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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공포 공포소설

2006.07.09 04:47

초요 조회 수:224

extra_vars1 식욕. 
extra_vars2 단편 
extra_vars3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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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하늘이 어둑 어둑 해지고 밤이 깊었다.
그러나 아직 교실 하나가 불이 꺼지지 않았다. 단 세명의 학생이 남아 교실을 지키고 있다.
딱히 목적이 있어 교실에 모여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어쩌다보니 남아있게 된 그들.
그들 중 가장 먼저 기지개를 켜고 일어서려 한것은 선아였다.

"흐아암.."

선아는 시계를 바라봤다. 시간은 오후 8시. 2시간이 흐른 것이다.

"어..?"

그녀는 그 때에서야 시간이 제법 많이 흘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밖이 조금 어두침침해보였다.
교실에 남아있는 두명 은 당연히 그녀의 반 친구이다. 친하지는 않지만 이름은 그녀에게 익숙했다. 둘 다 우등생이었으니까.
역시나 지금 시간까지 시간 가는줄도 모르고 공부한 모양이었다. 그렇지만 시간이 너무 늦은 것 같은데.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앞에 앉아있는 아이, 수연에게 다가간다.

"수연아, 시간 늦었어."

그런데 웬걸. 그녀도 자신처럼 엎드려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어..? 자?"

아무래도 수업 도중 정신이 없어 잠시 잠이 든 모양이었다. 의외라는 마음보다, 이녀석도 졸고 사는구나라는 생각이 그녀를 웃게 만들었다.

"풋."

그렇지만 시간도 늦었다. 혼자가긴 무서우니 태워달라고 할까? 하고 그녀는 그녀를 흔들었다.
맨 앞자리에 앉은 여수도 불렀다.

"여수야! 야 너도 이만 일어나."

적당히 어깨를 흔들었지만, 일어나질 않는다. 조금 깊이 잠이 든것인가? 그녀는 조금 더 세게 흔들었다.
-쿵-
어...?
어......?
어리둥절함이 순식간에 형용할수없는 뙤아리를 튼 공포가 되어 그녀의 목을 조른다. 말이 나오지 않았다.

"죽었..어."

허리가 없다. 아니, 정확하게는 허리 아래부분 부터 통째로 사라졌다. 의자도 없다. 기분나쁜 허공이 그 자리를 메울 뿐이다.
피 한방울 흐르지도 않았다.
..무엇보다 그녀를 가장 놀라게 한것은 얼굴만 통째로 '베여졌다는 것이지만.

"..."

잠깐사이에 정신을 차려본다.
수연은 살해당했다. 그렇다면 여수도?
아니, 여수는 아닐거야 라고 생각하며 다가간다. 다행이 여수는 숨은 쉬고 있었다.

"하아..하아.."

"여수야..?"

왜 저렇게 숨을 내쉬는 걸까.

"정신좀 차려봐.."

괜히 자신까지 불안해진다. 흔들어 본다. 자신의 얼굴에 쓴 안경이 떨어질때까지.."

"여수야!!"

"아."

순간 여수가 정신을 차리고 일어난다.

"..선아야??"

눈물을 그렁거리고 있다. 흔들어도 벌어지지 않을만큼 팔에는 힘을 꽉 주고 그 안에서 조용히 울고 있었던 걸까.
여수가 말을 이었다.

"뭔가 이상해..."

"..뭐가."

"아까 공부하고 있다가 수연이가 말을 걸었어.."

어?

"갑자기 이상한 표정으로 웃었어. 난 그냥 이상해서 왜 그러냐고 했는데.."

그와 동시에 그녀는 손을 꺼내보인다. 이번에는 선아의 얼굴이 더욱 창백해진다.

"뭐야..너, 손 어디갔어.."

"먹혔어.."

"뭐!?"

"수연이가 먹어버렸다고!!"

지금까지도 충분히 설명할수 없다. 설명할 수 없다. 설명할 수 없다.
그저 공포스럽다.

"..근데 지금 생각하니 그거, 수연이가 아닌거 같아.."

"...."

"뭔가...있어.. 이 교실 어딘가에 뭔가가 있는 것 같아."

뭔가 이상함을 느낀 선아가 교실 밖의 하늘을 바라봤다. 바깥의 배경은 간대 없고, 붉은 빛만이 창문을 넘어 안까지 들어오고 있다.


『 끼드드드드드듣그그듣득ㄱ드드드득 』


귀를 찢는듯한 소리가 창문밖을 넘어 안까지 들어온다. 그리고 또 다른 소리가 안에서 들린다.
그것이 들려오는 장소는 청소함. 청소함이 매우 기괴한 방향으로 떨리며 천천히 그들에게 다가오고 있다.

"...뭐야. 다가오고 있어."


『 드득드드득드드드득드드득드드득 』


어느새 속도를 붙이며 다가오고 있다.

"피해!!"

그러나 여수는 피하지 못한다.
여수는 몸을 타고흐르는 질척한 목구멍과 같은 감각을 마지막으로 느꼈다. 그리고 완전히 모습을 감췄다.
그것을 그대로 보고있던 선아는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 끼기긱끼긱 드드득 드드득 』

청소함이 기쁘기라고 한듯 끔찍한 소음을 내뿜으며 부들부들 떨어댄다.
아까보다 더웃 맹렬한 속도로 움직인다. 드드득 드드득.
청소함이 열리고 안에 들어있는 것이 보였다. 수연이의 얼굴이 거꾸로 박혀있다. 눈알도 없이 그저 입만 뻐끔거리며 웃고 있다.
이제야 눈치 챘지만, 청소함의 밑에는 수연의 하반신이 붙어 꿈틀거리고 있다. 그 힘으로 그런 도약을 했던 것이다.

"뭐야..."

설명할 수 없다.

"뭐야!!!"

피하지 못했다. 그리고 징그럽고 괴기스러운 소리가 지나갔다.
여전히 청소함이 부들부들 떨고있다. 수연의 다리로 일어서고, 자신의 몸의 나머지마저 찾아내어 게걸스럽게 먹어치웠다.
그제서야 몸은 분리가 되어 바닥을 굴렀다. 얼굴도 떨어져 바닥을 굴렀다. 그리고 피가 흘러내렸다. 청소함의 안은 피로 가득찼다.


----
1시간 전.
평소 흑마법이라는 것에 관심이 있었던 수연은 오늘도 심심풀이 삼아 흑마법에 관련된 책을 읽다가 잠이 들었다.
그러던 중.

꿈속에 무언가가 나타났다. 어찌보면 잘 생긴 청년이었을까.

"난 너가 원해서 이곳으로 왔어."

이곳..?

"지금 가장 원하는게 뭐야? 적당히 댓가만 치룬다면 뭐든 치뤄줄게.."

그때, 수연은 오늘 점심을 아무것도 못먹었던 일이 천천히 떠올랐다.

-end-


p.s: 이토 준지같은 분위기의 공포소설이 갑자기 땡기더군요.
        이정도면 무서우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