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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공포 Xthing

2007.07.27 22:19

신승일 조회 수:571 추천:1

extra_vars1 실제하는 세상을 이야기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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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도 말쑥한 캐주얼 정장을 입고 포드 머스탱 쿠페를 몰며 도로를 질주하는 그를


 한순간에 짓밟힌 꿈을 이고 가는 참담함을 풍기는 남성이라고는 생각지 못할 것 같았다.


 꽉다문 그의 새빨간 입술은 이미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부우우웅'


   한적한 고속도로에 여러 대의 차들이 전력질주 하는 소리가 들렸다. 곧 그 차량들은 존의


 시야에 들어섰고 차례대로 줄을 짓기 시작했다.


  총 5대의 검은 차량들이었다. 그중 2대는 큼직한 사륜구동 차량이었고 나머지는 보기에도


 날렵해 보이는 일본제 세단이었다.


  '무슨 고위 관부라도 호위하는 건가?'


  뜨거운 햇살을 흡수해버리는 그 검은 차량들은 보기에도 어지러워지는 아지랭이를 뿜으며


 빠르게 존이 달리고 있는 차선으로 달려왔다.


  '뭐하는 짓이지?'


   2대의 차가 존의 차량을 추월해 그가 달리던 차선을 달리며 존을 막아섰고 2대의 4륜구동


 차량은 존의 양옆으로 진입해 금방이라고 짜부러트릴 기세였다.


 존은 갑자기 일어난 황단한 상황에 잠시 공황이 왔지만 특유의 재치로 재빨리 상황을


 간파하고 이곳을 빠져나갈 공간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가로막으며 달리는 2대의 세단과 양옆을 막아서고 있는 커다란 맘모스 사이에선


 도저히 빠져나갈 방법이 없었다.


 존은 재빨리 기어를 D로 돌리고 브레이크를 있는 힘껏 밟았다.


 그순간 뒤따라오던 또다른 검은 차량이 존의 머스텡의 뒷범퍼를 정통으로 박고 하늘로


 치솟았다.


 존은 잠시 충돌의 충격으로 어지러움을 느꼈지만 정신을 차리고 기어를 최대로 놓은뒤


 빠르게 핸들을 돌렸다.


  '너희들이 누군진 모르겠지만, 상대를 잘못골랐어. 나를 잡는 길은 모두가 죽는 길이다.'


  존은 차를 돌려 도로를 역주행하기 시작했다.


 존의 뒷통수를 보기좋게 박은 차량은 공중을 한바퀴 돌아 존을 추월해 앞길을 막던


 두 차량 앞에 추락해 길을 막아섰고 덩치큰 사륜구동들은 일제히 브레이크를 밟아


 미끄러지며 방향을 돌렸다.


 존의 역주행에 거북이 운전을 하던 일반 차량들은 어쩔줄 몰라하며 핸들을 이리저리


 돌리기 일수였고 도로는 이내 쑥대밭이 되었다.


 그중 같은 15번 도로를 달리던 경찰차 한대가 급히 차를 멈춰서며 시끄러운 사이렌


 소리를 냈다.


  '난 지역 경찰이 제일 싫어.'


  존은 무력한 제복 경찰 몇명이서는 신원을 알 수 없는 자신을 쫒는 차량들을 막을 수


 없다는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아까 뒷범퍼로 들이 받았던 차량의 파편들이 타이어에


 영향을 미쳤는지 뒷쪽의 왼쪽 타이어 하나타 한순간에 터지면서 존의 차량은 균형을


 잃었다.


  '젠장, 이건...'


  브레이크를 밟을 틈도 없이 존의 차량을 갓길쪽으로 빠르게 돌진하더니 안전벽을


 쿵 하고 박아 버렸다.


 순간 에어백이 터지면서 존을 감쌌고  사이렌 소리는 점점 가까워 졌다.
 
 칡칡한 먼지 가루가 차량 안을 가득 메우고 충돌에 의한 뜨겁게 타는 냄새가 코를


 맵게 했다.


  "켁,켁.."


  존은 방향감각과 깨질듯한 두통에 어지러워 구토 증세가 났지만 에어백을 몸부림으로


 걷어내고 열려있던 창으로 간신히 몸을 빼냈다.


 곧 여려명의 발자국 소리가 들렸고 존이 어렵사리 두통을 참으며 고개를 들었을땐


 흰색 제복 차림의 경찰들이 각자의 권총을 겨누며 소리치고 있었다.


  "꼼짝마!"


  "당신을 공무 집행 방해죄로 체포하겠다!"


  존은 가까스로 정신을 잃지 않으며 입을 열었다.


  "그게 아니야.. 저기,  저길봐..."


  존을 쫒아오던 검은 차량들은 곧장 달려오는 듯 하더니 일제히 방향을 돌려 각자 다른


 차선으로 빠져 모습이 점점 사라져 갔다.


  '젠장.. !'


 


 


 


 


 


 


 


 


 



 -2004.06.08 7pm


 



  존은 눈을 떴다.


 환하게 비치는 조명 빛에 눈을 찡그렸다.


  "존 오스왈드. 가벼운 타박상. 생명에 이상없음."


 곧 여러명의 발자국 소리가 들리고 문을 닫는 소리가 들렸다.


  "좋아, 존. 어떻게 된건지 설명 해줄 수 있겠나."


  더글라스 였다.


  "누군가 날 뒤쫒고 있습니다."


  존은 건조해진 입을 움직였다.


 


 



 -2004.06.08 8pm



 


  "계획이 실패했다. 모두 집결 장소로 모여라."


  "알았다. 집결 장소로 곧 가겠다."


  남자는 가느다란 손으로 핸드폰에 다른 번호를 찍었다.


  "... 오드아이님. 계획을 실패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다음 목표를 말씀해 주십시오."


  수화기에서 깊게 숨을 들이쉬는 소리가 들렸다.


  "매드스크림... 이번엔 날 실망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다. 캘리포니아로 가라. 그곳에서


   보스의 연락을 기다려라. "


  매드스크림의 동공이 점점 줄어들었다.
 
  "알겠습니다, 오드아이. 이번엔 절대로 실망시키지 않겠습니다."


  그는 핸드폰을 닫고 입고있던 검은 재킷의 안쪽 주머니에 넣었다.


 그리고 조금 구겨진 손바닥 만한 쪽지에다 작은 글씨로 무언가를 적었다.


  '럭키 로먼, 06.08 15번 도로에서 사망.'


  "인간 재물... 존... 오스왈드."


  매드스크림을 그 쪽지를 사각형으로 번갈아 접어 핸드폰을 넣었던 반대쪽 주머니에


 넣었다. 그리고 시동을 걸고 차를 출발 시켰다.


  "피의 재물... 캘리포니아."


  매드스크림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2004.06.08 8pm


 


  "자네도 알고 있겠지만, 이건 아주 이상한 경우네. 어떤 것에도 이것과 연관시킬 수 없어."


  "네 알고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분명히 그들에게 붙잡힐뻔 했고 까딱 잘못했다간 내


   생명이 날아갈뻔 했습니다. 그게 무엇이건 왜 그리고 누가 그런 짓을 했는지 전 알고


   싶습니다."


  존은 더글라스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이미 FBI에 부탁해서 팀을 조직해 자네가 말한 그 검은 차량을 조사하고 있네. 물론


   자네의 머스텡에 의해 박살이 났지만 말일세."


  존은 잠시 골똘해하는 눈치였다.


  "그건 그렇고, 쟈니의 희생자의 몸에서 이상한 점이 발견되었다는 것은 이미 들으셨겠죠."


  "아직 지레 짐작하긴 일러. 그곳에 제3의 인물이 있었다면, 호텔 룸메이트가 보았거나


   그곳에 있었다는 증거가 있어야해. 지문 검색과 그곳의 목격자들을 조사해봤지만 허사
 
   이었네."


  존은 미간을 찡그렸다.


  "전 이 사건이 평범할 것 같지 않습니다."


  "물론 평범하진 않지. 하지만, 존. 자네 몸도 생각하게. 이미 24시간 자네를 보호해줄


   경호원들을 배치해 놨네. 그리고 내일 아침엔 자네를 태우고 캘리포니아로 갈꺼야.


   내가 직접 배웅해 주겠네."


  더글라스는 살짝 미소를 지어보였다.


  "대부... 걱정을 끼쳐서 죄송하군요. 쟈니 건에 대해서 나중에 또 뭔가를 알아낸다면


   전화 주십시오. 간섭하면 안되는걸 알고 있지만, 왠지 그러고 싶군요."


  "알았네, 존. 피곤할테니 난 이만 가보겠네. 걱정말고 푹쉬길 바라네. 그럼 내일 보세."


  더글라스는  테이블 위에 있던 갈색 테의 선글라스를 고쳐쓰며 인사의 손짓을 하고


  문 밖을 나섰다.


  '쟈니 호프만. 뭔가 심상치 않은게 있어.. 분명히.'


  그런 생각을 깊게 할 틈도 없이 눈꺼풀이 잠겨왔다.


 


 


 


  "존... 존."


 


 


  "존... 존... 도와줘."


  아주 명확한 소리였다. 여자 목소리 같기도 했지만 남자 목소리 같기도 했다.


 성별을 알 수 없는 듯한 코맹맹이 소리였다.


  "쟈니... 쟈니.. 도와줘."


 



  몇분이 흐르고 존은 입을 열 수 있었다.


  "악!  난 쟈니가 아니야!"


  순간 검은 손길이 존의 시야를 가리고 숨을 막아 왔다.


  "안돼... 안돼!"


 


 


 


 


  존은 악몽이 점점 머릿속을 깊게 파고 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