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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공포 사(死)

2006.09.04 08:25

또또님 조회 수:76 추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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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死)-





아..
머리가 아프다.
머리가 아프고, 배를 누르는 느낌이 기분이 나쁘다.
깨질 것 같은 머리는 누르고는 서서히 일어나기 시작한다.

눈을 뜨자, 희미한 빛의 전구가 안구에 가장 먼저 들어오기 시작했다.
희미한데도 눈이 부셔 손으로 눈을 가렸다.
그리고 눈을 비비고는 천천히 주위에 풍경을 잘 살펴본다.
회색의 군대군대 페인트가 벗겨져 있는 벽과 어울리지 않는 고급스러운 책상 하나가 보인다.
책상에는 서랍이 3개가 있다. 2개엔 자물쇠가 채워져 있다.
그리고 천천히 더 둘러보다 가장 놀라운 것을 발견했다.
어느 한사람이 누워있다는 거다.

천천히 다가간다.

삐걱.
  
움직일 때마다 삐걱 소리가 난다.

삐걱.  

삐걱.

삐걱.

여자에게다가 서자 여자는 약속했었냐는 듯 일어선다.
그런데 하나, 명심하자.
이런 것엔 함정이 있으리라고.

여자는 손에 들고 있는 칼을 나를 찌르려고 순간적으로 날 밀치려 했다.
하지만 여자의 힘은 빈약하다.
단순히 맞받아 치고 여자를 제압했다.
하지만 여자는 식은 땀 한 방울 떨어지게 할 틈을 주지 않고 죽이려 했다.

나의 어깨의 칼이 살짝 스치자, 여자의 풀려있던 눈의 초점이 돌아왔다.

"내.. 내가 무슨.."
  
내 피를 보고는 여자는 칼을 던져버렸다.
그러고는 자신의 머리를 쥐어뜯으며 바닥에 주저앉는다.

".."
  
나는 가만히 여자를 보았다. 달래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무섭거나 그런 건 아닌데, 왼지 여자를 보면 내숭이 생긴다고 해야하나..
과거 같은 기억은 없지만, 나는 그런 식의 인간인 듯 하다.
용기를 내고 다가가 보려 하지만 본능은 거스를 수는 없나 보다.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혼자 내버려 둘 수는 없는걸.

".."

머리가 울려온다. 어디선가 들어 본 듯한 말.
어째서 이러는 걸까. 과거를 생각 할 힌트인 걸까.

"뭐지..."

나는 여자와 멀리 떨어져 같이 주저 않고는 한숨을 쉬며 말한다.
여자는 울기만 한다.
이게 끝인가, 하고 나는 생각한다. 여자로서 지금 탈출할 수가 있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나로서도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지금 무엇을 해야하는지, 아무것도 알 수가 없다.
막막한 그때의 여자가 다시 칼을 들고 일어선 모습이 보인다.

여자는 칼로 휘두른다.

그러고는 사신의 주의를 경계한 채로 자신의 손목을 그은다.
  
붉은 색의 피가 바닥에서 넓게 퍼져나간다.

나는 아무것도 못한다..
단지 여자의 시체를 볼뿐이다.

한게 있다면, 내 자신의 몫음을 지키는 것.
사(死)자에겐 볼일이 나에겐 없으며.
나는 그녀를 혼자 내버려두고 그녀가 사라진 지금 나가려고 궁리한다.


나란 인간은 참 비위도 좋다.


단지 손을 떠는 것과 오한이 오는 정도로 여자의 죽음을 바라본다.
아니, 그러고 싶지도 않다.
나는 책상 쪽으로가 그녀를 뒤로 돌아본 채로 책상 서랍을 연다.

쪽지가 있다.
나는 천천히 쪽지를 읽는다.

"열쇠는 여자가 어디 있는 줄 알고 있습니다.
만약.

여자를 죽였다면,

당신은 빠져나가지 못할 겁니다.

단, 1%의 희망도 버리지 마세요.

희망은 언제나 있으니.
어쩌면 죽은 사람이 가르켜 줄지도...
                            - 리브 - "

찌익.

쪽지를 찢고는 나는 욕을 한다.
젠장, 빌어먹을, 염병할.......

욕을 실컷 하고는 여자와 똑같이 칼을 들고서는 손목을..
  
뭐지?

칼에 글씨가 써져있다.

죽은 자의 눈 속에..

"..."

그다지 촉감은 좋지 않다.

아니, 토할 것 같다.

죽은 사람의 눈을 판다라..
나 이상해 진 걸까..

왼쪽 눈을 살피고
오른쪽 눈을 살핀후에
열쇠가 나왔다.

"이거인가.."

참았던 토를 시체 옆에다 모두 토해버렸다.
그러고는 나는 이런 인간일까 생각하며, 쓴웃음과 눈물을 흘린다.

구석에 않아 잠시 눈물이 그 칠 동안 가만히 있을 생각이었지만, 눈물이 그치지 않아 구석에 가만히 않을 생각은 집어 치웠다.

책상의 자물쇠를 심각하게 떨리는 손으로 연다.

덜컥.

쪽지와 권총 한 자루가 있다.



















쪽지에 황당한 글이 써져있다.
여자를 자살하게 하는게 아니었다.
쪽지의 내용은 정확하게 나는 읽는다.

"여자에게 사실은 제가 좀 장난을 쳤습니다. 죽은 후에 다시 살아난다고 해야할까요? 있잔습니까?
그.. 좀비 라는 거요. 뭐, 여자가 죽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만약 죽였다면, 여자를 한 번 더 죽여야 할 것입니다.
참고로 열쇠는 그녀의 머릿속. 뇌 속에 있습니다.
앞으로 이 총은 필요 할 태니, 잘 들고 다니도록 하세요.       리브.."

".."

나는 생각한다.
리브란 놈 무슨 놈인지는 모르겠지만 찾으면 이 총으로 죽여버려 주겠다고.

나는 마음을 정리하고는 총을 집는다.
아니, 집으려 한다.

집기 전에 누군가가 나의 발목을 끌어당긴다.

그 여자였다.

시체의 얼굴이 노란빛을 띄며 나를 넘어뜨렸다.
시체는 날 먹으려 한다. 나는 공포감보다는 죽으면 안된 다는 마음에 시체를 뿌리쳤다.
하지만 시체는 나의 발목을 잡는다.
그리고 칼을 들고는..
다리를 찌르려고 한다.

나는 필사적으로 시체를 차고차고 또 차고 계속 밟았다.
시체의 몰골은 말이 아니었다.
머리에 통째로 피를 뒤엎고 팔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한다.
그리고 목뼈가 부러져서인지 목은 비틀어져있다.

정말 영화에서 나오는 좀비같은 형상을 하는 이상한 물체는 나를 끝없이 먹으려고 한다.
하지만 내 몸동작이 더 빨라 재빨리 총을 집었다.
  
철컥.

떨리는 손을 멈추고 겨우 장전을 한다.

투웅!

한발의 총성이 방을 가득 메웠다.
시체는 머리에 총을 맞고는 보기 좋은 꼴로 쓰러져 버렸다.

하지만, 이걸로는 끝이 않난다.
  
무서웠다.

망령이 다시 일어나나를 먹어치우지 않을까.

계속.. 아까 처럼 총을 쏜다.  

둔탁한 총음이 계속 울려 퍼진다.

"헉.. 헉.."

이제야 성이 다찬 듯 하다.

그리고 나는 총으로 다져진 시체의 머릿속에서 열쇠를 꺼낸다.
아까보다 훨씬 나쁜..?

아니다.
나쁘지 않다?


크.. 크크..

나도 이제 미쳐 가는 구나, 하고 짧음 웃음과 눈물이 맺어진다.

피로 물들어진 열쇠로 3번째 서랍을 연다.
쪽지는 없고 단도와 열쇠가 있다.
단도에는 '-리브-' 라고 써져있다. 그 자식, 찾으면 죽여주마.



어째되었든 이 참혹한 피로 저주된 방을 떠나고 싶어 나는 열쇠로 문을 연다.


고급스러운 복도 통로가 이어진다.
벽화도 조금 걸려있는 듯하다. 벽화에는 no라는 글씨만 써져있을 뿐, 아무것도 없다.
벽은 진한 갈색이 오래된 나날을 보여주는 듯했다.
복도에는 횃불이 걸려 있는 듯하다. 횃불은 지금 서있는 곳보다 10발자국 앞에는 끈어져 있어, 공포와 끝없는 통로를 일으켜 두려움을 자극하려는 듯했지만, 이미 나는 사람을 죽이는 이상의 짓을 했다. 뭐가 무서울까.

라는 것은 잠시였다.

덜컹!

방의 문이 닫혀 버린 거다.
전혀 열리지 않았다. 문은.
횃불만이 통로의 길을 밝혀 주고 있다.
하지만 이것도 바람이었다.
  

  갑자기 횃불이 꺼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지금 서있는 곳의 횃불이 꺼졌다.
나는 성급히 뛰었다.
뒤에 있는 횃불은 사라지고 앞에 횃불이 켜진다.

숨을 차도 계속 뛴다.
빛을 비추기 위해 뒤를 어둠으로 감춘다.
내가 살기위해 나를 더렵했다와 어째면 같은 이치일까?
나는 이런 쓸 때 없는 생각을 하면서 계속 뛴다.


..

..

..

..

..



"..."

얼마나 뛰었을까?

마지막 횃불이 계속 붉은 색을 띄며 타고 복도의 끝에는 yes 라고 써져있는 벽화가 걸려있다.
나는 잠시 숨을 놓고는 이마의 흐르는 땀을 딱는다.
아무래도 리브라는 놈은 날 쉬게 할 틈도 없나 보다.

갑자기 yes 라는 글씨가 death로 바뀌어 버렸다.


치이잉!

벽화를 찢고 은색의 톱날이 나에게 다가온다.
나는 다시 필사적으로 뛰었다.
뛰고
뛰고
뛰고..

치이잉!

죽을 지도 모르는 두려움보다, 죽 것 같은 촉박감.
죽을 수도 있다는 공포보다, 살아야 된다는 의지.

이런거 모아봤자 아무 소용 없다는 것을 알았다.

지금 와서는 무서워서 공포가 느껴져서 끝까지 달리는 거다.
  
죽음이 존재하기에 공포가 존재하다는 생각이 절실하게 든다.


어찌되었든 살아남는 다는 것을 포기 한 것은 아니니 우선 달리자.
  
5분쯤 달렸을까?

치이잉!

역시 톱은 날 향해 달려오고 속도도 더 빨라졌다.

난이제 죽었구나.

하는 순간 앞에 문이 보였다.
이번엔 볼품 없는 문이 아닌 이곳과 어울리는 듯한 나무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나로서는 그런거 알아보지도 못한다.
그냥 달려서 들어갈 뿐이다.
심지어 아까 들어갔었던 방이라는 사실도 잊었다.


방문을 열자, 붉은색의 페인트로 운율로 꾸며져 있는 방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