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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공포 NIghtmare

2008.02.14 04:03

걍사는삼 조회 수:570 추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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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ghtmare -10》


 


"저기 양호실이야!!"
"서둘러 어서!"


 가까스로 1층에 도착한 우리는 양호실을 발견하고선 그쪽으로 뛰어갔다. 선두였던 내가 조심스래 주위를 살피며 양호실 가까이 도착했을 쯤, 뒤에 있던 최아연이 소리쳤다.


"현준아!! 옆에, 옆에!!"



"…?!!"
"크어어어!!"
"우왓!!"


콰당!!


"꺄앗, 현준아!!"


 최아연의 말에 옆을 쳐다보자 좀비 하나가 내 목을 물어뜯기 위해 달려들었고 갑작스러운 기습에 그대로 바닥에 넘어져버렸다. 다행스럽게도 청혈도로 녀석의 입을 막아 물리는 것을 막았지만, 좀비가 되면서 강해진 힘이 지금으로썬 너무나도 힘들었다.


"크어어!!"
"크, 크윽!"


 어디서 본 얼굴이라 했더니만 아까 나연이한테 못된 짓을 하던 한 놈이였다. 한쪽 어깨가 뜯겨져있는 녀석. 결국 좀비한테 먹힌거였다. 내가 좀 위험해 보이자 다가오려고 하는 나연이의 모습이 내 눈에 비쳐졌다.


"오지마!!"


멈칫!


"한연아! 뭐하고 있어! 어서 모두를 데리고 양호실로 들어가! 좀비 2~3쯤은 이길 수 있잖아!!"
"아, 응!! 가자 나연아."
"하, 하지만 현준이가…"


 날 내버려 둔체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으려고 하는 나연이와 한연아가 잠시동안 실랑이를 벌이지만, 곧 김은주 선생과 최아연의 가세로 저항한번 하지 못하고 양호실로 끌려들어갔다. 양호실안에서 무언가가 때려부셔지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안에 있던 좀비들을 밖에 던져버리는 한연아는 내 쪽으로 오고 있었다.
 이씨, 지금 뭐하는 거냐, 강현준! 겨우 이깟 옆구리 상처로 끙끙대는 거냐? 에라이 내 자신이 한심해 진다, 이래서 나연이를 지킬 수 있을 꺼 같아?!!!


"이 개새끼, 입냄새 풍기지 말고 꺼져!!"


퍼억!!


"쿠어어!!"
"현준아!! 흐아압!!"


 힘겹게 휘두른 청혈도에 얼굴을 직격당한 좀비 녀석이 주춤거리는 사이에 한연아가 달려와 녀석의 얼굴에 이단 옆차기를 날려버렸다. 저쪽에서 다가오던 좀비들과 뒤엉쳐 쓰러진 녀석. 한연아는 내 한쪽 팔을 자신의 어깨에 감고선 서둘러 양호실로 들어갔다. 나와 한연아가 들어가기 무섭게 입구를 봉쇄하는 나연이와 최아연, 그리고 김은주 선생. 좀비들이 오지 않을꺼 같다는 확신이 생겼는지 그제서야 각자 한숨을 한번 푹하고 내쉰다.


"하아, 강현준 이리와서 상의 벗어."
"……."
"어서."


 내 이름을 부르더니 자신의 앞에 있는 의자를 가리키는 김은주 선생. 무시하려 했지만 김은주 선생의 단호한 말과 뒤에서 느껴지는 나연이의 눈초리에 가만히 가서 와이셔츠를 벗었다. 그들의 눈에 포착된 것은 지혈한 붕대를 이미 붉게 적신 걸로도 모자른지 내 몸을 타고 내려와 바닥에 웅덩이를 만들려고 하는 상처였다. 그 상처를 본 김은주 선생인 놀랐는지 옆에 있던 메스로 천쪼가리들을 전부다 잘라냈고, 그러자 엄청난 기세로 흐르는 피에 잠시 휘청거린 나였다. 내가 휘청거리자 내 몸을 부축해주는 나연이, 최아연과 한연아는 상처에 놀라 움직일 수 없었나 보다.


"최아연, 한연아 당장 양호실을 뒤져서 붕대란 붕대와 실, 전부다 찾아!"
"아, 네!"
"나연이는 현준이가 움직이지 않게 꼭 부축해주렴."
"네."


 보지않고 최아연과 한연아한테 일을 시킨 김은주 선생은 나연이한테 잘 말한 뒤에 근처를 뒤져서 의료용 바늘과 소독한 실을 찾았다. 그리고 옆에서 주사기를 꺼내더니 또 무언가를 찾는 김은주 선생은 찾던 물건을 못 찾았는지 나한테 말했다.


"현준아, 마취제가 없어서 그냥 꼬매야 할꺼 같아. 괜찮겠니?"


끄덕


"그래."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알았다고 하더니 최아연을 시켜 내 옆구리에서 나는 피를 닦으라고 했고, 피를 닦아 순간 확인한 상처부위에 바늘을 찔러 넣었다. 순간 고개를 돌리는 한연아와 최아연, 그리고 날 부축한 상태로 고개를 내 어깨에 묻고 있는 나연이의 손은 조금씩 떨렸다. 당연한 일이였다. 공포영화도 아닌 실제로 산 사람의 몸에 바느질을 하고 있는 것이였으니 말이다. 그래도 꿋꿋하게 상처에서 흘러나오는 피를 닦는 최아연이였다.


"후우-"


 다 꼬맸는지 매듭을 지으며 숨을 내쉬는 선생은 한연아가 가져온 붕대로 내 몸을 둘둘 감았다.


"어디보자, 어디 더 다친데는 없나?"


 라며 내 몸을 뒤적뒤적(?)거리던 선생은 내 어깨에 손수건을 보고선 손수건을 푸르고 그렇게 심한 상처가 아니였는지 소독약을 바른(통 채로 들이 부은)뒤에 붕대로 감았다. 그리고 자잘한 상처에 밴드와 소독약으로 마무리한 선생과 최아연, 한연아의 뱃속에서 꾸르륵 소리가 들려왔다.


꼬르륵


"……."
"……."
"……." X3
"쿡, 쿠쿠쿡."
"뭐야, 배고픈 거야?"
"……." X3


 그 소리에 잠시 침묵을 유지하던 분위기에서 나연이가 억누르고 있지만 조금씩 흘러나오는 웃음소리가 들렸고, 그에 이어 내가 한심하다는 듯이 물어보자 세 사람은 조용히 고개를 숙인체 얼굴이 뻘개져 있었다. 뭐, 당연한 일이였다. 현재 시간은 2시 반. 나와 나연이는 매점에서 빵이라도 먹었다지만, 예상으로는 도망다니느라 아무것도 못먹었을 세 사삼이였다.


"매점가자. 양호실에서 챙길 물건 챙겨. 바로 출발하게."


 내 말에 조심스래 물건을 챙기는 세 사람. 김은주 선생은 자신의 가방에 쓸만한 약품들을 챙겼고, 한연아와 최아연은 양호실에 있는 침대에서 이불과 배개를 훔쳐(?)왔다. 그들을 데리고 매점으로 향한 난 역시나 질리지 않게 다가오는 좀비들을 가뿐이 밟아준 뒤에 매점에 그들을 밀어넣었다. 그리곤 식탁으로 문을 막았다.


"자, 이거 먹어."
"우와!! 이, 이건 맨날 먹기 위해 오지만 먹을 수 없었던 콤보빵!!!"
"으흠-- 이거 진짜 맛있다--"
"하아, 학교의 물건을 공짜로 먹다니, 이거 참."


 이라고 말하면서 열심히 빵과 과자를 주어먹는 세 사람. 나연이는 나 보고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꺼내오라고 시켰고 난 주머니에 있던 열쇠로 자판기를 열어 종류별로 음료수를 가져왔다. 꾸역꾸역 다 처먹은 세 사람은 피로한지 하품을 했고, 나연이도 피곤한지 조금씩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한 거였다. 갑작스럽게 변한 학생들과 선생. 눈 앞에서 바로 서로를 먹는 장면들도 보았을 꺼고, 친구가 먹히는 것을 바라봤을꺼다. 살기 위해서 긴장감을 늦추고 있지 않았지만, 현재 여긴 그나마 안전한 상태. 고도의 긴장감과 집중력이 풀리자 몸이 쉬고 싶어 하는 것이였다. 


"졸리면 자도록 해. 괜히 버티다가 짐되지 말고."
"현준아."


 내 차가운 말에 지적하던 나연이였으나 내 말을 들은 세 사람은 어느새 가방에서 이불을 꺼내 바닥에 누웠다. 내 옆에서 버티려고 하는 나연이가 안쓰러워 억지로 안아들어 자리에 눕히고 가방에서 이불 하나를 꺼내 덮혀주었다. 따뜻한 바닥에 더욱더 눈이 감기는 나연이.
 다른 학교 매점은 찬 바닥이겠지만, 우리 학교는 매점 바닥에도 보일러가 가동된다. 음지에 있는 터라 일단 약하게 나마 보일러를 틀고 있는 매점은 따뜻했다.
 


"새근새근."
"음냐음냐."
"쿨쿨."
"으으으, 저리가아아."


 조용히 자고있는 세 사람과는 달리 유독! 한 사람, 최아연만은 손을 붕붕 저으며 신음했다. 아무래도 좀비가 쫓아가는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았다. 왠지 모르는 통쾌함과 시원함에 살짝 웃은 내 눈에 순간 살짝 몸을 떤 나연이의 모습이 보였다. 아무리 보일러를 틀고 있다지만 추워하는 것 같았다. 잠시 곰곰히 있던 난 그 자리에서 일어나 조심스래 아줌마가 드나드는 문을 통해 좀비들이 우글거리는 문으로 나갔다.


"크어어."
"쿠어어어."


 조용히 바로 옆의 쓰레기통에 다가간 난 옆에 있던 아무것도 묻지 않은 버리려고 놓아둔 상자들을 내 옆구리 가득 챙긴체 조심히 돌아왔다. 문 안에 들어온 난 조용히 문을 잠궜고, 아줌마가 잠들어 계시는 방으로 들어가 보일러의 온도를 더 올렸다. 방을 나와 네 사람이 잠들어 있는 곳으로 온 난 조심스레 상자를 일자로 폈고 아줌마의 방에서 가져온 테이프와 내가 챙겼던 주머니칼을 꺼내 조심스래 상자를 이어붙이고 자르는 작업을 했다. 작업을 끝낸 난, 상자 하나를 가지고 나연이의 앞에 다가섰다.


"으음, 현준아… 다치면 안되는데… 새근새근."


 꿈 속에서 조차 난 아무래도 나연이한테 걱정을 끼치는 존재인 것 같았다. 나연이의 어깨와 무릎 아래에 내 손을 집어넣고 가볍게 들어올린 난 나연이의 몸을 한 손으로 안다시피 한 뒤에 나연이를 눕힐 자리에 상자를 넣고선 그 위에 나연이를 눕혔다.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나연이는 너무나 가벼웠다. 이불까지 덮혀준 난, 나머지 세 사람한테도 해주었다. 하고 싶진 않았지만, 나연이가 이 짐짝들한테 잘해주라는 말에 어쩔 수 없이 했다.


"…좋은 꿈 꿔."


 나연이의 머리칼을 쓰다듬은 난 문 앞에 쌓아둔 식탁에 등을 대고선 가만히 네 사람의 자는 모습을 쳐다보았다.
 깨어나면 또 지옥이 기다리고 있을 꺼야. 푹 쉬는게 좋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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