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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패러디 왈라키아의 밤

2005.06.24 01:35

다르칸 조회 수:88 추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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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르크 제국군은 결국 한가지 방안을 내놓았다. 전방 후방, 그 전례없은 속도로 기습과 귀신같이 사라지는 행동을 반복하는 대공군에 맞서기 위해서는 근처 지역에 대한 철저한 정찰이 우선시 되는 것이다. 재빠르게 몸을 뺄 수 있도록 약 2,000여 명 가량의 선발대를 보냈다.

"아니, 선발대는 왜 귀환하지 않는가?"

투르크 제국의 황제 메메트 2세의 미간이 가득히 좁혀졌다. 두번째에 보낸 선발대가 아예 보이질 않는 것. 다행인지, 그 첫번째로 보냈던 선발대는 대공국의 기습군대를 발견하여 성공적으로 약 500여 명을 섬멸할 수 있었기에 이번 두번째 선발대 역시 기대하고 있었는데...

"이런. 더 이상 군대를 지체시킨다면, 유럽전체에서 모여든 십자군들과 맞딱뜨려야 할 것입니다"

중후함을 풍기는 장군이 고개를 숙였다. 이미 황제 역시 지쳤다.

"알겠소이다. 우선 적후병들을 엄선하여, 전방에 보내 상황을 알아보도록 하시오."

"예!"

즉시 막사 밖으로 중신들이 우르르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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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이 날래어 엄선하고 또 엄선되어진 척후병인 라미트와 울타는 조심스레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그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나뭇잎 등으로 땅바닥을 쓸어버리는 일 또한 게을리 하지 않고 주위를 향해 열심히 눈을 굴리고 있다.

"이, 이봐 울타"

"쉿, 조용히해!"

지금 둘을 지배하는 감정은 복수심과 공포감이다.

'앞으로 한 걸음'

한걸음 더 내딛으면, 저 수풀을 걷어낸다면, 보일 것이다. 선발군이 도착해서 진지를 형성하고 여의치 않을 때 후퇴해야 하는 지점이.

"!"

Jesus Christ Is In Heaven Now

"크, 크리스트는 지금 하늘 위에 있다...."

오싹한 공포감이 물밀듯이 밀어쳤다.

"으, 으아아아아아악!!!"

길다란 은빛 창대 위에 꽃혀진 시신의 눈알을 열심히 쪼아먹던 까마귀가 하늘 위를 검게 물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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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패왕 메메트 2세가 직접 선두 지휘한 유럽 침공군. 수만 중에 아직 태반이 남아있었으나, 그들은 연이어 들려오는 항문에서 입까지 꿰뚫린 전우들의 참혹한 시신을 마주하면서 복수심은 저물었고 공포심으로 충만해졌다. 남은 이들 중 용맹함을 보존한 것은 십분지 일도 안되었으나, 황제는 이성을 차릴 수가 없었다. 언제나 은색 패에 새겨진 'Jesus Christ Is In Heaven Now'라는 문구는 이미 그의 이단적 복수심을 극한으로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단 이틀, 그 시간 동안에 투르크 제국군이 넘어온 길에는 수만의 병사들이 꼬챙이에 찔린 채 까마귀의 밥이 되었으며, 10만 중 겨우 몇 천이 브란 성의 모습을 먼발치에서나마 보고 되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왈라키아 공국 역시 수천에 달하던 용맹무비한 병사들은 모두 심한 상처를 입거나 죽어 이제 브란 성을 방어하는 병사들의 숫자는 많아야 1,000여 명에서 800여 명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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