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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공포 일루젼 - illusion

2007.07.31 22:14

핑크팬더 조회 수:451 추천:4

extra_vars1 죽음과 맞닿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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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tra_vars3 2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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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었어."


 


에테넬은 그들이 다가오기 무섭게 얘기를 꺼냈다.
제이와 레이교수는 겁에 질려있는 소엽에게 다가와 그녀의 상태를
살폈다.


 


"어떻게 된거야 에테넬."


 


제이의 물음에 에테넬은 한숨을 푹 내쉬고서는 얘기를 꺼냈다.


 


"귀신을 봤었대."
"뭐?."
"그 사진에 찍힌 정체불명의 귀신 말이야. 같은 형상으로 소엽한테
나타났다고 하던데."


 


레이교수는 안경을 고쳐쓰면서 의자에 힘없이 앉아있는 소엽에게
다가가 등을 두드려 주었다. 제이는 한참 생각하더니 의자를 하나 빼서
자리에 앉았고, 에테넬은 이젠 틀렸다는듯 오른손에 들고있던 종이컵을
휴지통을 던져넣고서는 책상에 걸터 앉았다.


 


"일단 소엽은 그만 가는게 좋겠어."


 


먼저 얘기를 꺼낸건 레이교수였다.
겁에 질려있던 소엽은 그 소리에 살짝 고개를 들어올렸다.
제이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소엽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에테넬도 마찬가지
였지만 집에 돌려보낸다면 괜찮아 질거란 생각에 서둘러 소엽의 짐을 챙겨
주기 시작했다.


 


"가도 되는건가요?."
"응. 가서 푹 쉬라구."


 


에테넬은 억지로 소엽을 잡아 끌고 나와서 복도 끝의 계단까지 그녀를 배웅
해 주었다. 힘없이 계단을 내려가는 그녀의 뒷 모습을 보면서 에테넬은 뭔가
생각나는 것이 있는지 부실로 서둘러 뛰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안에서 기
다리고 있는건 제이 뿐이었다. 어떻게 된 영문인지 몰라 에테넬은 제이에게
물었다.


 


"뭐야, 교수님은?."
"사진을 놓고 오셨다고 다시 가지러 내려가셨어."
"그렇구만."
"아무튼 상황이 이렇게 됐으니 오늘 교수님이랑 같이 그 사진에 찍힌 심령
현상을 자세히 알아보기로 했어."
"나도 돕도록 할게."


 


제이는 슬쩍 웃더니 검지손가락을 중지와 붙여 튕기면서 말했다.


 


"그렇게 나올줄 알았어. 그럼 늦게까지 남아줄수 있지?."
"응."


 


말이 끝나는 시점에 맞춰서 부실의 문이 열리며 레이교수가 들어왔다.
한손에는 사진들이 들려 있었다. 에테넬과 제이는 가방을 챙겨서 레이교수의
뒤를 따라 현상실로 들어갔다. 언제나 비춰지는 빨간 조명이었지만 그날 만큼
은 그들 모두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


 


그들은 계속해서 사진을 여러번 인화하며 그 정체불명의 귀신에 대한 것을
필사적으로 찾았다. 혹시라도 잘못 찍힌것이 아닌지, 모든것이 다 자신들이
너무 과하게 생각해서 그런 환상을 보게 된것이 아닌지 하는 것들 모두를 말이
다.


 


셋이 집중하던 일에서 잠시 눈을 떼었을때 어느새 시간은 새벽1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제이와 에테넬이 피곤할거라 생각한 레이교수는 그들에게 잠시동안
나가서 바람을 쐬고 오라는 말을 하기위해 돈을 꺼냈다.


 


"이봐, 제이 에테넬. 다들 고생이 많다. 이거 가지고 가서 허기좀 채우고 쉬어."
"교수님은요?."
"난 아직 뭔가 부족한거 같아. 아직 세밀한것 까진 해보지 않았으니까 모두 해본
다면 분명 뭔가 답이 나올거야."
"그럼 잠시만 나갔다 오도록 할게요. 너무 무리하지 마세요."
"그래 고맙다."


 


제이와 에테넬은 그런 레이교수를 뒤로하고 현상실을 빠져나왔다.
빨간 불빛에 너무 오래 있어서 그런지 밖으로 나오니 두 눈이 새캄해져서 잠시간
둘은 어둠을 체험해야 했다. 시간이 지나고 밖에서 바람을 쌔며 둘이 대화를 한참
나누고 있었을 때였다. 제이가 손가락을 입에다 대고 잠시 조용히 하라는 모션을
취했다. 에테넬은 고개를 끄덕이며 들고있던 커피를 마셨다.


 


"여보세요."
"아 형이야?."
"이런 시간에 무슨일로 전화야."
"레이교수님이 전화를 안 받으셔 지금 교수랑 부실로 가고 있는데.."
"뭐?!"


 


제이는 다급하게 전화를 끊고 현상실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지켜본 에테넬은 잠시 멈칫 하더니 들고 있던 커피를 한번에 들이키고서
제이의 뒤를 쫓았다.


 


"뭐야, 도대체 왜그래?."
"레이교수님이 전화를 안 받으신다고 핑크팬더한테 온 전화야."
"잠시 잠드신거 아냐."
"원래 레이교수님은 일이 있으면 그 일에만 집중하신다는거 너도 잘 알고 있잖아.
그런분이 도중에 잠들어 버리실리가 없어."


 


제이와 에테넬은 단숨에 뛰어올라와 부실의 뒷문을 열고 현상실로 들어갔다.
빨간불빛이 눈으로 반사되어 둘은 잠시 표정을 찡그리며 손으로 빛을 가렸다.
찬찬히 나아지는 눈을 몇번 감았다 땟다 하면서 앞을 쳐다보니 그들 앞에 있는건
처참하게 죽어있는 레이교수의 모습이었다.
제이와 에테넬은 아무런 소리도 없이 그 광경을 지켜볼 뿐이었다.


 


다시한번 핸드폰 벨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고요함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Next-


 


Ps.참 오랜만에 쓰는 일루젼 2화....;;


   양도 매우 줄어버리고 어색해졌다 -ㅅ-;;


   그나저나 오늘은 레이교수님의 사망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