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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공포 자그레브

2006.05.21 08:11

[축게]에이씨밀란 조회 수:86

extra_vars1 98...3위... 
extra_vars2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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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상대가 프랑스였지만 신생국가로서 이정도면 잘한거야."

"거스 히딩크의 네덜란드를 꺾고 첫 출전에 월드컵 3위라...우리는 자랑스러운 발칸반도의 챔피언"

자그레브시내가 엄청난 난장판이었다. 아무나 보이는 대로 샴페인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보이는 아무사람에게나 미친듯이 샴페인을 따서 허공에 물줄기를 그려댔고 누구든지 얼싸안고 승리의 고함을 질렀다. 그 난장판 사이에서 검은 양복을 입은 남자 한명이 으슥한 골목길로 들어갔다. 내전의 상처도 있고 그렇게 잘사는 나라가 아니기에 으슥한 골목길은 많은 편이었지만 특히 더 으스스한 길이었다.

검은 양복을 입은 남자가 다 쓰러져가는 간판의 가게를 물끄러미 보았다. 그리고 그 가게로 들어갔다. 폐점이 된 듯한 그 가게에 자물쇠는 삭아서 그냥 그가 힘을 주니 슬어버린 쇠답게 과자부스러기처럼 아작났다. 검은 양복을 입은 남자가 품에서 권총을 하나 치켜들었다.

"흐흐...전설로만 전해지는 사나이가 먼 곳을 이렇게 오다니. 영광이군요."

어디선가 소리가 들려왔다. 검은 양복을 입은 남자는 여기저기를 살펴보았다. 그러면서 경계를 하며 앞으로 나아갔다.

"넌 내가 예전 저력의 20%도 쓰지 못한다는 걸 알텐데 왜 나를 부른거지? 20%밖에 발휘 못해서 은퇴나 생각하고 있는 나에게 말야."

"당신의 20%는 보통 잡것들의 200%능력이라는 소립니다. 게다가 당신은 네임벨류가 존재하니까요."

2층계단 앞의 문을 열고 회색 외투를 걸친 남자가 걸어들어왔다. 무슨 수도원에서 쓰는 외투같았다. 검은 양복의 남자는 경계를 늦추지 않고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내 마지막 일이 너의 의뢰가 될 것 같군. 그래 네가 메일로 보낸 이야기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해보지 그런가. 메일로의 내용은 너무도 간략하군. 게다가 그게 사실이라면 그 자세한 배경을 알아야 풀어나갈수 있을테니 말야."

회색 외투의 남자는 자신의 두상을 감춘 후드를 벗어제꼈다. 그리고 말없이 계단아래로 내려가서 플로우 미라고 나지막하게 말하고 옆방으로 안내했다. 옆방에는 무슨 상담을 하는 듯한 작은 책상 하나와 의자 두개가 있었다.

'뭐하는 가게였기에 이런 공간도 존재하는거야? 칫 저 클라이언트고 이 마지막 일이고 이제까지 살아온 내 삶에서 상당히 위험한 건수일것 같군'

후드를 벗은 금발의 남자가 말을 시작하였다.

"제로-투라고 부를까요 이세라고 부를까요."

"편히 불러."

"제로-투라는 이름은 코드네임이나 인간같지 않으니 이세라고 부르죠. 이세 이게 당신의 마지막 일일거라고 생각하고 있죠?"

"은퇴지...뭐...이 일이 그렇게 생명이 긴 직업도 아니고 말야."

"14세에 견습으로 시작하고 전설적인 대부 레드의 눈에 발탁되어서 레드의 이름을 이어받은 당신. 두번째라는 걸로 제로-투라고 불리거나 레드 2세...당신네 국가언어에 편하게 이세라고도 불리죠? 뭐 후계자는 생각하셨습니까?"

"...일깨워줘서 고맙다. 근데 말야. 차라도 좀 내오지 그래? 아무리 돈받고 하는 일이고 내가 떼어갈 돈이 장난이 아닌건 알지만 내가 하는 짓이 워낙 위험하다보니 많이 가져가는 거라고"

"...17세짜리가 20대 중반에게 반말이라...뭐 당신의 직업빨이나 명성빨이겠군요. 곧 내오죠."

그가 창문을 열어제끼고 차 한병 줘라는 말을 한다. 주위 가게에다가 하는 말일 것이다. 그가 말을 계속 이어나갔다.

"당신은 하루정도 쉬면서 준비하십시오. 이세 당신은 자그레브시내에서, 유고연방시절 최악의 시설에서 유폐된 4명의 아이들을 구출해야 합니다."

"잠깐...그 건물이라면 대강 알아. 하지만 유고연방이 해체된건 내일모레면 10주년일텐데 아직도 유폐라니?
좀 그렇군"

"...말씀드리죠. 일단 당신에게 제 이름 체리니치인걸 밝힙니다. 제가 견습수도승...당신 나이때 이야기같군요..."

1990년대 초반...공산주의가 거의 몰락해서 화합의 분위기로 나가지만 일부의 극성주의자들이 최후의 불꽃을 태울때...이미 독일은 베를린 장벽을 날려버렸고 고르바초프의 도장이 언제 찍히느냐가 이데올로기의 시대에 종지부를 찍는 일이냐. 이게 화두였다. 자그레브 시내에서도 거의 파티에 가까운 일이 벌어졌지만 공산주의의 극성주의자들이 그 주모자들을 체포하려하였다. 하지만 분위기도 그렇고 이것저것 에러사항이 많아서 적당한 이유를 붙여서 그들의 아이들을 데려가서 교육시킨다는 명분으로 고문의 성으로 끌고갔다. 당시 수도원에서 그 아이들을 담당하던 견습 수도사 체리니치는 주위공기가 안좋아서 고문의 성을 들어가서 몰래 염탐을 하던 중 경비원들을 만났고 죽지 않을 정도로 흠씬 맞고 돌아왔다. 체리니치는 여러번 그들을 구출하려 하였지만 계속 실패만을 했고 수도원에서도 파문당한다. 그리고 독립이 되어 고문의 성에서 많은 시체들이나 많은 이들이 나왔지만 체리니치의 아이들과 경비병 몇은 끝내 나오지 않았고 철거 예정인 고문의 성에서 아이들의 비명소리 비슷한게 들린다는 이야기도 들려왔다...결국 집을 팔고 낡은 가게로 오고 이것저것 돈을 모아서 체리니치는 이세를 고용했다.

체리니치의 사정을 듣자 이세는 숨죽여 생각하고있었다. 그 사이 주위 찻집에서 차를 준비해왔고 체리니치는 이세의 찻잔에 찻물을 부었다.

"...지금 당장 가겠네..."

이세는 차를 마시기 시작했고 차가 식을즈음에야 벌컥거리며 마시다가 다 마시자 곧바로 밖으로 나왔다. 체리니치가 그를 말리며 말했다.

"아무런 장비없이 그 곳을 가시다뇨. 그 곳은 아직 위험하고 밝혀지지 않은게 많아요."

그 말에 이세는 손가락을 까닥거리면서 체리니치에게 말했다.

"거기는 황무지가 아냐. 적어도 기구가 많다면 당장 임기응변으로 쓸 연장도 많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