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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공포

2010.01.02 03:17

【L】 조회 수:350 추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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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죽으면 관에 들어간다. 그 무서운 사실을 알게 된 건 영감탱이가 돌아가셨을 때였다. 그 당시에 나는 맞벌이하는 부모님이


일하려고 나간사이에 집안에서 혼자 빌려온 비디오를 보며 웃고 있었다. 계속해서 재밌게 비디오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전화가 왔


다. 그러나 무시했다. 비디오를 보고 있는데 맥을 끊을 것만 같았다. 또 전화가 왔다. 또 무시했다. 하지만, 전화는 끊임없이 울렸다.


별 수 없다고 생각한 나는 전화기를 집어 들었다. 첫째 고모였다. 영감탱이가 돌아가셨단다. 그 당시에 4,5살밖에 되지 않았던 꼬


마였던 난 영감탱이자식이 죽었다는 사실을 듣고 어떤 느낌이었는 지 실감이 나지 않는다. 사실은 속으로 '그래서 뭐?'라는 식의 생


각을 갖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아니, 분명히 그런 식으로 생각하고 또 생각하다가 귀찮아져서 별 생각도 안했을 것이다. 영감탱이의


존재는 그러했고 나의 의식은 그걸 수긍하고 있었다. 그리고 실제로 지금에 와서도 영감탱이가 죽은 건 나에게는 별 의미가 없는 일


이다. 아니, 솔직히 말해서 죽어서도 나를 괴롭히는 이 존재에 대해서 굉장한 증오를 느끼곤 하긴하다. 하지만 설령 살았어도 이 구


제불능인간이 무엇을 해내기 보다는 더 일을 쌓고 죽었을 것을 믿어 의심치않는다. 별로 도덕적으로 좋지못한 생각을 하면서도 그


당시의 어린 나는 이 일이 가족사에서는 대단한 일이라는 기본적인 인식은 존재했다. 그래서 아버지한테 재빨리 전화를 걸어서 이


사실을 알렸다. 아버지는 대단한 충격을 먹은듯 했다. 그리고 나는 그 충격에 충격을 받았던 것 같다. '그렇게 놀란 일인가?'라는 식


의 의문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아버지는 내 생일은 '어 생일이었어?'라는 식으로 말해놓고 그 다음날에 만취해서 왔던 것과 달리 영


감탱이가 돌아가셨다는 말은 듣자마자 순식간에 집으로 오셨다. 그때에는 멀뚱 멍뚱 아버지를 쳐다보면서 '인간이 이렇게 다르


냐?'는 식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어린 나에게는 죽은거나 생일이나 별반 차이를 못 느꼈을 뿐더러 평소에 자식은 애완견보다 못한


취급을 하고 가족일에는 벌벌떠는 아버지에 대한 분노때문이었을 것이다. 아버지가 오고나서 몇분 있다가 설거지를 63빌딩만큼이나


쌓아놓고 사라진 어머니가 나타나서 여차저차하여 장례식장에 갔었다. 그리고 장례식장에 가니 바로 이있었다. 딱딱한 관 속에 영


감탱이가 누워있었다. 그리고 몇일 후에 그 관을 싣고가서 화장을 하로 갔다. 도착하고 나서 몇 분을 정리하는 데 썼다. 나는 첫째 고


모가 할아버지한테 마지막 말을 전해달라고 해서 관에 다가가서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관을 내리고 화장은 시작됬다. 기계에 관


은 깊숙이 들어갔다. 주위의 친척들은 화장하는 모습을 보더니 발작적으로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어떤 이는 '가지마요~! 가지마


~!'라고 한 것같았는데, 생각해보니 그건 영감탱이의 부인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그 속에서 나는 슬픔보다 공포를 느끼고 있었다.


정말로 영감탱이는 죽어서 관에 들어가 있나? 관에서 누워있는 영감탱이가 사실은 죽은 게 아니라 안에서 살아있다면 어떡하나 싶었


던 것이다. 그리고 불 속에서 재가 되어가는 것을 직접 느낀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싶었다. 생각만해도 온몸이 뜨거워지는 느낌이


었다. 그러던 중에 울음소리속에 울부짖는 듯한 소리를 들은 것만 같은 착각이 들었다. 마치 영감탱이가 관속에서 몸부림치며 울부


짖는 것과 같은 소리였다. 그때 난 죽음보다 관이 무서워졌다.


 


 그 이후에 사람들은 죽음을 생각하면 관을 연관지어서 '죽으면 관에 들어갈 수 있겠구나.'하고 생각하곤 하는데 나는 관 자체가 죽


음이자 죽음은 관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관은 묘한 대상되었던 것이다. 현재 30살이나 먹은 내겐 아직도 관은 나의 마음속에 공포로


남아있다. 차라리 죽는다면 편하게 한번에 '훅!'가는 것이 좋다. 관 속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것은 괴롭다. 아니, 괴로울 것이 분명하


다. 그러면서도 핸드폰을 바라보며 그 관이있는 장례식장에 또 가야한다는 사실이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설마하니 그 지독한 첫


째 고모가 돌아가시다니 인생은 알다가도 모르겠다. 영감탱이가 돌아가시고 나서 나온 보험금을 거짓사정으로 1/2이나 자기 몫으로


가져간 지독한 고모가 말이다. 덕분에 우리집은 아직도 장례식에 쓴 비용으로 빚을 지고 살고 있는데 말이다. 그런 고모정도의 생존


능력이라면 무인도에 2명이 남았어도 상대방을 죽여 인육을 먹어서 혼자 살만큼정도는 될 거라고 생각했는 데 말이다. 헛웃음이 다


나왔다. 장례식장에 도착하자, 생각은 멈췄다. 건물안으로 들어갔다. 2층쪽의 가장자리에 위치한 곳이 고모의 장례장이라고 들었다.


가까이가니 확실히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음성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고모의 아들과 눈을 마주쳤다. 최대한 슬픈얼굴로 고모의 아들


에게 인사를 했다. 아들 또한 상심이 심한 얼굴로 나를 맞았다. 나는 자리에 들어가 죽은 고모가 있다는 곳을 안내받았다. 그 앞에는


관이있었다. 관은 나무로 만든 섬세한 것이었는데, 고모정도의 작은 여자가 들어가기에는 다소 큰 것같아 보였다. 나는 관에 가까이


가서 관을 만졌다. 그 뭉툭한 느낌이 묘한 기분을 자아내게 했다. 관 뚜껑을 열어보니 확실히 고모는 죽어있다고 할 상태에 있었다.


그것을 확인한 나는 다시 관 뚜껑을 닫았다. 살아있는 인간이 관 속에 들어가 있을리가 없는 데 나는 자꾸만 그것을 확인하고 마는


것 같다. 나는 몇 시간을 거기를 지키다가 아내가 아래에 왔다는 전화를 받고 밖으로 잠시나갔다. 10분정도를 기다리는데 아내가 오


지 않았다. 속이 답답하여 담배를 물고 불을 붙였다. 잠시동안 담배에 취해있는 데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아! 여보, 미안한데요.


길 건너편으로 좀 와줄래요? 택시를 타고 가까이 왔는데, 어딨는지 도저히 모르겠어요.' "후우...당신도 참. 귀찮게 하는구만." '미안


해요. 아, 그리고 여보. 또 담배 피는 건 아니죠? 안그래도 의사가 폐암일 수도 있다고 해서 없는 돈에 보험까지 가입한 형편인데.'


"알았어, 알았다고. 곧 갈테니까 기다리기나 해."담배를 끄고 건너편에 으슥한 곳에 가기로 한다. 그러고 보면 아내는 나의 건강에 대


해서 상당히 관심이 많은 것 같다. 횡단 보도를 건너고 주위를 살펴보았다. 그런데 어디에도......


 


 ....머리가 너무 아프다. 잠깐동안 잠을 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아내를 찾는 중에 정신을 잃고 쓰러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일어나


려고 하는데 머리를 박았다. 머리가 아퍼서 머리를 부여잡는데 뭔가 옆에 걸리는 게 느껴졌다. 나무판자같은것이었다. 깜짝 놀라서


상하좌우를 손으로 살펴보는데 이곳도 저곳도 나무판자같은것이있었다. 이곳도 저곳도 다 나무판자였다. 어두운 가운데 나는 무서


움을 느끼고 치를 떨었다. 설마라고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난 관같은 것에 들어있는 것 같았다. 아니, 이 느낌은 확실히 관이라고 생


각되었다. 하지만 어째서? 순식간에 공포가 엄습했다. 나는 나무판자를 마구잡이로 두드렸다. "살려줘요! 살려줘! 살려주라고!!!" 하


지만 어느 누구도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뭔가 차가운 느낌이 벌써 나는 흙속에 묻어있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사람들이 모르


고 있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보니까 숨쉬기도 너무 힘들었다. 어째서 내가 죽은사람이나 들어가는 관속에 들어갔는


지를 생각해보았다. 설마하니, 내가 거의 죽은 상태에까지 이르렀다가 우연찮게 살아난 것이 아닐까. 아주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어떤 인간이라도 확실하게 사람이 죽은상태라는 것을 정의내리지 못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있다. 그리고 기적적으로 죽었


다고 판단받은 인간이 살아남았다는 말은 각국에 여러사례가 있다는 말을 들은 적도 있다. 그 이야기가 딱 나한테 맞는 이야기가 아


닌가 싶었다. 그러고보니 병원에 내 폐가 안좋았다는 말을 아내가 들었다고 하는데, 그게 사실이었던게 아닌가 싶다. 대충 그림이 그


려졌다. 아내를 찾던 중에 나는 암으로 인해서 쓰러지고 몇일동안 혼수상태에 빠졌고 사망선언에 이르렀다. 그리고 나는 관 속에 들


어온 것이다. 설마하니, 나한테 이런 말도 안되는 현실이 다가올지는 몰랐지만, 막상 다가오니 너무나도 두려울 따름이었다. 나는 다


시 미친듯이 발악을 했다. 그러나 아무도 없는 듯이 주위는 고요했다. 나는 이젠 발로 관뚜껑 부분을 발로 걷어차기 시작했다. 그런


데, 이번엔 반응이 왔다. 그 목소리는 약간 변조되있었는데, 엄청난 악의가 느껴졌다. '닥치고 있어.'


 


 나는 조용히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젠 몸을 움직일 힘조차도 남아있지 안은 듯 했다. 나를 넣은 관은 계속해서 이동해 어딘가


에 멈췄다. 그리고 무슨 기계음이 들리더니 계속해서 앞으로 나갔다. 나는 이것이 화장을 하려는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엄


청나게 주위가 뜨거워지는 느낌을 받았다. 결국에, 나는 산채로 죽게 되는 것이구나하고 생각하게 됬다. 그러던 중에 갑자기 주위가


시끄러워졌다.


 


 뭔가가 너무나도 시끄러웠다. 차라리 빨리 죽어서 조용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런것은 마음대로 안된다는 듯이 갑작


스럽게 엄청난 빛이 쏟아졌다. 잠시동안 눈에 적응을 하고 난 후에 앞에 누가있는지 알게 되었다. 경찰이었다.


 


 경찰은 '죽을 뻔하다가 살아나셨네요.'라고 다행스럽다는 듯이 내게 말을 건넸다. 나는 얼떨결에 '네.'라고 대답을 했다. 그리고 '어


떻게 된것이죠?'하고 물어보니, 사실은 너무나도 황당하고도 엄청난 것이었다. '당신은 거의 죽을 뻔하다가 살아났어요. 당신아내


한테.'


 


 설마하고도 설마했는데 너무나도 어이가 없다. 보험금 살인이라니, 설마하니 사촌동생이 의사인 것을 이용해서까지 일을 일으킬줄


은 몰랐다. 솔직히 너무나도 당당한 살인극에 헛웃음이 나올정도였다. 아내가 경찰차에 실려가는 것을 보고 나는 관밖에서 소리를


내던 목소리가 아내의 목소리였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문득 고모가 할아버지가 관속에 있을때 마지막에 하라고 한말이


기억이났다. 그때 분명히 나는 할아버지한테 이렇게 말했다.


 


 '조용히 있어요.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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