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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패러디 스페셜 미션 1-1

2006.07.28 01:48

negotiator 조회 수:249 추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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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빠아아아아앙-”
터널의 적막을 뚫고 두 열차가 나란히 선로를 달렸다. 빠른 속도를 감당해내지도 못할 것처럼 보이는 열차 사이에는 심한 총격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시체가 즐비했고 유리창이 깨져 빠른 속도만큼이나 강하게 몰아치는 바람이 새어들어왔다. SA 대원들은 세찬 바람 때문에 조준을 할 수가 없었고, 총알은 계속해서 빗발쳐 들어왔다.
  “투다다다다- 타다다-”
  “제기랄! 총알이 얼마나 있는 거야, 저 자식들?!”
  “여기는 알파 팀! 저격수를 발견했다!”
열차는 빠른 속도로 터널을 빠져나가 한강 위에 놓여진 높은 다리를 지나게 되었다. 저격수를 제거하기 위해 이동하던 브라보 팀이 무전을 보내왔다.
  “[치지직-] 적의 공격이 멈췄다! 사태 파악 바란다! [치익-]”
  “[치익-] 알겠다. 정석! 따라와!”
FAMAS F1을 들고 있던 대원이 손짓을 하고는 창문 위로 올라갔다. 정석이라 불렸던 다른 대원은 AK를 어깨에 둘러매고, 지겹다는 듯 한숨을 내쉬며 창문가로 다가갔다.
  “[치익-] 지붕 위는 안전하다. 적의 발포는 확실히 멈췄다. [치익-] 정석! 저 열차로 건너가.”
  “좀 정상적으로 살아갈 수는 없는거냐?”
  “지금 상황으로 봐선 지극히 정상적이야. 어서 가!”
그는 투덜대다가 옆 기차의 창문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치익- ] 안전확보. 이동해도 좋다.”
다른 대원들도 그 열차로 뛰어들어갔다. 예상과는 달리 적이라고는 보이지 않았다. 4개조로 다시 팀을 나누어 열차를 샅샅이 뒤지기로 하고는 모두 흩어졌다. 최대한 조용히 이동하며 수색하던 그들은 화물칸, 조종석까지 열차를 모두 뒤지고 나서야 그들 8명 이외엔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신했다.
  “또 허탕인가?”
  “다들 총 내려. 여긴 아무도 없는 것 같-”
그 순간 무언가가 휙 하고 창문 아래로 지나갔다. 연달아 대여섯 명 정도가 열차의 지붕에서 뛰어내려 강변으로 떨어졌다.
  “제길! 창문 깨!”
그 말에 총 개머리판으로 창문을 깬 후 일제히 사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탄창이 다 떨어지고 나서도 거리가 멀어 단 한 발도 맞히지 못 했다.
  “젠장할! 바깥 대원들한테 전해, 강변 북쪽으로 낙하중이라고!”
  “2R지역으로 적들이 접근중이다! 속히 출동해 잡을 수 있도록...”
  [빠아아아아앙- ]
무전을 치던 그의 목소리가 엄청난 소리에 파묻혔다. 열차의 앞쪽에 서 있던 무전병이 천천히 일어섰다. 그는 반대편에서 달려오는 열차를 보고 굳어 버렸고, 다급하게 외치는 소리마저도 다른 대원들에게 들리지 않았다.
  “대장-! 반대편- 오고 있다고!”
  “무슨 소리야, 안 들려!”
열차가 가까이까지 다가왔고, 경적소리가 멎었다. 그제서야 그 무전병의 목소리가 들렸다.
  “다시 말해봐!”
  “충돌한다고!!
건너편으로 눈길을 돌린 대원들이 상황을 알아차렸을 때엔 이미 늦은 상태였다. 두 열차는 충돌해 박살이 나 버렸고, 폭발이 일어나 철로가 끊겼다. 잔호크는 비열한 웃음을 지으며 유유히 낙하산을 폈고, 아래에서 기다리던 모터보트에 탑승하고는 바람처럼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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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삐비비비비비-]
  “응, 나다.”
  “거기서 몇 미터 떨어진 은행에 강도가 들었어. 어서 가보라고.”
  “예이, 예이.”
  [삑-]
  “하아- 피곤하구만.”
회색 재킷에 청바지를 입은 불량스럽게 보이는 남자가 자연스럽게 호주머니에 손을 가져갔다. 그는 E. Anaconda를 꺼내 탄환을 모두 꺼내고는 바지에 깊숙이 찔러넣었다. 선글라스를 벗자 눈 옆에 길게 난 상처가 더욱 그를 불건전하게 보이게 했다. 그는 자기 앞에 있는 은행 문을 한동안 쳐다보더니 아무 일 없는 듯 들어갔다. 강도라고 해야 할지 뭐라 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여튼간에 3명이 복면도 쓰지 않은 채로 돈을 털고 있었다. 한 명은 은행 점장에게 총을 겨누고 있었고, 다른 한 명은 폭탄을 설치중이었다. 금고에서 돈을 꺼내던 이가 그가 온 것을 눈치채고는 외쳤다.
  “이봐, 당신 누구야?!”
  “세금 내러 왔는데. 너무 시간이 늦었나.”
한 사내가 점장에게 겨누고 있던 총을 그에게 겨눴다. 그는 덤덤한 표정으로 가만히 있다가 자신의 총을 꺼내들어 머리를 겨누었다. 그 사내가 총을 보고는 휘파람을 불었다.
  “아나콘다로군. 맞으면 아프겠는데.”
  “아니, 이 총은 그게 아니야.”
그가 무뚝뚝한 목소리로 되받았다. 그러자 그 사내가 인상을 찡그리며 소리쳤다.
  “내가 총 하나는 볼 줄 안다고. E. Anaconda라는 기종이 맞잖아?”
  “아니, 이건 경찰용 권총 베레타를 개조해서 만든 B. F2라는 총이다. 이런 건 본 적이 없나보지? 자, 어디 보라구.”
이렇게 말하고는 그가 총을 던졌다. 그 사내가 얼떨결에 총을 받으면서 주춤하자, 그는 재빨리 옆주머니에 꽂혀있던 데저트 이글을 꺼내들어 총을 들고 있던 이에게 쐈다. 총알은 머리를 뚫고 골수를 묻힌 채 벽에 박혔고, 그가 두 번째로 쏜 총알이 폭탄에 연결된 배터리를 쐈다. 전선이 끊기면서 폭탄은 무용지물이 되어버렸고, 돈을 털던 이는 겁에 질린 표정을 지으면서 손을 머리 위로 올렸다. 실망스런 표정을 짓더니, 그는 남아있는 강도 두 명의 머리를 잡아채더니 무기명 채권이 아무렇게나 어질러져 있는 금고 안으로 집어던졌다. 그리고는 그들이 나오기 전에 강철 문을 닫고 잠가버렸다. 안쪽에서는 우는 목소리로 제발 열어달라면서 애걸하고 있었다. 그는 무시해버리고 은행의 뒷문으로 빠져나왔다. 경찰들이 뒤늦게 달려오면서 호들갑을 떠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삐비비비비- ]
  “잘 했어, 정수. 강도 3명은 5분 안에 해치운 기록이 없었는데.”
  “언제나 새로운 걸 개척하는 게 중요한 거 아니겠냐.”
  “너희는 완전히 포위됐다, 순순히 항복하고 나와!”
전화소리가 경찰들이 설레발을 치면서 내는 소리 때문에 잘 들리지 않았다. 정수는 짜증난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 경찰들을 힐끗 쳐다보고는 다시 전화에 집중했다.
  “그래, 전화한 이유는?”
  “오늘 농구 경기 참가하는 것 잊지 말라고. 저번에 사격 연습한답시고 빠졌잖아.”
  “마지막 경고다! 어서 항복하고 나와-!”
정수가 이번엔 돌아보지도 않고 얼굴을 찌푸렸다.
  “농구 선수가 내 이상이었다지만 이런 삶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데. 게다가 저번에 테러 진압한 이후로는 이쪽 삶에 더 애착이-”
  “3초를 새겠다! 그 이후에도 나오지 않으면 발포를...!”
[타앙- ]
마이크를 들고 설치던 경찰이 쓰러졌고, 정수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총을 집어넣고 다시 전화에 열중했다.
  “왠 총성이야?”
  “별 거 아니야. 누가 설레발 치길래. 하여튼, 오늘 밤에 그 자식 복귀 기념식 아니었나?”
  “아, 맞다. 6달 만의 복귀식인데 후하게 치러줘야 하지 않겠냐. 이제 스나이퍼를 새로 얻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겠구만.”
  “뭐, 어쨌든, 맨션에서 보자고.”
정수가 전화를 끊고서는 뒤를 돌아보았다. 아직도 경찰들은 공격자의 행방을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고 있었고, 지나가던 사람들은 무슨 구경이 난 듯 경찰차를 둘러싸고 모이기 시작했다. 그는 재킷 안쪽 주머니에 꽂아둔 선글라스를 다시 끼고 천천히 걸어갔다. 앰뷸런스가 총을 맞은 경찰을 싣고 그가 서 있는 인도 옆으로 지나쳐가자, 그가 혼자 중얼거렸다.
  “좋은 하루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