겁니다."


"성이라구요?."


 


그 한마디에 그나마 쌓여있던 피로가


조금 가라앉은 기분이었다.


조금 더 걸으면 쉴수 있다는 생각에


아픈 발을 끌고서 그의 뒤를 졸졸 따랐다.


아무리 그렇다지만 페이슬리스는


냉정하게도 다른때와 같이 빠르게 걸었다.


 


지겨워질때 쯤 이었다.


볼멘소리를 하려는데 페이슬리스가 가던 걸음을


우뚝 멈춰섰다. 그 바람에 코를 그의 등에 찍고


말았지만 거대해 보이는 성을 보느라 금새


아픔을 잊어버렸다.


어둠에 가리워져 조금은 을씨년 스러워 보이는


거대한 성이었지만 나와 페이슬리스가 묵어


가기에는 너무나도 충분했다.


저 성의 작은 쪽방이라도 둘이서 충분히


먹고자고 쉬어갈수 있을 정도였다.


<그만큼 성은 거대했고 또 웅장했다.>


 


"전 오비님이 다시 한번 생각하길 바랍니다."


 


페이슬리스는 간결한 어투로 말했다.


갑작스레 무슨 소리인지 궁금했지만 지금껏


그와 다니면서 겪은 수많은 일들을 생각해 봤을때


이곳도 안전한 곳만은 아닌것 같았다.


 


"갑자기 무슨소리예요 페이슬리스."


"이 성은 매우 크고 방이 많아 몸이 편히 쉬어갈수 있지만


이 곳에 있는동안 맘이 편할거라는 보장을 해드릴수 없습니다."


 


한마디로 몸은 편히 쉬겠지만


마음은 편치 못하다는 얘기였다.


혹시라도 이곳에 특이한 일이나 이야기가 얽혀있을것 같아


가만히 서있는 페이슬리스에게 다짜고짜 질문했다.


 


"이곳에도 무언가 특이한것이 있나요?."


 


페이슬리스는 말이 없었다.


한참뒤 질문을 반복했다.


 


"다시 한번 묻겠습니다만, 전 오비님이


다시 한번 생각하길 바랍니다."


 


그말에 잠시동안 진정 고민했지만 아무리 힘들더라도


지금 이 상태보다 더 힘들수는 없었다.


난 맛있는 음식도 먹고싶었고 제일 필요한 잠도


자고 싶었다. 그리고 지금껏 많은 일을 겪으면서


피로해진 이 몸을 진정 푹신한 곳에서 뉘이고 싶었다.


대답은 이미 결정해버렸다.


 


"페이슬리스 전 이곳에서 쉬어가고 싶어요."


"알겠습니다."


 


한번 더 말릴것 같았는데 의외로 페이슬리스는


단번에 대답했다. 혹, 가지않겠다는 말로 오해한것은


아닐까 생각했지만 그 생각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페이슬리스는 나를 이끌고 성의 내부로 들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점차 성과 가까워 질수록


그 웅장함에 두 눈이 휘둥그레 졌다.


 



 


성문에 가까이 다가갔을때쯤 무언가 날카로운


소리가 귀를 따갑게 했다. 그 소리는 일정한


간격으로 계속해서 들려왔다.


페이슬리스는 성문을 힘들게 밀어 열더니


조용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아직도 마찬가지군요…."


"에?."


 


난 질문을 하고 싶었지만 페이슬리스가


주변을 둘러보며 앞으로 빠르게 나아가는


바람에 말할수 없었다.


 


성은 매우 멋있었다.


아니 멋있다기 보다는 품위가 있다고 해야하나?.


이곳저곳이 낡아서 돌이 새카맣게 되어버렸지만


과거의 명예와 영광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내 열배만한 돌덩이가 여기저기를 애워쌓고 있었고


거대한 크기의 창문들은 성벽을 심심치않게 해주었다.


 


"오비님."


"왜그러세요?."


"지금부터 이 성의 주인을 만나러 가도록 하겠습니다."


"정말요?."


 


페이슬리스는 성의 안쪽에 나있는 기나긴 통로를


계속해서 걸었다. 새캄한 물이 줄줄 흐르는 하수도를


넘어 드디어 성의 중앙광장에 도착했다.


그러자 아까 들렸던 날카로운 소리가 다시 시작되었다.


그곳에서는 그 소리가 너무나도 크게 들려서 귀를


막아야할 지경이었다.


그런데 조금뒤 한 남자의 죽어가는 신음소리가 들렸다.


다급한 마음에 페이슬리스를 쳐다보았지만


그는 여전히 태연한 모습을 하며 소리가 나는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백작, 페이슬리스 입니다."


"아니, 페이슬리스경 이시오?."


 


날카로운 소리가 멈추더니 엄청난 진동이 울렸다.


지진이 일어난것 처럼 점차 심해지더니


거대한 돌덩이 만한 남자가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이 지진의 근원은 그 남자가 걸을때 나는 울림이었다.


그의 모습은 꽤나 멋들어져 보였다.


새하얀 로브를 온몸에 두르고 멋진 귀고리와 목걸이


반지로 치장하고 있었다. 황금으로 만들어진 모자는


그가 고개를 움직일때마다 번쩍번쩍 빛이 났다.


 


"정말 오랜만이오. 이곳엔 어인 일이시오?."


"제가 모시는 분이 편히 쉬어갈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페이슬리스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백작이란 사람이


날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눈매가 무서웠기에 그와


얼굴을 마주보고 있을수가 없었다.


 


"하하하하하-"


 


잠시뒤 미친사람처럼 웃어보인 백작은 금새


예의를 갖추고 페이슬리스와 내 얼굴을


번갈아보며 대답했다.


 


"물론이오 물론이오. 편히 쉬어가도록 하시오."


"감사합니다."


 


페이슬리스가 정중히 고개를 숙였다.


옆에 있던 나 역시 고개를 숙였다.


백작은 뒤로 물러서더니 무릎을 살짝 굽히고


고개를 숙이고서는 다시 어디론가 가버렸다.


그가 자리로 돌아가기 전까지 진동은 다시 울리었다.


 


"페이슬리스 저분은 참 예의가 바르신분이군요."


"처음 보았다면 그렇게 보일지도 모르겠지요."


"무슨 소리예요?."


"일단은 한숨 주무시지요. 그후에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내심 이렇게 말해준 페이슬리스가 고마웠지만


거대한 덩치의 백작이란 남자를 보고나니 아픈 다리에


통증도 저만치 달아나버렸고 피곤함도 달아나 버렸다.


무엇때문에 페이슬리스가 이런 소리를 하는지 빨리 그것이


듣고싶었다.


 


"미안하지만 페이슬리스 아까 그 울림때문에 잠이 모두 달아나버렸어요."


"…못말리겠군요, 따라오시지요."


 


랜턴을 챙겨들고서는 그가 밖으로 나갔다.


한걸음씩 떼어놓을때마다 날카로운 소리와 가까워 지는것이


페이슬리스는 분명 그 소리의 근원지로 가고있는 것이 확실했다.


한참동안이나 성을 이리저리돌아 도착한 곳은 끝없이 펼쳐진


가시덩쿨 밭이었다. 분명 그곳에서 굉장한 소리가 들렸다.


 



 


"페이슬리스 대체 이게 무슨 소린가요!."


"이 소리는 노이쓰 백작이 채찍질을 하는 소리입니다."


"채찍질 이라구요?!."


"예."


 


페이슬리스가 손으로 가리킨곳을 쳐다보았다.


그곳에는 엄청나게 큰 옥좌가 있었는데 백작은 그곳에


앉아 거만한 자세로 덩쿨을 향해 채찍질을 하고 있었다.


아니, 다시 보니 덩쿨밭에서 일하고있는 남자에게


채찍질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 광경은 매우 처참했다.


 


채찍질을 당하고 있는 남자는 바지만 걸치고 있었으며


온 몸은 채찍과 가시들에 찢긴 상처로 가득했다.


특히나 왼쪽다리는 살들이 음푹 파여 뼈가 보일 정도였다.


그 외에도 몸의 이곳저곳의 살이 너덜너덜 했다.


피가 끝없이 쏟아졌지만 그는 신음소리만 낼뿐 백작의


지휘하에 계속해서 일을했다.


 


"정말 느려터졌군!. 더 빨리 움직이란 말이다."


"아, 알겠습니다요."


 


남자는 백작이 다그치자 고개를 푹 숙이고서는


가지고 있던 곡괭이로 가시덩쿨을 인정사정없이


두들기기 시작했다. 한참이나 같은 일을 반복한


그 남자는 덩쿨이 잘려나가자 기쁜듯한 얼굴을


지어보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순식간에


다시 자라난 가시덩쿨은 그의 발바닥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그렇게 느려터져서는 밥도 못 얻어먹을줄 알아!."


 


백작은 또 그를 다그쳤다.


이번에도 그는 곡괭이로 가시덩쿨을 내리쳤다.


덩쿨은 한참뒤 또 잘려나갔지만 순식간에 다시


자라났다. 백작과 남자는 그 일을 수도없이


반복하고 있는 것 같았다.


 


"보셨다시피 저들은 계속해서 저 일을 반복합니다."


"어째서죠?."


"그것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페이슬리스는 가만히 그들의 행동을 지켜보고 있었다.


끝없이 같은 일을 반복하는 그들을 보고있자니


금새 질려버렸다. 불쌍한 모습이었지만 백작의


명령에 순순히 복종하는 남자가 멍청해보였다.


 


"저라면 저 고통을 당하면서 일을하진 않았을거예요."


"…이곳에서 나가도록 하지요."


 


페이슬리스는 그 말을 뒤로하고 먼저 돌아서


가버렸다. 채찍에 살이 떨어져나간 남자는 쓰러져서


아파하다가 백작이 다그치자 다시 일어나 가시덩쿨을 향해


곡괭이 질을 했다.


 


"정말, 바보같아."


 


저만치 가있는 페이슬리스의 뒤를 따라잡은 나는


남자에 관해 물어보았다.


 


"그는 도대체 무엇때문에 저런 일을 하고 있는거죠?."


"노이쓰 백작의 노예이기 때문입니다. 이름은 '이바' 아주 오래전부터


그의 노예가 되어 끊임없이 같은 일을 되풀이 해왔습니다."


 


우리는 성에서부터 멀어져가고 있었지만


죽어가는 남자의 신음소리와 하늘을 찢는 채찍의 소리는


멈출줄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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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강자와 약자가 있다.


그리고 강자는 무엇이든 지배한다.


난 선포한다. 지금부터 강자와 약자의 구분을 짓는 멍청한 자들에게 목이 잘리는 고통을


계속해서 선물하겠다. 끊임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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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쓰 백작 (pression - 압박 , 억압 , 횡포라는 뜻을 가지고있다.)


나이 - 추정불가


화수 - 4화


설정 : 외딴곳에 홀로 떨어진 성에서 살고있는 악한 백작. 노이쓰 백작에게는 하나있는 노예가


있는데 이유없이 그를 가시덩쿨밭에서 맨발로 일을 시킨다. 간혹 그가 잠시라도 일을 쉴때에는


그 모습을 보지 못하고 가시달린 채찍으로 그의 몸을 채찍질한다.


 *임프레션을 거꾸로 돌려 noiss - 노이쓰 로 작명하였습니다.


 



이바 (slave - 노예라는 뜻을 가지고있다.)


나이 - 추정불가


화수 - 4화


설정 : 외딴곳에 홀로 떨어진 성에서 백작의 노예로 살고있다. 매일 가시덩쿨에서 맨발로 일을


하고 있으며 잠시 일을 쉴때마다 채찍질을 당하고 있다. 온 몸과 발이 수많은 가시들 때문에


너덜너덜 해졌으며 왼쪽 다리에는 뼈가 보일 정도다. 하지만 아픔을 느끼지 못하며 머리가


둔해서 백작의 심부름을 무한히 반복해서 하고 있다.


 *슬레이브를 거꾸로 돌려 eva - 이바 로 작명하였습니다.


 


ps.4개월 반만에 쓰는 피고름 4화 입니다.


     저 정말 정신차려야겠어요 -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