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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공포 하드고어(Hardgore)

2006.08.11 22:38

거지의깨달음 조회 수:221

extra_vars1 미치광이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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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고어(HardGore) - 제2화

미치광이 단장[上]

난 전국을 돌아다니며 공연을 하는 꿈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내가 소유한 극단은 규모가 너무나 작기 때문에 시골 촌구석에서 밖에 공연 할 수 밖에 없었다. 나의 입담 덕분에 어느 정도 유지 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나간다면 전국을 돌아다니며 나의 극단과 내 명성을 떨칠 수 없을 것이다. 순진한 마을 주민들을 속여가며 겁을 주는 이런 공연은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았다. 뭔가 색다르고 사람들에게 큰 공포감을 조성해 줄 수 있는 그런 공연을 하고 싶다. 어떤 극단에는 영혼을 팔아버리고 양심과 벽을 쌓은 좀비가 있다고 한다. 물론 흉측한 인간을 대충 분장해 세워 놓은 것이지만 사람들은 그런 것에도 겁을 먹는다. 하지만 나의 극단에는 그런 흉측한 인간도 없어 좀비로 분장 시킬 수도 없다. 그나마 사람들을 놀래켜 줄 만한 것은 쌍둥이 난쟁이들 뿐이었다. 공연 날짜는 이젠 하루밖에 남지 않았다. 공연 전 까지 어떤 거라도 준비를 해야했다.  

"단장님."  

쌍둥이 난쟁이 중 한 명인 위그가 날 불렀다. 위그는 안절부절 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난 위그를 진정시켰다.  

"위그, 무슨 일 있나?"  

원체 겁이 많은 위그라 쉽게 진정되지 않았다. 그는 계속 숨을 헐떡 거렸고 이마에선 식은땀이 흐르고 있었다. 난 위그에게 시원한 물 한 잔을 건네주었다. 시원한 냉수가 몸 속으로 들어가자 조금 진정이 된 듯 했다.  

"자, 위그 그럼 말 해 보게나."  

"밖에.. 마당에.. 어떤 사람이 다가왔는데 갑자기 쓰러져 버렸어요."  

마당에 사람이 쓰러져 있는 것은 방금 전 위그의 행동처럼 그렇게 놀랄 만 한 일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그 쓰러진 사람에게 뭔가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아무런 관심 없었던 일이 지금은 조금 흥미가 생겨 위그의 말에 귀를 귀울이게 되었다.  

"그래, 그런데 사람 쓰러진게 뭐 대순가."  

"그렇지만, 저..단장님 그게 그 사람이 조금.."

"그 사람이 뭐 어떻다는 건가. 하하, 혹시 팔 다리 없는 병신이던가."  

이건 나의 바램이었다. 팔 다리 없는 병신은 나의 입담으로 조금 부풀려 소개한다면 어색하게 분장한 좀비보다 더욱 끔찍한 인물이 될 수도 있다.    

"아니..곱..추예요. 그리고 단장님 말씀 처럼 오른 쪽 팔이 없고, 왼쪽 눈을 실밥으로 꼬매었어요."  

위그의 말은 날 상상의 나래 속으로 빠트려 버렸다. 등이 굽어버린 곱추는 매우 흉측하게 생겼다. 곱추는 키가 작으니 왠지 통통 할 것 같다. 오른 쪽 팔이 없으니 오른 쪽 소매가 바람에 휘날릴 것이다. 그리고 왼쪽 눈을 실밥으로 꼬맸으니 상대적으로 오른쪽 눈이 매우 커 보일 것이다. 그건 마치 인간의 탈을 쓴 괴물일 것 이다. 나에겐 지금 그런 곱추가 너무나도 탐스럽고 먹음직스러운 사과와도 같다. 난 그 곱추를 꼭 극단의 일원으로 만들것이다. 그가 극단의 일원이 된다면 지금보다 적어도 두 배의 주가를 올릴 수 있을 것이다.  

"참 불후한 인생을 살아왔겠군. 그자를 한 번 만나봐야겠어."

"단장님, 위험 할 지도 모르는데 뭣 하러.."

"하하, 사업 얘기지."  

극단 앞 마당에는 우뚝 솟은 나무 한 그루와 그 나무 앞에 쓰러진 곱추 뿐이었다. 그 곱추는 앞으로 쓰러져 있었는데 등이 내가 상상했던 것 보다 훨씬 많이 굽었다. 상상했던 것 보다 더욱 흉측한 모습에 난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난 단원들에게 곱추를 천막 안으로 데리고 오라고 말했다. 그를 침대에 눕히자 뭔가 조금 이상했다. 등이 굽어서 그런 것 같았다. 배게를 몇 개 더 사용하자 어느 정도 괜찮아 진 것 같았다. 그의 얼굴을 보자 또 다시 흐뭇한 미소가 번졌다. 추악한 메부리 코에 퉁퉁 부어오른 것 같은 두툼한 입술은 인상을 찡그리게 만들기에는 충분했다. 이젠 그를 어떻게 부풀려서 소개할 건 지 생각하는 것만 남았다. 내 머릿속에는 그의 거절은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나의 제안을 거절 할 수 없을 것이다. 그의 옷차림을 보아하니 아마 많은 사람들에게 멸시를 당하고 폭력을 당했을 것이다. 그런 그가 일자를 준다고 제안을 하는데 어떻게 거절 할 것인가. 그는 잠시후 오른 쪽 눈을 비비며 깨어났다. 그는 잠시 두리번 거리며 자신이 위치한 장소를 파악하는 듯 했다.

"당신은 우리 극단 앞에 쓰러져 있었소. 그래서, 이곳으로 데리고 왔지."  

그의 오른쪽 눈은 눈물로 글썽거렸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속 마음은 왠지 겉과 달리 순수한 것 같았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흑흑."  

"왜 우는 거요?"  

"전, 런던에서 이곳으로 피해 온 것 입니다. 런던에서는 언제나 멸시를 받고 살았죠. 하지만 괜히 온 것 같습니다. 이 곳 사람들 역시 절 분명 멸시 할 테니까요. 그런데 당신께선 제가 추악하고 보기 싫지 않나요?"  

내가 그를 보기 싫을리가 없었다. 그는 지금 내게 주가를 올려줄 빛나는 보석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난 당신 같은 사람을 많이 봐 왔소. 그래서 면역이 되었는지 몰라도 전혀 그런 마음이 들지 않소. 지금 내 극단에도 당신과 같이 조금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있소."

그는 나와 같은 사람을 처음 보는 것 같았다. 그와 부딪힌 모든 이들은 그를 멸시했던 것 같다. 이제 어느 정도 서론은 끝난 것 같으니 본론으로 들어가고 싶었다.  

"당신은 직업이 있소? 무슨 일을 하고 있소?"  

"대장장이 밑에서 일을 조금 했습니다. 하지만, 주인이 바뀐 뒤로 쫓겨 났습니다. 어차피, 화기 보급이 많아져 검도 귀족들 아니면 잘 쓰지 않게 되었는데 잘 됐죠 뭐, 하하.."

"그래, 잘됐어. 다행이군, 당신이 직업이 없어서. 하긴 당신이 직업이 있다고 해도 난 당신을 극단에 들어오게 했을 것이오. 당신 내 극단에 들어오시오. 혹시 기분 나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들어주시오. 당신의 외모와 몸은 많은 사람들을 끌어 모을 수 있소. 당신의 무서움과 추악함을 보러 일부러 찾아온다는 생각을 해보시오. 지금 까지 보다 훨씬 낳은 삶일 것이오. 물론 돈도 대장장이 밑에서 일했던 것 보다 더 많이 받을 수 있소. 어떻소? 내 제안이."

난 그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본다. 어차피 멸시 받을 거면 돈을 받으면서 멸시 받는게 더 낫다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나의 예상과 달리 꽤 오랜 시간 동안 고민에 빠져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내 예상과 같았다.

"잘..부탁합니다, 단장님."  

난 이젠 돈을 자루에 담는 일만 남은 것이다. 돈 냄새를 맡을 생각을 하니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다. 지금 마음 같아서는 세상이 놀랄 정도로 크게 웃고 싶었다.  

오늘 밤, 9시에 공연이 시작된다. 공연이 시작 되기 전 마을에 내려가 맛갈나게 홍보를 하였으니 많은 사람들이 몰려올 것이다. 런던에서 건너온 인육을 먹는 곱추! 이것이 바로 그의 이름표다. 짧은 문장이지만 그를 홍보하기에는 충분한 문장이다. 마을 사람들은 흥미를 느끼며 길거리에 떨어진 홍보지나 벽에 붙은 홍보지에 눈길을 돌렸다. 그리고 오늘 열릴 공연에 대해 소곤 거리는 것 같았다. 나의 예상대로 많은 사람들이 공연을 보기 위해 줄을 서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 모두가 모인 것 같았다. 이정도 인원이면 자루 하나쯤은 돈으로 꽉 채워 질 것이다. 공연은 시작 되었다. 사람들은 내 입이 열리는 것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흠흠.."  

"자! 그럼 라이즈 극단이 펼치는 공연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오늘 등장할 무시무시한 인물들을 소개 하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가장 먼저 소개할 인물은.."  

"집어쳐! 우린 인육을 먹는 곱추를 보기 위해 왔다고!"  

"다른 걸 볼 필요도 없어!"  

"곱추를 내보내라!"  

그의 인기는 대단했다. 아마 그도 이런 환영은 한 번도 받아 본 적이 없을 것이다.

"좋습니다! 라이즈 극단의 가장 위험한 인물을 소개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와 우리 극단의 만남은 며칠 되지 않았습니다. 그는 매우 위험 했습니다! 그와 처음 만났을때 그는 사람의 팔을 뜯어먹고 있었습니다! 그의 주위에는 뼈들이 산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우린 무서웠습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을 위해! 위험을 무릎쓰고 그와 맞서 싸웠습니다! 마침내 피 튀기는 혈투 끝에 우린 그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런던에서 건너온 인육을 먹는 곱추! 그의 손에 죽음을 당한 사람 수는 백이 넘습니다! 그 때문에 런던이 꽤나 시끄러웠다고 합니다! 그를 보여들이기 전에 노약자나 심장이 약하신 분들 그리고 어린이들은 나가주시길 바랍니다."  

하지만 아무도 나가지 않았다. 그들의 눈동자는 공포가 어려있었지만 호기심이 쉽게 발을 놓지 않으려 했다.

"하하, 쓰러져도 전 책임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를 도발하지 말아 주시길 바랍니다. 자칫 잘못 했다간 우리들 모두 그의 먹이감이 될 수 있으니! 그럼 소개 합니다! 인육을 먹는 곱추 존 커넬!"  

무대 끝에서 양 옆에 단원들을 끼고 곱추가 걸어오고 있었다. 그의 다리에는 쇠사슬이 차 있었고 왼손에도 역시 쇠사슬이 차 있었는데 쇠사슬 끝에는 큰 쇠공이 연결되 있어 팔을 휘두르지 못하게 하였다. 그리고 그의 입은 검은 가죽으로 봉쇄하였다. 사람들은 그의 등장에 놀람을 감출 수 없었다. 그들이 생각했던 것 보다 더 흉측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차마 가까이 가지 못하니 조금 떨어져 그를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저거 가짜지! 그렇지?"

"에..녀석이 인육을 먹는 곱추인지 어떻게 증명할 수 있어!"

군중들 사이에서 이런 말들이 터져나왔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우리들이 꾸민 일이었기에 연기만 잘해주면 된다.  

"아..그런 말씀 하시면 안됩니다! 그가 흥분하면 우리들도 막기 힘듭니다! 조용히 해주십시오!"  

"그는 진짜입니다! 돈을 돌려 드릴테니 조용히 하세요! 그를 화나게 하면 안됩니다!"

"우어어어!"  

곱추는 왼손을 자유자재로 휘두르며 겁을 주었다. 왼손이 움직이자 묵직해 보이는 쇠공 역시 따라 움직였다. 그의 다리를 봉쇄한 쇠사슬 역시 끊어졌고 입을 봉쇄한 검은 가죽 역시 찢겨져 버렸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한 이유는 전부 모조품이었기 때문이다. 그가 무대 밑으로 내려가자 사람들은 겁을 먹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 누구도 그와 대적해 싸울 생각을 하지 않았다. 전부 우리 계획 대로 움직여 주고 있다. 공연은 이렇게 막을 내렸다. 아주 짧은 시간에 공연을 끝낼 수 있었고 많은 돈을 벌 수 있었다. 이제 나의 꿈을 이룰 수 있게 되었다. 전국을 순회하며 공연을 하는 내 꿈 말이다!  

























이건 시라노님께서
만화로 만들어 주셔서
유명해진(?) 글.
아 옛날의 나로 돌아가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