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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공포 비가온다.

2006.01.01 01:10

나른한지지 조회 수:59 추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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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온다. 비가 내리고 있다. 그저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뿐 정말로 비가 오는지는 알길이 없다.

여기에 얼마나 있었는지 모른다. 빛이 들어오지 않으니까.

여긴 아주 어둡다. 뭔가 있을지도 모르지. 빛이 없어서인지 아니면 내 눈이 안보이는건지 구분도 가지

않는다. 바람도 빛도 없다. 여긴 지하, 아마 내가 생각하는게 맞다면.

조용하다. 내 귀도 믿을만 한게 못된다. 웅크리기 조차 힘든 비좁은 공간에서의 정적은 얼마나 무시무시

한가. 난 이속에서 죽어가고 있다. 그러나 살려달라고는 하지 않는다. 귀가 들리지 않는다면 내 목소리가

나오는지조차 확인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나는 나이도 먹을만큼 먹었다. 지난 삶을 생각해보면 그렇게 나쁘게 산것도 아니다. 그저 남들처럼 평범히

살았을뿐. 열심히 일하고 열심이 살아간게 잘못인가? 나는 왜 여기에 있어야만 하는가.



숨이 막혀온다. 물이다. 빗물이 땅으로 스며들고 있다. 살이 맞닿아 있는 벽면이 젖어가고있다.

지금까지 내가 뭘 위해 살아왔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이 순간 왠지 하늘이 보고싶어졌다.

눈이 안보인다고 해도 흙으로 지어진 천장을 뚫고 나아가면 하늘을 느낄수도 있을것 같다.

몸은 저절로 움직이고 있었다. 숨을 쉬고 싶다는 생각보다 하늘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마음을 짓눌렀다.

더이상 살수 없다고 해도 마지막으로 보는 파란 하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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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녀가 새로산 빨간 우산을 들고 총총걸음으로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소녀는 돌담 아래 피어나 비를 맞고있는 예쁜 꽃들에게 인사했습니다.

"안녕 예쁜 꽃들아. 비가 오니까 기분이 좋지?"

꽃들은 대답이라도 하는듯이 바람결에 고개를 흔들었습니다.

예쁜 꽃들을 자세히 보기위해 쪼그려 앉은 소녀는

그 옆에 무언가를 발견하고는

비명을 지르며 달아났습니다.








그래서 그가 마지막까지 보고싶어하던 그의 하늘은 새빨갛게 물들어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