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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공포 동화(同禍)(1)

2007.10.01 09:51

무희 조회 수:450 추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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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마을에 마음씨 좋은 흥부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일찍이 아내를 잃었지만 부인을 닮아 이국적인(混血) 2명의 자식과 가난하지만 나름 행복한 삶을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어느 때 처럼 따스한 오후 시간을 즐기고 있던 흥부는 갑작스럽게 지붕위에서 떨어진 무언가를 보고 기겁하여 눈을 감았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한 남자가 피를 흘린 체 쓰러져 있는 것이 아닌가 흥부는 당황하여 잠시 몸을 가누지 못했지만 곧 정신을 차리고 쓰러진 남자의 상태를 확인했다. 떨어질 때 충격으로 두 다리가 부러진 것 같았다. 흥부는 서둘러 남자를 사랑방(舍廊房)으로 옮겼고 하루가 지나서야 남자는 정신을 차렸다. 흥부는 자초지종을 물었고. 자신의 이름은 제비(製緋)이며 억울한 누명을 쓰고 살인마들에게 쫓기던 중에 이리로 오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마음씨 착하고 순진한 흥부는 한 점의 의심 없이 제비의 말을 믿고 집의 손님으로서 상처가 나을 때까지 머물도록 허락했다. 시간이 흐르고 제비는 자력으로 일어설 수 있을 정도로 회복했다. “제 이야기를 믿고 이렇게 친절하게 대해준 것은 당신이 처음입니다. 혹시 당신을 괴롭히거나 못살게 구는 사람이 없습니까?” 제비의 말에 흥부는 잠시 당황했지만 제비의 부드러운 미소를 보고 농담이라고 생각한 흥부는 역시 농담으로 받아쳤다. “앞집이여 옆집이며 사방(四方)에 음악쟁이들이 사는지 밤마다 시끄러운 소리에 잠을 이룰 수가 없습니다.” 제비는 흥부의 말을 듣고 가벼운 미소를 짓더니 다시 찾아뵙겠다는 말을 남기며 떠낫다.


 



 다음날 아침 기분 좋게 기지개를 키며 일어난 흥부는 혼혼한 햇살을 느끼기 위해 집 문을 열었는데 그만 깜짝 놀라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마당에 시체가 너부러져 있는 것 이 아닌가(시신의 피부가 이빨자국으로 엽기적으로 뜯겨나가 멀리서 보아도 그것이 시체라는 것 을 알 수 있었다.) 가까이 얼굴을 확인하니 그 시신은 옆집의 총각 박씨(朴氏)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흥부는 생각했다. [“시신이 내 앞마당에 발견되었으니 내가 범인으로 몰리겠구나! 나 홀몸이라면 그것이 누명이라 해도 얼마든지 감옥살이를 할 수 있겠지만 내가 들어가면 내 두 자식들은 아비 없이 어떻게 살아야 한단 말인가”] 흥부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다행이 아무도 조금 전에 비명소리를 듣지 못한 것 같았다. 흥부는 서둘러 집안서 톱을 들고 마당에 시신을 자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흥부는 박(朴)을 탓고 조각난 박씨를 땅에 묻었다. 흥부의 손은 붉은 피로 緋를 띄고 있었다. 그 하루 흥부는 공포에 질려 집밖을 나서지 않았다.


 



 어느 정도 마음을 추스른 다음날 조심스럽게 문을 연 흥부는 또 한구의 시체가 마당에 너부러져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역시 이빨로 물어뜯긴 자국이 선명했다. [“내가 전생에 악마였기에 이렇게 시련을 받는구나!”] 앞집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한 흥부는 어제와 마찬가지로 톱을 들었다. 그렇게 다음날도 또 다음날도 흥부는 시신을 톱질하게 되었다. 그 잔혹한 일상에 흥부의 정신은 서서히 미처 가기 시작했고. 오로지 한 가지 기억만을 떠올리고 있었다. “제비(製緋)가 박씨(朴氏)를 물어다(물어뜯어 죽여) 내 마당에 놓았구나!” 사방(四方)의 이웃을 마당에 묻은 다음날 제비가 미소를 지으며 찾아오는 것을 흥부는 확인했다. “아! 흥부님 오랜만입니다. 그동안 행복하게 잠을 이루었는지요?” 이미 모든 것이 늦어 버렸다. 제비를 신고하는 것, 내 앞마당에 시체가 있다는 것 나에게는 아무 잘못이 없다는 것 이 모든 것을 알리기에는 이미 늦어버렸다. “늦어 버렸다고! 너 놈 때문에! 너 놈 때문에!” 제비는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저는... 단지... 은혜를 갑기위해...” “닥처! 이 살인마 너 녀석을 집에 들이는 게 아니었어! 은혜라고? 너 녀석 때문에 나는 악마가 되었어!” 창천(蒼天)을 가를 듯한 절규 하지만 그 소리를 듣고 달려올 이웃은 이미 땅속 저 아래에서 조금씩 썩어가고 있었다. “후후후후” 고요한 침묵 속에 새어나오는 웃음소리 그리고 제비 아니 엽기적인 살인마는 눈물을 흘린다. “그때도 그랳어... 그때도 그랳고 난 그저 도움을 주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오히려 나를 죽이려고 쫓아 오다니... 도망치고 도망치다보니 당신을 만나게 되었는데... 당신에게 은혜를 갚으려고 했는데.. 당신도 똑같이 나에게 살의를 들이대다니!” 살인마는 빠르게 도망치기 시작한다. “내일 당신은 나와 같은 슬픔을 느낄 것이다. 당신의 가족을 전부 죽여 버리겠어! 나의 호의를 무시한 그들처럼 당신에게 고통을 안겨주지!” 흥부는 허무한 기분을 느끼며 그 자리에 무릎 꿇고 만다. 잠시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숙인 흥부는 천천히 방으로 들어가 천사와 같이 잠든 두 오누이를 바라본다. 고요히 흐르는 눈물을 훔치며 흥부는 두 자식을 깨워 옷을 입힌 후 큰 아이에게 조용히 입을 열었다. “헨젤아 너는 오빠니까 동생을 지켜야한다. 그리고 그레텔 너는 무슨 일이 있어도 오빠와 떨어져서는 안되 마지막으로 애들아 모르는 사람을 쉽게 믿어서는 안되 그리고 사랑한다 애들아” [“무슨 일이 있어도 너희만큼은 살아야한다.”] 깊고 깊은 산속 흥부는 헨젤과 그레텔을 버리고 집으로 향한다. 그 끔찍한 살인마와 마주하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