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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공포 [단편] 살기 위해 죽여라. MAN HUNT.

2006.05.01 03:36

크리켓~ 조회 수:52 추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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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살려면 죽여라. MAN HUNT...







-똑. 똑.

내 얼굴에 떨어지는 이 차가운 물방울... 난 이 느낌에 눈을 떳다. 파란색 공간. 여기는 어디지? 나는 천천히 일어났다. 완벽하게 밀폐된 공간. 굳게 닫혀진 철문. 나는 소리를 질렀다.

"이봐! 누구 없어요?"

그러나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차가운 한기가 느껴진다. 평소처럼 자연풍경을 사진으로 담고 돌아오던길... 피곤해서 길가에 세워 잠을 잤었는데... 깨어난 곳은 이곳. 여기는 어딜까? 하지만... 이곳이 이상하게 익숙하게 여겨진다. 이곳은 나에게 낯설지 않은곳이다.

-치익... 치익...

내 귀에 들리는 이상한 소리에 돌아보았다. 내가 일어났던 곳 옆자리에 놓여진 무전기 하나.

"안녕. 일어났는가 보군. 어떤가? 너가 일어난 이곳이 마음에 들어?"

굵직한 남자의 목소리. 나를 잘 알고 있는듯한 목소리였다. 나는 재빨리 무전기를 집어들고 말을하였다.

"당신! 당신 누구야? 어서 나를 여기서 내보내줘!"

-치익... 치익...

"후하하하핫! 그렇게 열내지마. 아직 시작하기도 전에 힘 다 빼려고 하는건가?"

그의 목소리가 나를 미치게 만들었다. 무전기를 막 땅바닥에 내려치려는 순간.

"나갈 방법을 알고 싶은가?"

나를 매혹하는 목소리... 내가 살기 위해서는 그의 말을 들어야 했다.

"뭐지? 도대체 뭘 원하는거지?"

"너의 야생적인 본능. 생존을 위한 본능. 그것이 내가 너에게 테스트하고 싶은것이다."

"그래서? 어쩌라는거냐!"

-치잉!!

나의 말이 끝나자마자 굳게 닫혀져있던 철문이 열렸다.

"지금부터 테스트겸 게임의  시작이다. 너가 살려면 이곳에 있는 모든 사람을 죽여야 해. 물론 나를 포함해서 말이야. 이곳은 나와 너를 포함해 10명의 사람이 있다. 넌 모두를 죽여야해. 그리고 그 사람들 중에서 나를 찾아야 하지. 나 라고 생각되는 사람의 배안에 이곳을 나갈수있는 열쇠가 있어. 어때? 간단하지 않나?"

살기위해서... 사람을 죽여야 하는건가?

"아, 그리고 한가지 더. 나의 목숨에 위협이 느껴진다면 나는 총을 쏠 수가 있어. 6연발 리볼버. 2번장전 할 수 있지. 과연... 나를 죽일 수 있을까? 하하하하하..."

그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나는 머리가 깨질듯한 느낌을 받았다. 무전기를 땅바닥에 던지고 밟으며 부셔버렸다.

"살아야... 한다라..."

나는 죽고 싶지 않았다. 만약, 나와 이 녀석을 뺀 나머지 8명... 그들 또한 살기위해서 누군가를 죽여야 할것이지. 그들은 살기위해서 나를 죽일것이다. 나는 무전기와 함께 놓여져있는 쇠파이프를 들었다. 그리고 열린 철문을 통해 이 파란방을 나왔다.




아주 넓은곳이었다. 주위를 경계하고 검은 그림자를 조심하며 돌아다녔지만 사람은 커녕 쥐새끼 한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이곳에 과연 사람이 있을까?

-저벅. 저벅.

그때 내 귀에 사람의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나는 재빨리 근처에 어두운 그림자와 커다란 박스가 있는 곳 뒤에 숨었다. 그리고 살짝 옆으로 바라보았다. 머리가 없는... 갱집단의 두목같아 보이는 남자가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다. 만약 진짜 갱집단의 사람이라면 나같은 사람을 죽이는것은 많이 해보았을터. 싫지만... 저 사람을 죽여야 한다. 나는 조용히 일어서서 조금씩 걸어갔다. 그 남자의 뒤로 조금씩, 조금씩 걸어갔다.

"칫. 이렇게 돌아다녔는 데도 보이는 녀석이 없군. 제길."

그가 잠시 멈춰서서 주머니에서 시가렛을 꺼내들고 입에 물었다. 라이터로 불을 붙이면서 시가렛의 맛을 느꼈다. 그래. 이 때다.

"3명인가? 보여라. 곱게 죽여주마... 큭큭큭."

나는 쇠파이프를 들었다.

-퍽!

갱의 머리를 힘차게 내려찍었다.

"으아아악!"

그대로 쓰러지며 머리를 부여잡는 남자를 보며 나는 다시 쇠파이프를 들어올렸다.

-퍽! 퍽! 퍽! 콰직!

나는 사람을 죽이면서도 아무런 감정이 없었다. 이 붉은피가 몸에 묻는데도... 나는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 이미 죽었는데도 시체를 내려칠정도로... 난 잔인했다.





난 갱의 몸을 뒤졌다. 그가 쓸 무기로 보이는 칼하나가 나왔다. 그리고 종이와 볼펜. 그 종이엔 이렇게 쓰여져 있었다.

- 남은 인간... 8명. 많이 남았군.
- 남은 인간... 7명. 좀더 빨리 행동해야겠군.
- 남은 인간... 6명. 오호? 이 여자 지금 보니 좋은데?
- 남은 인간... 5명. 제길. 내 친구잖아...?
- 남은 인간... 4명. 빨리 끝내고 싶군. 짜증나...
- 남은 인간... 3명. 즐거워.


많이도 죽였군. 나를 이곳으로 데려온 녀석이... 자기의 목숨이 위험하면 총을 쓸수 있다고 했으니 그 녀석은 제외, 나도 제외, 나머지 한명이 남았군.

-탁. 탁. 탁. 탁.

내 귀에 다시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이번엔 이곳을 향해서 도망치고 있는것 같았다. 난 다시 어두운 그림자를 찾아 그 안쪽으로 숨었다.

"헉! 꺄아아악!"

갱의 시체를 본듯한 모양이군. 비명소리를 들어보니 높은 고음. 확실히 여자다. 난 조심하게 움직이지 않았다 급하게 칼을 빼들고 나왔다. 하얀피부의 백인 여자가 공격을 당했는지 피가 흘러나오는 어깨를 감싸쥐고 있었다. 여자는 나를 보고 도망치려 했지만 나는 자연스럽게 칼을 던졌다.

-푹!

"꺄아아악!"

도망치다가 내가 던진 칼에 발목을 맞고 넘어져 고통에 비명을 질렀다. 난 천천히 걸어가 여자의 발목에 박혀있는 칼을 빼들고 말했다.

"미안하군."

-푹. 푹. 서걱.

난 여자의 배에 2번을 찌르고 목을 잘랐다. 붉은 피가 뿜어져 나왔지만... 난 역시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 왜 이러지? 난 인간이 아닌가? 왜 이렇게 자연스럽게 느껴지는거야? 눈물도 없어. 내가 살고싶지만 첫 살인인데!

"호오. 아까전의 당신이군."

나의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 무전기속의 그 목소리였다. 남자는 손에 리볼버가 들려있었다.

-탕! 탕!

갱의 시체와 여자의 시체가 들썩거렸다.

"확인사살은 완벽히 해야지. 뭐... 여자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큭큭큭."

난 쇠파이프를 왼손에 쥐고 오른손에는 칼을 쥐고 일어났다.

"너를 죽이고 이 칼로 너의 배를 갈라서... 이곳을 나가겠어."

"훗... 이번 테스트는 완벽하군. 자기의 삶을 위해 다른 사람을 해치는... 인간의 본능..."

그는 리볼버를 쥐고 걸어왔다.

"미안하지만 죽어줘야겠어."

나는 그를 그냥 쳐다보기만 했다. 두려움? 그런것 따위는 없다. 나는 담담하기만 했다. 정말... 난 왜이러지?

"죽어!"

나는 벌떡 몸을 일으켜 녀석에게 달려들었다. 갑작스러운 행동에 녀석도 놀랐는지 움찔거렸다.

-탕!

그의 리볼버가 나의 왼쪽 팔에 박혔다. 엄청난 고통... 하지만 난 살아야 했다. 오른손의 칼을 휘둘러 녀석의 손바닥을 찔렀다.

"끄아악!"

녀석은 고통스러운 비명과 함께 총을 떨어뜨렸다. 난 총을 차서 치워버리고 다시 한번 칼을 휘둘렀다. 안타깝게 팔을 베지 못하고 깊은 상처만 줬다.

"이런 제길!"

남자는 발을 들어 나를 걷어차 버리고 뒤돌아 도망치기 시작했다. 난 리볼버를 들고 남자를 향해 겨누었다.

-탕!

그의 팔에 박힌것 같았다. 붉은 피가 팔에서 뿜어졌다.

"으아아아!"

그러나 그는 멈추지 않고 계속 뛰었다.

-탕!

총을 쏘았지만 맞추지 못했다. 나는 다시 조준했다.

-철컥! 철컥!

이런... 총알이 부족했다. 나에겐 총알이 없다. 나는 녀석이 모퉁이를 도는것을 보았다.

"제길."

나는 쫓아갔다. 지금 놓치면 기회가 없다. 남자가 도망친 모퉁이를 돌자 저 멀리서 남자가 왠 문 앞에 서서 열쇠를 문을 열고 있는것을 보았다. 출구일까? 나는 그를 향해 달려갔다.

-철컥. 끼이이이잉.

남자가 문을 열고 재빨리 안으로 들어갔다. 나는 잠시 철문앞에서서 기다렸다.

-우웅..

이 이상한 쾌감. 나에게 다가오는 쾌감에 신음을 흘렸다. 시간이 잠시 멈춘것 같은 느낌.

-덜컹.

나는 다시 철문을 힘차게 열고 들어갔다. 나는 어두운 방 안으로 조심스럽게 걸어갔다. 악취가 느껴졌다. 피비린내. 심한 피비린내가 느껴졌다.

-찰칵!

불이켜졌다. 어둠이 걷혀지고 내 눈앞에는 믿을수 없는 일들이 벌어졌다. 이 방안에 널려져있는 수십의 시체들이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시체에서 흘러나온 피가 방 한가운데에 모이기 시작했다.

-쿠아!!!

깊숙한 곳에서 들려오는 포효. 나는 잠시 멈칫 거리며 물러났다.

-쾅!

피가모여있던 곳을 뚫고 나온 거대한 괴물. 영화에서 본 '발록'이라는 괴물같은 큰 몸집에 2개의 무시무시한 뿔...

-크와!!!

괴물이 움직일때마다 이 방이 들썩거렸다.

"큭큭큭... 이게 나의 최후의 무기이지. 미안하군. 난 가봐야 겠어."

괴물 뒤에 나타난 남자가 재빨리 철문을 열고 나가는걸 보았다. 철문뒤의 밝은 빛. 그래. 이녀석을 죽이면 살 수 있다. 그런데... 어떻게?

"죽어라!"

내 몸이 뭔가에 이끌리듯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괴물을 향해 뛰쳐나갔다. 아무런 감정이 없다. 공포라는 것 이 나한테 있었나 하는 느낌이었다. 칼을 휘둘렀다. 괴물의 발에 박혔지만 살짝 흠집만 날뿐이었다.

-크와!

괴물은 살짝 머리를 흔들거리며 발을 들었다. 난 재빨리 뒤로 뛰어 녀석의 발에 밟히는것에 회피했다. 그러나 내가 가지고 있는 최고의 무기인 칼을 잃게 되었다. 하지만 나는 쇠파이프를 들고 다시 달려들었다.

-퍼억!

괴물의 육중한 펀치가 나에게 먹혔다. 교통사고가 난듯이 붕 떠서 벽에 쳐박혔다. 죽을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일어섰다. 괴물이 다가오고 있었지만 나는 피할 수 없었다.

-쿠억!!!

괴물의 발이 들렸다. 그리고... 나는 밟혀버렸다. 이때서야 느껴졌다. 지금까지 없었던 공포와 두려움들... 더 큰 고통들이 내 머리를 찔러왔다. 그러나... 난 이미 죽었다.





"아! 이런 씨팔! 죽었잖아!"

한국의 평범한 가정에서 욕이 썪혀있는 어린아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 되게 힘드네. 이거 도대체 난이도가 어떻게 되는거야?"

아이는 Option버튼을 눌러 난이도를 보았다.

"그래! Very Hard라고 되어있네.어쩐지 엄청나게 힘들다 했다!"

아이가 Option에서 난이도를 Easy로 설정했다. 컴퓨터창에서 확인을 누르자 점점 검정색으로 물들어가는 화면과 함께 쓰러져 있는 게임 주인공과 포효를 내뿜는 괴물이 있었다. 게임상의 무전기에서 들리던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GAME OVER. 크크크크크.]

"아, 이녀석 진짜 재수없는 녀석이잖아?"

아이는 욕과 함께 막 키보드를 내려 쳤다.

"다시 시작해야지... 세이브 포인트 부터 하면 힘들어."

아이는 게임 화면의 사람의 손바닥 모양의 커서를 움직여서 New Hunt를 클릭했다.




-똑. 똑.

내 얼굴에 떨어지는 이 차가운 물방울... 난 이 느낌에 눈을 떳다. 파란색 공간. 여기는 어디지? 나는 천천히 일어났다. 완벽하게 밀폐된 공간. 굳게 닫혀진 철문. 나는 소리를 질렀다.

"이봐! 누구 없어요?"

그러나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차가운 한기가 느껴진다. 평소처럼 자연풍경을 사진으로 담고 돌아오던길... 피곤해서 길가에 세워 잠을 잤었는데... 깨어난 곳은 이곳. 여기는 어딜까? 하지만... 이곳이 이상하게 익숙하게 여겨진다. 이곳은 나에게 낯설지 않은 곳이다.


[그래... 이곳은 나에게 낯설지 않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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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MAN HUNT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