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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공포 도플갱어

2007.09.26 10:57

핑크팬더 조회 수:490 추천:1

extra_vars1 또 하나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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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게 빛을 밝히는 가로수를 거닐고 있었다.


새카만 어둠에 귀뚜라미 소리가 어디선가 들려왔고


계속해서 떨어지는 이슬비에 옷은 찬찬히 젖어가고 있었다.


검은색의 정장이 더러워져 가는것을 알고야 있었지만


모든것에 지쳐버려서 서리같은 작은 빗방울들을 털어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과거의 기억이 조금씩 떠오르고 있었다.


새카만 밤이 찾아오면 침대 모서리에 앉아 두려운듯이


온 몸을 떨며 그 어둠이 사라지기만을 기다렸다.


삐딱하게 나를 째려보는 가로수도 무서웠고, 서로 뒤엉켜


있던 전깃대도 너무 무서웠다.


비는 그랬다. 내 어두운 과거를 들추는 열쇠가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과거와 멀어지길 기원하지만 그건 이루어


질수 없는, 그러니까 하늘에서 달을 따온다는 수준의 얘기가


되어 버린다.


 


『너무나도 터무니 없는 바램‥』


 


고독이라는 사슬이 나의 목을 끊임없이 조여와도 그


고통에서 잠시나마 벗어나는 것 조차 불가능하다.


그저 이대로 세상을 어둠으로 바라보며 살아갈수 밖에 없다.


 


한참을 걸었다.


이슬비는 계속해서 내려 어느새 정장 상의는 물에 푹 젖어


이상한 냄새가 풍겨왔다.


 


"…맡기 싫은 냄새야."


 


피곤함이 머리 끝까지 뻗쳐왔다.


 


쾅-!


 


정말이지 엄청난 번개였다.


하늘이 찢어지는 소리와 함께 조금씩 내리던 이슬비가 폭우가 되었다.


장대같은 비들이 땅으로 계속해서 추락해 내려왔다.


단 한순간에 온 몸이 비로 인해 젖어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비는 쉬지않고 내렸다. 더럽고 찝찝한 기분이 연신 그곳으로


생각이 몰리게 만들었다. 과거의 일들이 계속해서 생각나는 것이다.


 



 


지나가는 차는 한대도 없다.


아무도 없는 어두운 세계에 달랑 나 혼자만이 고독을 느끼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 큰 공간속에서 벗어날수 없고 살아갈


수도 없다는 그저 막연한 생각을 했다.


번개소리가 귀를 울리고 난 뒤 이번에는 장대같은 폭우가 나의 귀를


시끄럽게 만들었다. 길게 뻗은 길을 계속해서 걷고 있자니 답답함이


엄습했다.


 


"귀찮아, 모든게…."


 


***꿈의 끝***


 


하늘이 노랗게 변하더니 모든것이 돌아가버린다.


앞으로 돌던 톱니바퀴가 잡자기 미치면서 뒤로 돌듯이


세상이 빠르게 뒤로 이동한다. 시계 초침이 흔들리고


온 세상이 보라빗 광경으로 바뀌어 간다.


그리고 그 도중에 톱니바퀴가 빠진다.


 


"아-!"


 


나의 외마디 외침이 끝난다.


울린다. 저 멀리 이상한 공간속에서 아주 멀리 어디론가


사라져 간다.


 


그리고 들려오는 목소리.


 


"반갑군."


"응?."


 


고개를 돌려 옆을 쳐다보았다. 그곳에는 나와 같은 정장을 입은


똑같은 모습의 사내가 야릇한 미소를 짓고서는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잖아?."


"너가 아니야."


 


그의 목소리는 차가왔다.


가시가 심장을 찌르는것 같은 느낌이랄까…?


너무나도 이상한 느낌과 그리고 등 뒤로 엄습해오는 오싹함.


부자연 스럽다는 말 밖엔 생각이 나질 않는다.


 


"그럼 도대체 넌 뭐야?."


"난 두려움이다."


"뭐?."


 


그는 내가 위에 걸치고 있던 정장의 마이와 똑같이 생긴 마이를


슬며시 벗고서는 자신의 왼손을 주머니에 넣으며 팔뚝에 걸었다.


능글맞은 웃음과 차가워 보이는 저 눈매가 진정 나의 얼굴이 맞


는지를 착각하게 만들었다. 그는 살기를 품고 있었다.


그것은 진정 확실했다.


 


"두려움이라니, 그게 뭔데?."


"말그대로 두려움이다. 너의 두려움이 한대모여 내 모습이 이렇게


 똑같은 너의 얼굴로써 형체화 된것이지."


"마, 말도안돼!- 그건 불가능하다."


"불가능하지 않아!."


 


그는 소리를 확 질렀다.


엄청난 목소리가 그 이상한 공간에서 울려퍼졌다.


굉장한 소리였다. 아까의 그 번개소리보다 더 큰 울림.


고막이 찢어져 나갈 지경이었다.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고 주변이 고요해 지자 또다른 나는


입을 열었다.


 


"불가능 하다고?, 그럼 어떻게 지금 네 앞에 내가 서있는거지?."


"그, 그건…."


"세상엔 몇가지 부류의 인간들이 살고있지. 그중엔 선한 녀석들도


 있어. 하지만 너처럼 나약하고 덜 떨어진 인간들도 있지.


 물론 너를 개 망나니 같은 녀석들과 같은 취급을 하는건 아니다."


"무슨 소릴 하려는 거야!-"


 


이번엔 내가 소리를 빽 질렀다.


긴 울림이 계속 되었다. 난 분명 분노했다.


그 상황을 까맣게 잊어버릴 정도로 분노 했다.


하지만 그는 계속해서 웃음을 짓고 있었다.


이런 나를 비웃는 듯이 아주 기분나쁜 얼굴을 하고서 말이다.


 


"너 화났군. 난 그게 좋아. 그런게 좋단 말이다."


"뭐?!-"


"너의 분노, 너의 나약함. 그것이 또다른 두려움을 만들어 내지."


"도대체 넌 누구야. 무슨 소릴 하려는 거야!."


 


내 외침은 계속 되었다.


웃음을 짓고 있던 그자는 천천히 나에게로 걸음을 옮겼다.


구두의 소리가 그 공간에서 크게 울렸다. 한발 한발 내딪을때 마다


그 소리는 더 해져갔다. 그리고 그가 나와 그다지 멀지 않은, 아주


가까운 간격에 섰다.


 


"넌 나약하다. 그리고 과거에 얽매여 있다. 네가 그 생각들을 할때마다


 나에게는 두려움이란 먹이감이 찾아온다. 네가 먹는 밥따위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이다."


"그딴건 몰라, 나의 나약함 따위를 왜 말하는거야!-


 과거라고?, 네녀석이 나에대해 뭘 안다고 지껄이는 거지?."


"아직도 이해를 못했군."


 


그는 살며시 웃으며 한걸음 더 다가왔다.


난 정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평생 그 과거를 두려워 하며 살았던


나에게 나약하다는 말과 같이 그 더러운 일을 떠올리게 하다니….


힘이 들어가고 있었다. 나 자신을 주체할수 없었다.


온 몸이 떨려왔다.


 


"뭘 이해 못했다는 거지?."


"넌 지금 내가 다른 사람인냥 알고 있는데. 난 다른 하나의 너야.


 두려움이지. 즉, 다시 말해서 너의 두려움이 형상화 되어 내가


 되었단 것이다. 아까 말했잖아?."


"그게 뭐 어쨋다는 거야?."


"이거 이거 멍청한건지 답답한건지, 난 다른 하나의 너 이기 때문에


 너의 과거를 알수 있다 이거다. 넌 너 자신에게 소리를 지르고 있는


 것이고 말이야. 이제 알아듣겠어?."


 


그는 짜증이 난 얼굴로 퉁명스럽게 말했다.


<뭐가 어떻게 되어 가는 거야?. 날 주체할수 없어. 저녀석은 대체 뭐야.>


 


"고민이 되나보군."


"닥쳐."


"흥, 너 자신에게 욕해봤자야."


"닥치라고."


"이거이거 화가 많이 나셨구만."


"닥치랬잖아!-"


 


난 있는힘껏 그 알수없는 공간을 뛰었다. 흘깃 뒤를 쳐다보았다.


점점 두려움이라는 녀석과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는 것을 느꼇다.


마음이 차분해 진다. 그와 멀어지고 있다는 것에 난 행복을 느낀다.


도저히 이런 공간에서는 있고 싶지도 않다.


다만, 온 몸에 스며들어온 비를 어서 닦아내고 싶을 뿐이다.


어느샌가, 머리 위로 빗방울들이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그 이상한 공간에서 도망쳐 나온 것이다.


손을 하늘 위로 뻗었다. 그리고 가볍게 그 바람을 음미했다.


 


"도망쳐 나왔다고 생각하는가?-"


 


순간 귓속에서 음침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깜짝 놀라 앞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두려움이라 했던 또 하나의


내가 서 있었다. 그는 여전히 미소짓는 얼굴로 나에게 찬찬히


다가오기 시작했다. 두렵다. 모든것이 멈춰버리는 것을 느꼇다.


그가 걷는 한걸음 한걸음이 천근과도 같이 나를 압박했다.


그리고 그가 나의 앞에 멈춰섰다.


 


"넌 도망가지 못해. 난 다른 하나의 너 거든.


 아, 그렇지 이 말을 꼭 전해주고 싶었어."


 


나무가 숨을 멈췄다. 대지가 멈췄다. 귀에서 들려오던 귀뚜라미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장대처럼 쏟아지던 비도 하늘에서 멈췄다.


모든것이 고장난 시계처럼 멈춰버렸다. 생각할 수 있는 것은 그와


나 뿐이었다.


두려움에 떨고 있는 나의 얼굴을 찬찬히 바라보던 그는 순간 미소를


싹 없애고 빠른 걸음으로 나의 얼굴을 자신의 쩍 벌어진 입에 가져다


대었다.


 


"널 먹어버리고 싶어."


 


얼굴이 뭉개져 버린다.


이내 기억은 사라진다.


 



 


와작-, 와작 와그득-!


 


"맛있어."


 


 -End-


 


Ps.당신도 목숨을 부지하지 못해.


   언제라도 또 하나의 당신은 몸속에서 머리를 먹어버릴


   기회만 찾고 있으니까….


   경고하겠는데 조심하는게 좋을거야.


   안그럼 먹혀버리고 말아.


   자기 자신에게 말이지 킥킥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