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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공포 [단편]무슨 소리야 그게?

2007.01.01 02:48

크리켓≪GURY≫ 조회 수: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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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이 찾아 온 우리 학교는 무섭기로 주위에서도 유명하다. 특히 경비실의 희미한 불이 잘보이게 되어있는 구조라 교칙에는 위배되지만, 친구들끼리 모여 담력시험을 하러 자주 찾아오기도 했다. 한달에 한번씩 혼자 학교에 들어가 지정한 물건을 가져 오는 것이었다. 그리고 오늘은 바로 내가 들어가는 날이다.


 


 내가 정문을 조금 밀고 들어갔다. 끼익 거리는 철문의 소리가 으시시하게 들렸다. 정말 무시무시하게 착 가라앉은 어둠을 보자하니 절로 몸이 떨려왔다. 오늘 내가 가져와야 하는 물건은 진성이 녀석이 2반의 어떤아이의 사물함에 숨겨둔 야구공을 들고 오는 것이었다.


 


 나는 운동장을 천천히 걸어갔다. 오늘도 여전히 경비실의 불은 희미하게 보였다. 나는 지금 경비아저씨가 경비실에 앉아 졸고 있는 것을 확신했다. 그리고 천천히 다가가 몰래 경비실의 창문으로 힐끔 쳐다봤는데 축 늘어앉은 경비아저씨의 몸과 하체가 보였다. 난 살금살금 걸어서 중앙문으로 들어갔다. 중앙문은 역시 항상 열어져 있었다. 내가 중앙문으로 들어가 왼쪽을 보았다. 어둠 때문에 뚜렷하지 않고 약간의 윤각만이 희미하게 보이는 교실들을 보자 겁이 덜컥 났다. 하지만 난 눈을 감고 걸어갔다. 중간 중간에 눈을 살짝 뜨는 걸 잊지 않고 말이다. 왼쪽 복도를 걸어가서 위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밟았다. 찌익 찌익. 찌익 찌익. 늙은 나무계단의 소리가 들려왔다. 긴 계단과 짧은 계단 2번을 밟고 2층으로 올라왔다.


 


 2층으로 올라와서 제일 처음 볼 수 있는 반은 1반이다. 그리고 맨 끝에 있어서 2반으로 갈때는 11반이 있는 먼 끝까지 볼 수 밖에 없다. 난 곧 귀신이 튀어나올것 같은 이곳을 빠른 걸음으로 걸었다. 2반 앞에는 누군가가 서있었다. 하지만 난 그가 누군지 알고 있었다. 형빈이 녀석이었다. 2반 문은 역시 잠겨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열쇠를 가지고 있는 형빈이 녀석이 그곳에 있는 것이다. 나는 형빈이에게 다가가 말하였다.


 


 "미안해, 조금 늦었지? 이제 물건을 찾아볼께."


 


 형빈이는 고개를 끄덕거리고 열쇠를 주었다. 그리고 복도를 지나 밑으로 내려갔다. 난 2반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리고 불을 켰다. 어차피 경비아저씨는 자고 있을 거니까 말이다. 난 첫번째 사물함 부터 차례차례 살펴 갔다. 모두 9개씩 한줄로 하여 4줄이 있었다. 열때 잘 열리지 않아서 세게 열면 텅텅 거리는 소리가 났다.


 


 "텅. 없고, 텅. 없고, 텅. 없고, 텅, 없고, 여기는 자물쇠잖아. 텅, 없고...... 텅, 없고. 어?"


 


 첫줄의 9개를 살펴본 나는 빛에 반짝 거리는 무언가를 마지막 사물함위 구석에서 발견하였다. 열쇠였다. 작은 열쇠였다. 사물함 자물쇠의 열쇠같았다. 


 


 "오호라? 자물쇠 달려 있는 사물함에 야구공이 있겠군."


 


 아마도 눈에 띄지만 잘 안보이는 곳... 그래서 구석에 나두었는가 보다. 그래서 난 자물쇠가 달려있는 사물함에 갔다. 모두 5개로 같은 자물쇠였다.


 


 "달칵, 텅. 없네. 달칵, 텅. 없네...... 달칵, 텅. 여기있다!"


 


 마지막 사물함을 열자 그곳에 약간 더러운 오래된 야구공이 있었다. 난 야구공을 들고 2반의 불을 끄고 나왔다. 그리고 2반 문을 잡궜다. 그때였다. 1반쪽이아닌 반대쪽에서 사람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구야!"


 


 경비아저씨 목소리였다. 탁.탁.탁. 뛰어오는 소리까지 들렸다. 손에 뭔가 반짝이는 것이 보였다. 난 그것을 손전등인지 다른것인지도 모르고 잡히지 않으려고 빨리 뛰어서 밑층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중앙 복도로 가서 나왔다. 어둠의 운동장을 가로 질러서 학교 밖으로 나갔다.


 


 


 


 다음날. 난 가방속에 야구공을 넣고 웃으면서 걸어갔다. 우리반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나랑 같은 담력시험을 하는 아이들을 보았다. 그들은 나에게 걸어왔다. 난 그들이 나에게 무슨 말을 할려고 하기도 전에 내가 먼저 말을 하였다.


 


 "아! 정말 어제는 무서워 죽을뻔 했어. 내가 중앙 문으로 들어가서 위로 올라갔어. 너희들도 알잖아. 끝에 볼때 무서운거. 2반가니까 형빈이가 있더라. 열쇠를 받고 2반에 들어가서 불을 키고 사물함을 살폈어. 근데 키가 있는거야. 난 키를 가지고 자물쇠가 달린 사물함 하나하나를 살피고 야구공을 가지고 나오는데, 경비아저씨가 그때 있는거야! 나한테 누구야! 하고 소리치는 바람에 놀랐지만 달려서 도망쳤지. 어때? 이정도면?"


 


 "무슨 소리야 그게?"


 


 아이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말하였다.


 


 "어제 경비아저씨가 아침에 오기전에 차사고를 당하셔서 병원에 계셔. 그래서 어제 중앙문을 잠궈서 안에는 아무도 들어가지 못했어. 형빈이도 어제 안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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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crec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