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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공포 [기묘한이야기]동감

2008.01.03 00:10

엑스트라 조회 수:502 추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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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감 


 


동감? 다른 사람과 나와의 같음을 느끼는 것? 물론, 그래. 그런 게 있다면, 세상에 사람들은 훨씬 더 서로를 잘 이해할 수 있고,  세상은 더 화목해지겠지? 그런데 말이야. 세상이 어떤지 알아? 보라고, 이게 동감을 느낄 수 있는 인간이 사는 세계란 거야? 웃기지마. 그래, 잘 알고 있네. 없다고 그런 거. 없는 건 없는 거야.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거라고? 바보 같은 소리야. 단지 같은 척이나 같다고 느끼는 착각을 하고 있을 뿐 인거야. 슬픈 소리하지 말라고? 하하.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네가 개그계에 않나간 건 국가적 손실이었던 것 같아? 한 50억? 너 얼굴이 치우천왕처럼 됐잖아? 하하. 이봐, 그렇다고 정말로 치우천왕처럼 전쟁의신이 된 건 아니겠지? 그래, 알고 있어. 그러니까 나한테 친구가 별로 없는 거지. 가엽다고? 난 말이야. 좋아서 이러는 거라고. 진정한 고독의 시간은 우주와의 대화를 가질 수 있는 시간이라고. 청담이라고, 알려나? 그거랑 비슷한 건데 말이야. 하하. 당연히 농담이지. 그런 게 가능하면 하루 종일 집안에 틀어박혀서 그것만 하고 있을 거야. 좋아. 그럼 하나만 묻자. 만약에 누군가가 불덩이에 손이 시뻘겋게 되었다면, 그걸 보고 있는 너는 어떤 느낌일 것 같아? 하하. 그러시겠지. 이 착한친구야. 당연히 불쌍하다고 느끼겠지. 그러나 그건 동감이 아니야. 무슨 소린지 알겠어? 이뿐만이 아니야. 누군가가 어떤 일을 당했을 때, 너는 얼마나 그 사람과 비슷한 느낌일 받을까. 분명한 건 넘치거나 덜한 느낌을 받을 거라는 거야. 응? 하하하하. 아, 미안. 미안. 웃음이 터져버렸네. 그렇지, 그래. 분명 세상에는 이와 같은 거짓이란 건 필요해. 아니, 사실 거짓자체로 모든 것이 이루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 오히려 사실 같은 건 거짓의 부수적인 요소가 아닌가 싶을 정도라니까. 그래, 그니까 싫다는 거야.




아무도 내 말을 이해 못해줘. 하긴 그래. 나는 사회의 낙오자야. 쓸데없이 헛소리만 짓거리고 자신도 잘 알지 못하는 걸, 남에게 말해버려. 그냥 그저 그렇게 적응하면 될 텐데. 그냥 웃어주면 될 텐데. 나는 바보다. 바보. 바보. 바보. 웃어보자. 웃어봐. 최대한 자연스럽게 웃어보자. 세상은 웃음이 통한다. 통하는 건 최대한 익힌다. 인정받는다. 그렇지 않으면, 무한반복슬픔연속이다. 알 수 없는 말을 해버렸다. 히히히. 아, 너로구나. 내 앞에 나를 가장 잘 알아주는 친구가 있었구나. 아, 이 최고의 친구야. 너만큼이나 나를 잘 알아주는 친구도 없지. 한자성어로 죽마고우인가? 히히히. 응? 너도 나랑 같은 생각을 했구나. 응? 히히히. 그래, 너도 통쾌한가 보구나. 뭐가? 네가 대답하라고. 싫어? 하긴 나도 그래. 아무래도 좋다는 느낌이야. 진짜. 대학은 나와야겠지? 그렇겠지. 웬만하면 좋은 곳을 가고 싶어. 그렇다면 역시 서울대? 히히히. 이러지 말고 나도 개그멤버로 뛸까봐. 너무 재밌는 거 있지? 하지만 정말로 내 꿈을 위해서라면 가야만 하는 곳인데. 왜 이리 멀어? 도대체가 뭐냐고. 뭐. 어째서 법을 통해서 세상의 약자를 지켜주려는 긍지 높은 나의 사명감은 짓밟고, 돈에 미친 사람의 손을 들어주는 거야? 아, 미안. 심판을 못 본 모양이야. 히히.




그 친구를 안고 싶어서 가까이 갔다. 가까이. 아주 가까이 다가갔다. 그도 나의 마음을 아는지 가까이 아주가까이 다가왔다. 고마워. 나의 입술이 움직이는 순서대로 그도 움직인다. 역시 넌 최고야. 누구보다도 최고야. 감동의 순간. 누군가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어머니의 목소리였다. 아. 히히. 뭐라는 거지? 뭐라고 떠들어 되는데, 잘 알 들린다? 이봐, 뭐라고? 응? 아, 아. 난 또 뭐라고. ‘거울 앞에서 뭐하니?’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