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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공포 Bloody pus - 장난감 마을의 재산싸움

2008.02.06 03:01

핑크팬더 조회 수:692 추천:2

extra_vars1 장난감 마을의 재산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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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슬리스와 어둠속을 걷는일은 계속 되었다.
그가 들고있는 랜턴의 불도 곧 꺼질것 같았다. 조금씩 타오르는
그 불빛이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페이슬리스도 어느덧 깨달았는
지 가던 길을 멈추고 낡아서 쇳가루가 떨어지는 랜턴을 들어올렸다.
불을 다시 붙이고 있다. 어둠속에도 그가 움직이는 모습은 대충
짐작이 갔다. 불을 붙이는 일이 끝나자 다시 길을 재촉하기 시작했다.


 


"피곤하지 않으십니까?."


 


페이슬리스가 길을 안내하면서 처음으로 나에게 걸어온 말이었다.
물론, 피곤했다. 줄곧 걸어왔던 것도 있지만 아까 일어났던 그 사건을
되돌아보자면 그 자리에서 지쳐 쓰러지고싶을 만큼 피곤했다. 아니,
다시 말하자면 잠으로써 그 나쁜 기억들을 잠시나마 잊고싶었다.



그랬다, 피를 쏟으며 죽어가는 사람들을 눈앞에서 보고 아무생각이
없을리 만무했다. 큰 두려움을 느꼇지만 일부러 그렇지 않은척을 하고
있다. 어떻게 보자면 난 너무도 큰 쇼크를 받았기에 그 일에 세세히
묻기 보다는 피하는쪽을 선택한 것이다.


 


"지쳐버렸어요."


 


피곤이 섞인 볼멘소리로 웅얼거렸다. 페이슬리스는 잠시 멈춰섰다.
내 말을 들은 것이다. 그는 한참을 고민하던끝에 가던길을 뒤돌아 서서
반대편에 나있던 샛길로 걸음을 옮겼다. 어딘가 쉴 곳이라도 있는 것
일까?. 부푼기대를 안고서 그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사실 이곳은 그냥 지나치려고 했습니다만.."


 


페이슬리스가 중저음의 떨리는 목소리로 나에게 말했다.
아무래도 그닥 맘편한 곳은 아닌 것 같았다. 그것이 페이슬리스만 해당이
되는 것인지 나까지 해당이 되는것인지 모르지만, 일단 지금은 쉬고
싶었다. 그것이 시급했다.


 


"상관없어요. 어떻든간에 전 몸을 쉬고싶어요."
"이곳은 테디 삼형제가 살고있는 곳입니다. 아름다운 곳이지요."


 


예상외였다. 페이슬리스가 말한 그대로였다. 솜털로 만들어진 놀이기구
주변에는 알록달록한 막대사탕이 달려있었으며, 미끄럼틀부터 시작해서
재미있게 놀수있을만한 놀이기구들이 상당히 많았다. 그것들을 보자
피곤이 가시는듯한 느낌을 받았다. 바닥도 푹신푹신 해서 금새 피곤에
지친몸을 달랠수 있을것 같았다.


 


"저기, 페이슬리스."
"예, 말씀하시지요."
"어째서 이렇게 좋은곳을 지나치려고 하신건가요?."
"이곳은 매우 아름다운 곳이긴 하지만…"


 


갑자기 페이슬리스가 옆으로 슬며시 다가와 귓가에 입을 바싹대고
속삭였다. 너무 작은 속삭임이라서 귀를 더 가까이 붙여야했다.


 


"당신을 상처입히기 싫어서 였습니다."
"무슨…"


 


그때였다. 페이슬리스의 말에 대꾸를 하려는데 어디선가 걸음소리가 들렸다.
소리가 들린곳으로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는 아주 귀엽게 생긴 세마리의 곰
인형이 찬찬히 다가오고 있었다. 어떻게 보아도 아까 페이슬리스가 말한
테디베어(곰인형)의 모습이었다. 알록달록한 곰과 백색의 곰, 그리고 갈색의
곰이 있었다. 곱슬곱슬한 털이 매우 보드라워 보였고 입도 활짝 웃고 있는것
이 친근감 있었다.


 


"반갑습니다. 이곳에는 어떻게 오셨지요?."


 



 


알록달록한 곰이 먼저 말을 꺼냈다. 페이슬리스는 그의 질문에 바로 대답했다.


 


"전 길 안내자인 페이슬리스 입니다. 이분은 저에게 인도를 받고계신 분이죠."
"아, 그렇군요."


 


뒤질세라 나도 얘기를 꺼냈다. 곰인형과 대화를 나눠보고 싶어서 였다.
곰의 목소리는 나긋나긋했다. 우스운 얘기지만 왜 여자아이들이 곰인형들을
꼭 껴안고 자는지 이해가 되는듯 했다.


 


"너무 피곤해서 좀 쉬고갈려고요."
"그렇습니까?. 그럼 푹 쉬다 가세요."


 


곰은 그렇게 말한뒤 셋이서 뒤뚱거리며 미끄럼틀 쪽으로 사라져갔다.
페이슬리스는 아직 타오르고 있는 랜턴을 솜이불 옆으로 살짝 밀어놓더니
주사위 옆에 등을 기대고 앉았다. 일단은 페이슬리스가 있기에 안심이었다.
그곳에 누워 눈을 감으니 곧 졸음이 쏟아져 내렸다.


 


나는 얼마나 잠에 취해있던 것일까?. 주변에서 들려오는 소리 때문에 잠을 다시
청할수가 없었다. 쨍쨍한 목소리가 계속해서 울려퍼지고 있던 것이다. 그 것은
곧 싸울듯한 목소리였다. 다짜고짜 일어나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페이슬리스는 등을 기댄채 움직임이 없는것을 보니 아직 잠에 빠져있는 것 같았
다. 고개를 빼꼼히 내밀어 보았다. 그곳에는 아까 보았던 미끄럼틀이 있었는데
그 미끄럼틀의 밑에서 들리는 소리였다. 좀 더 가까이 다가가 귀를 기울여 보니
그것은 분명 두마리의 곰이 싸우는 소리였다.


 


"그것봐 내가 뭐랬어, 주사위는 이렇게 굴려야 더 높은 숫자가 나온다고 했지."
"웃기는 소리하지마!. 우연히 높은 숫자가 나온 것 뿐이잖아."
"내 말이 옳지않다고?, 맞고싶은거냐."
"흥, 놀고있네."


 


금방이라도 엎치락 뒤치락하며 싸울듯 했기에 그들을 말리기 위해 일부러 헛기침
을 했다. 한참동안 두마리의 곰이 가만히 있더니 그새 입가에 웃음을 띄고 내 앞
에 다가왔다. 아무일도 없었던 것 처럼 티내지 않고 표정을 짓고 있는것에 몸서리
가 부르르 쳐졌다. 둘의 모습을 계속 보고있으니 그제서야 대충 성격이 파악 되는
것 같았다. 세마리의 곰이 뒤뚱거리며 사라져갈때 그들의 목소리를 대충 들었는데,
지금 들은바로는 테디 바이올렌스가 자신의 동생인 테디 크루얼을 때릴려고 했던것
같았다. 형제우애가 꽤 돈독해 보였는데 이제보니 그런것도 아니다.


 


아- 그러고보니 이들의 제일 큰 형인 테디 그리드가 보이지 않았다.
어디에선가 귀여운 모습으로 잠을 자고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지만 애초에
두 동생을 내버려두고 혼자 코를 골며 자고 있진 않은것 같았다.


곧 답은 나왔다.
미끄럼틀에서 한참이나 떨어진 곳에 있는 시소에 혼자 올라타고서는 연신 무언가를
뒤적거리며 홀로 중얼거리고 있었다.


 



 


같이 따라와 그 모습을 본 막내 크루얼이 말했다.


 


"또 또 저러네."
"그러게 말이야."


 


둘째인 바이올렌스가 막내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그런 즉, 아무래도 큰형인 그리드는
매일 시소에 앉아 저짓을 반복하고 있는 것 같았다. 얼핏보면 정신나간 자폐아 인듯한
행동이었지만 시간이 지나자 손에 쥐고 뒤적이던것을 바닥에 감춰두더니 태연히 뒤를
돌아 이곳으로 걸었다. 곧 그리드는 우릴 발견했고 나는 그만 멋쩍은듯이 어색한 인사
를 건네고 말았다. 그리드는 내 옆에 서있는 두 동생을 보더니 인상을 팍 쓰며 퉁명스
러운 어투로 쏘아 붙였다.


 


"여기서 뭣들 하고 있는거야."
"우린 그냥…"


 


당황한 나머지 나를 비롯한 두 곰마저도 우물쭈물 했다.
아무래도 큰형인 그리드는 두 동생이 모두 상대하기 어려워 하는듯 했다.
그도 그럴껏이 겉 보기에도 그리드와 다른 두 동생의 덩치는 차이가 상당히 심했다.
키가 크고 뚱뚱한 첫째에게 보잘것없는 크기의 날씬한 두 동생이 벽 없이 얘기를 꺼내고
아까처럼 싸우며 논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 보이는 것이다. 어쩐지 그들의 모습에 웃을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입을 막고 웃었기에 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얼굴에는 그대로 드러나고 말았다. 그리드는 곧 얼굴을 확인하더니 더욱이
불같이 화를내며 동생들을 다그쳤다.


 


"손님을 왜 여기까지 모시고 온거야!."


 


그리드의 얼굴은 무섭게 변했다. 두 동생은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조금씩 뒷 걸음질을
치고 있었다. 역시나 상황이 상황인지라 금새 웃음은 말끔히 그쳤다. 대신에 뭔지모를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이 불안감은 잠을 청하기 전 일어났던 강간사건때와 비슷했다.
페이슬리스를 깨우고 싶었지만 등 뒤를 보였다가 어떤 일이 일어날까 하는 두려운 생각에

그러지도 못했다. 겁이많은 아이가 아니라고 늘 어른들에게 말했지만 난 분명 겁이 많은
아이였다. 지금 이 일로인해 그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 되었다.


 


"너희들 때문에 모두 망쳐버렸어!, 모두 망쳐버렸다고!. 이 돈들은 다 내꺼야!!-"


 


그리드는 갑자기 달려들었다.


너무나도 순식간이라 비명을 지를 세도 없었다. 크루얼을 덮친 그는 갑자기 칼을 꺼내
들었다. 바이올렌스는 그리드를 말리려 했지만 그의 힘에 밀려 나자빠졌다. 처참한
광경이었다. 엎어져있는 크루얼의 등을 수차례 찌른 그리드는 그것으로 멈추지 않고
엉거주춤 서있던 바이올렌스에게 달려들었다. 엎치락 뒤치락 하기를 수십번, 결국 두손이
묶인 바이올렌스는 그리드의 힘에 두 팔이 찢겨져나가는 고통을 느꼈다.



"끼아아아아아아아악-!!"


 



 


피에 흥건히 적셔진 솜이불 위에서 하늘을 찢는듯한 바이올렌스의 비명이 울려퍼졌다.
그리드는 미쳤다. 그는 웃으며 마저남은 바이올렌스의 두 다리도 찢어서 공중에 던져
버렸다. 결국 몸통과 얼굴만 남아 마른 피를 머금던 바이올렌스는 죽고 말았다.
그 공간에서 제일 큰 두려움에 떨고 있던건 바로 나였다. 그와 얼굴을 마주대고 서있는것은

살인자와 같이 있는것과 다를게 없었다. 그러나 그리드는 날 한번 흘기고서는 시소로 달려가
바닥에 감춰두었던 무언가를 꺼내서 어둠속으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그것은 돈이었다.
굉장한 돈뭉치를 들고 그리드는 달렸다. 너무도 빨리 달렸기 때문에 하늘에 많은 지폐들이
휘날렸다. 완전히 정신이 팔린 그리드는 휘날리는 돈 까지 모두 집으려다가 결국 창을 넘어
절벽밑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그의 마지막 모습은 광기에 찬 모습이었다. 피가 묻은 손을
공중에 휘저으며 절벽 밑으로 떨어져 내려가는 돈과 같이 점차 사라져갔다.


 


"몰락 이군요."
"…?"


 


어느새 페이슬리스가 멍한 얼굴로 서있던 내 옆에 다가와 있었다.
벌써 두번째, 너무나도 참혹한 광경을 보고야 말았다.


 


"전 오비님을 이곳에 오게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될 줄 알고있었나요?."


 


페이슬리스는 랜턴에 불을 다시 붙이며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서는 조용한 목소리로 나에게 말했다.


 


"이들 형제는 난폭하고 욕심이 많았습니다. 특히나 테디 그리드는 아주 심했지요.
 결국 물려받은 재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날줄 전 짐작하고 있었습니다."


 


재산 싸움… 결국 돈 때문에 형제는 모두 죽고 말았다.
찝찝한 마음으로 페이슬리스의 손에 이끌려 밖으로 빠져나온 난 끝없이 이어진 길을 다시
걷기 시작했다. 어서 세계수에 도착했으면 하고 간절히 바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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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때문에 가족을 버린 사람들이여.
죽어서도 돈불에 평생 고문을 당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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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테디 그리드 teddy greed (탐욕이라는 의미를 가지고있다.)
나이 : 추정불가
화수 : 2화
설정 : 페이슬리스의 인도에 따라 오비가 두 번째로 도착했던 장난


      감 마을의 곰인형이다. 마을에 살고있는 세 형제중 가장 맏


      형으로써 매우 탐욕스럽다. 자신의 부모가 물려준 재산을 모


      두 가로채기위해 동생들을 어떻게 떨쳐버릴까하는 생각을 가


      지고있다. 결국 싸움 끝에 동생들을 모두 살해하고서 돈을


      가지고 도망치지만 절벽으로 떨어져 죽고만다.


 


이름 : 테디 바이올렌스 teddy violence (난폭이라는 의미를 가지고있다.)
나이 : 추정불가
화수 : 2화
설정 : 테디 그리드의 동생으로써 세 형제중 둘째다. 가장 성격이 난폭하고


      장난감 마을에서만 만들어지는 강력한 마약인 Pearl Cracker 를 계


      속 복용한다. 자신의 동생인 테디 크루얼과 끊임없이 싸우고 있으며


      주먹을 써서 강제로 그를 지배하려고 든다. 이후 돈에 미친 테디 그


      리드에게 사지가 뜯겨 죽임을 당한다.


 


이름 : 테디 크루얼 teddy cruelty (잔혹이라는 의미를 가지고있다.)
나이 : 추정불가
화수 : 2화
설정 : 장난감 마을에 살고있는 세 형제중 막내다. 언제나 자신을 때리고


      괴롭히는 둘째형을 탐탁치않게 생각하고 있다. 이후 눈에 눈이 먼


      테디 그리드에게 등을 수차례 찔려 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