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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패러디 왈라키아의 밤

2005.06.24 01:31

다르칸 조회 수:100 추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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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와아아아아. 함성이 공국 전체를 내지른다. 창과 칼은 적병의 배와 가슴을 갈라 내린다. 그야말로 지옥의 모습과 다를 바 없는 전장의 공포스러움에 작은 소년은 몸을 움츠린다.

"혀엉"

"..."

침묵을 유지한 그의 형은 굳건한 표정으로 함락을 앞에 두고 있는 작은 영지를 바라보았다. 공국에 소속된 이 영지는 앞으로 썩어빠진 귀족과 상인들의 표본이 될 것이다. 이미 소년의 형은 복수심과 어깨를 짓누르는 사명감에 해방되지 못 해 미소를 잃었다.

"...흑"

소년은 울음이 터졌다. 그 전날 누군가도 아닌 자기 자신 앞에서 울지 않겠노라 굳건히 맹세하던 모습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대공가의 핏줄이라는 사명감과 무거운 원죄에서 자유로운 소년은 명예도 야욕도 잃은 채 훌쩍거린다. 아무도 그것을 보지도 알아주지도 않지만, 소년은 게의치 않고 훌쩍거림을 멈추지 않는다. 너무나도 어린 소년의 눈에 비치는 피로 강을 이루어낸 지옥이라는 풍경은 그저 무서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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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드 3세, 이른 바 드라쿨라. 용의 아들이라는 칭호를 붙여 달고 나타난 어린 대공은 단숨에 작은 영지 하나를 그대로 뒤엎어 버렸다. 디룩디룩 살이 찐 소영주는 목이 날아갔고 눈치가 빠른 상인과 귀족들은 이미 그리스 국교를 버리고 대공의 밑으로 움츠러 들었다. 그러나 그는 테페즈. 잔혹한 은 꼬챙이의 악마로 불리우는 자였기에 동국의 폐왕처럼 대규모 숙청을 감행했다. 그의 아버지 블라드 2세와의 죽음과 관련된 자 혹은 그 외에 그리스 정교와 결탁해 이익을 본 자, 오스만 투르크 제국에 명예를 바친 자 모두 은색 꼬챙이에 찔려 그토록 원하던 재산과 권력을 잃었다. 이로써 루마니아 지방 전체의 상인과 귀족들에게 블라드 3세는 악마 그 자체로 보일 뿐이었다.

왈라키아 공국, 정작 이곳의 소농민들. 백성들은 블라드 3세를 칭송했다. 그보다 더한 명군은 없을 거리는 듯이 거리낌없이 거리에서 웃음꽃을 피웠다. 도둑질을 하는 자와 살인, 구타 등의 죄를 업는 자는 무조건 쇠 꼬챙이형 이라는 엄포문이 나라 전체에 뿌려지고 실제로 도둑질을 하건 살인을 하건 모조리 대공의 성으로 끌려가 처참한 몰골로 죽임을 당했다. 이제 이 나라엔 도둑의 씨 자체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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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의 형님은 무척이나 무서웠습니다. 마치 형님이 아닌, 딴 사람 혹여 악마라도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거든요. 게다가 그 날로부터 벗지 않는 붉은 색 용이 새겨진 갑옷은 볼 때 마다 섬뜩한 기분이 든답니다. 사실 공공연한 비밀인데. 이 도시에는 형님이 쇠꼬챙이 형에 당하며 괴로워하는 사람들을 보며 즐거워한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어요. 물론 그 소문을 낸 것은 더러운 귀족이나, 추잡한 악덕 상인들이겠지만...그래도 무서운 것은 어쩔 수 없어요. 저는 차라리 오스만 투르크 제국에서 형님과 함께 보내던 시절이 더 좋았는데 말이예요. 아버지도 큰 형님도 없어요. 이제 이 방을 나가면, 변해버린 형님의 얼굴을 봐야할 텐데 도저히 그럴 용기가 나질 않아요. 언제나 어둡고 쓸쓸한 복도 밖을 조심스레 내다 보곤 하지요. 두려움에 떨면서...


- 라두 블라드 의 일기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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