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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패러디 왈라키아의 밤

2005.06.24 01:33

다르칸 조회 수:34 추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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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 1461년, 모두가 예감을 했듯이 오스만 투르크 10만 대군이 작은 공국으로 몰려들었다.

오스만 투르크 선봉 1군, 메메트 2세. 피의 정복자라는 그는 아직 혈기왕성한 20대의 풋풋한 청년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이른 낮에 그 정복자와 제국의 군대는 천천히 말을 몰아 가고 있다. 아부를 멈추지 않을 듯한 좌중의 모습에 눈살을 찌푸리던 그는 곧 얼굴을 풀고 미소를 머금었다.

"멋지지 않습니까?"

"예?"

문득 튀어나온 황제의 말에 중신들이 표정이 모였다.

"대단한 인물이라고 생각되는 군요. 왈라키아 대공 말입니다."

"예?"

놀라움들이 퍼져나가고 있다.

"그는 이곳 제국에서 볼모로 어린 시절을 보냈다지요? 그렇다면 변변찮은 교육도 못 받았겠군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시정잡배와 같은 썩은 상인과 귀족들을 이겨내고 대공의 자리에 앉아 우리 대 오스만 투르크 제국에 도전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것도 저 변변찮은 희끄무레한 촌놈들의 방패가 되어서 말이죠."

"그러나 폐하께옵서 걱정하실 만한 위인은 아니옵니다. 그 군세도 오 천이 되지 못 하고 우리 대제국의 강력한 병사들은 그 이단아들을 물리칠 수 있을 것이옵니다"

단번에 황제의 눈살이 찌푸러졌다. 지금 저 간신은 그저 아부를 하느라고 자신이 말한 의도를 파악치 못 했다. 대 제국의 중신으로써 가춰야 할 덕을 지니지 못 한 인물임에 틀림이 없었다.

"그대의 이름이 무엇이오?"

이름을 묻는 다는 것은 관심을 가진다는 것. 그 간신은 떠나갈 듯 기쁜 속내를 감추지 못 했다.

"아, 예! 제 이름은 투하르트 입니다!"

"...알겠소"

보기 싫은 간신의 아부에 살짝 굳은 표정으로 황제는 전방을 향했다. 정치 따위를 질색이다.
뿌우우웅. 경고음이 분명한 고동소리가 우렁차게 군대의 후방에서 울려퍼졌다.

"하, 황제 폐하!!"

어수선한 틈을 뚫고 들어오는 연락병의 표정은 다급함으로 일색이 되어 황제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오, 무슨 일입니까?"

"후, 후방에!! 왈라키아 공국의 병사들이 나타나 사방에서 활을 쏘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평아와 같지만, 주변에 수풀이 꾀나 우거져 있어 기습을 한다면 그만인 지형이라고 볼 수 있으나, 황제나 중신들이나 10만 대군에 날파리 보다 못한 수천이 설마 덤빌까라는 생각으로 시간은 단축되지만, 제법 위험한 이 길을 선택했다. 그 결과는 적절하게 나타나고 있었다.

"이, 이런!! 장군들은 모두 말을 돌리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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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와 그 일행이 말을 돌려 후방에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왈라키아 군은 사라지고 처참히 죽어있는 주검들과 핏물만이 흥건했다.

"이, 이런!!"

퍼엉!! 저 앞 선봉에서 들려오는 폭음소리와 희미하게 비치는 붉은 빛.

"아, 아차!! 이 빌어먹을 공국놈들이!!!"

이마에 솟아오른 핏줄이 황제의 지금 심정을 대신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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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직, 타다가 남은 재가 황제의 발에 밟혔다. 은색 길다란 꼬챙이에 꽃혀져 하늘 높에 올라가 있는 병사들과 아까 아부를 하던 가신이 검게 그을려 데롱거리는 몸에 한 부위를 감추기 위해 애를 쓰고 있었다.

"이..이런!!"

Jesus Christ Is In Heaven Now

"크리스트는 지금 하늘 위에 있다."

오로지 정적이 맴돌았다. 서서히 퍼지기 시작하던 분노와 광기는 급속도로 널리 퍼져 10만여명의 대군 전체를 술렁이게 만들었다.

"이, 이..빌어먹을 크리스천놈들!!!"

황제의 절규가 하늘을 메아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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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나는 헤르메스.

나의 솟아오른 날개를 먹고 내 살을 찌운다.

나는 헤르메스.

나에게 다가오는 것을 삼켜 날개를 찢어 뱉는다.

크리스트여.

가엾은 헤르메스의 날개는 영원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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