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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패러디 어웨카의 밑을 걷는 자들

2005.07.17 04:20

다르칸 조회 수:31 추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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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님!"



던컨은 문들 열고 들어갔지만, 방 안은 컴컴할 뿐이었다. 이미 안데르센이라는 사제는 그 뱀파이어를 찾아 사라졌을까? 도통 알 수 없엇지만, 더컨이 할 일은 유령같은 파계사제를 찾는 것이 아니라, 마을 사람들을 규합해서 최소한의 방어를 해내는 것이다.



"촌장님!"



문을 닫고 내려오는 동안 레이널드가 벌써 도착해 간단한 가죽 갑옷 등을 마을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엇다. 파르미스의 경우 그는 여행자였기 때문에 이런 것에 능숙했고 곧 착용을 완료한 뒤에 다른 이들을 도와주었다.



"노라야, 너는 여기 있어라"



"예? 삼촌! 그치만 저도 돕고 싶어요"



"맞아요, 노라 양은 여기서 쉬세요"



말쑥하게 갑옷을 걸쳐 입은 말콤이 파르미스를 거들어 노라를 잡았다. 그녀는 뭔가를 곰곰하게 생각하더니 말콤과 파르미스의 갑옷에 자수를 놓았다. 그것은 얼마 가지 않아 끝났고 금새 가죽 갑옷 한켠에는 귀여운 고양이가 놓여졌다.



"이건 행운의 데브켓이예요. 꼭 돌아오셔야 해요"



이 여관에 남을 사람들은 금새 정해졌다. 베빈, 케이틴과 그 어머니, 알리사 정도였다. 가볍게 은으로 코팅 된 롱소드들을 들고 마을사람들이 여관 문을 열었을 때에 기가 막히게도 소나기가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고 한 순간에 내리친 번개의 빛줄기 사이로 너풀거리는 사제복이 눈에 띄었다.



"어딜 가려고 하십니까?"



"안데르센 사제님!"



"저는 더 이상 사제가 아닙니다. 메이븐 선생님"



백금발의 머리색과 한동안 깎지 않은 듯 꺼칠꺼칠한 수염, 뺨에서부터 콧등까지 길게 뻗은 흉터와 동그란 안경이 묘하게 어울렸다. 이만큼 사제복과 검을 잘 소화해 낼만한 사람은 아직 에린에 없을 만큼 안데르센이라는 사제는 차분하고 고요해 보였다.



"너무 위엄합니다. 돌아들 가십시오"



단번에 자르고 마을 사람들을 여관 속으로 내밀으려던 그의 손이 투박한 손에 의해서 제지 당했다. 덥수룩한 수염을 가진 퍼거스는 그의 손을 잡고 한 손으로 번뜩이는 롱소드를 들어올렸다.



"우리는 우리의 힘으로 우리의 마을을 지킬 것이오"



"... 정녕 그러시다면, 마음대로 하십시오"



매몰차게 안데르센은 몸을 돌려서 여관 바로 앞에 있는 작은 시냇물 위로 놓여진 다리를 건너 소나기 속으로 사라졌다. 조용한 분위기를 맨 처음 깬 것은 피부가 까맣게 태워진 소년, 데이안이었다. 그는 그가 들기엔 조금 무거울 법한 롱소드를 가볍게 들고선 안데르센을 쫓아가려는 듯이 움직였지만, 얼른 잡아챈 던컨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어린 녀석이 어딜 가려고 하는 게냐!! 이게 얘들 장난 인 줄 알아?! 얼른 여관으로 들어가거라!"



화가 난 던컨의 모습, 수십년 살아 온 레이널드, 말콤도 보지 못 한 표정을 오늘 처음 볼 수 있었다. 소나기가 내린 탓에 더욱 공포스러워진 분위기에 던컨은 헛기침을 하고 데이안의 목덜미를 움켜진 팔을 휘둘러 그를 여관 거실로 던졌다.



"나오지 말거라. 그 누구도!"



여관의 문이 닫겨졌다. 언제나 손님을 맞이하던 문이 이렇게 을씨년스럽게 보이는 것은 노라로썬느 당혹스러운 일이었다.



.

.

.

.

.



"에헤헤헤헤! 뱀파이어, 아직 가질 않았구나!"



소나기 덕택에 축축해진 붉은 로브를 풀어헤치고 벼락에 맞서 있는 사내는 뱀파이어라고 불리고 있었다. 그 뒤에는 사제복을 입은 안데르센이 글라디우스의 손잡이를 손가락 사이에 끼워넣어 마치 들짐승의 발톱처럼 그것을 곧 추세우고 있었다.



"사제? 라이미라크를 믿는 개새끼냐?"



"큭! 신을 모독하지 말아라! 내가 내리는 것은 네게 가해지는 천벌일 뿐이다!"



콰릉! 응답이라도 해주 듯이 벼락이 수많은 나무 중 하나에 내리꽃혔다. 번쩍이는 틈을 타 재빠르게 날아든 글라디우스가 뱀파이어의 등에 꽃혔다. 정확하게 세 개의 급소를 노린 그것은 주인이 원하는 자리에 꽃혀들어갔고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뱀파이어의 몸에 피를 뭍혔다.



"은도금에 사제들의 축복세례를 내린 검이로군. 기억 났다 성당기사"



"이제서야 기억이 난 건가? 뱀파이어"



투캉, 분명 배, 가슴, 목을 꿰뚫었을 글라디우스가 흐믈거리는 몸을 투과해 땅에 떨궈졌다. 로브엔 찢긴 흔적도 발견할 수 없었고 이미 뱀파이어는 돌아서 섬뜩한 이를 드러내면서 웃었다.



"비오는 날, 재미있겠군"



그의 손이 기묘하게 움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