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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패러디 일단 뛰어, 동네 경찰들의 이야기

2007.01.05 05:03

고스워드메이데이 조회 수:303 추천:5

extra_vars1 시찰(視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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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리창이 제법 높은 곳에서 깨져서 내려왔는지 상당히 잘게 잘게 쪼개져 도로바닥에 널부러져있었다. 하지만, 그 부근에서 몰려있던 사람들은 치울 생각을 하지도 않은 체 지나쳐가거나 제자리에서 못 볼것이라도 보았다는 눈빛으로 그곳을 쳐다보며 저마다 수군거리고 있었다. 하지만, 특이한것은 유리에는 빨강 액체가 잔뜩 묻어있었고 그 액체가 묻은 유리를 따라서 눈을 돌리니 사람이 대자로 누워 그 부근의 바닥과 유리에 피를 공급해주고있었다. 그 때문인지 경찰들은 주변을 폴리스 라인을 설정한 상태에서 강력계 형사가 이리 저리 둘러보고 있었고, 라인 외각에서는 경찰들이 사람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형사님, 혜화지구대 소속 순경이 들어오려하는데 어떻게 합니까?"


  "뭐? 순경? 그냥 민원이나 받으라고해. 아니 잠깐 관계자인지 알아보고 와."


  "알겠습니다"


 


 턱수염도 자기 멋대로 정리도 안된 상태였고 머리도 오랫동안 물을 보지 못한듯 푸석푸석한것이 털기만해도 무언가 하얀 눈이 내릴것만 같았고, 타 형사들도 그렇듯이 아주 편안한 옷을, 이제는 제복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평균화 되버린 점퍼에 양복바지, 그 형사 또한 그러했다. 하지만 옷이 무슨 상관이랴. 그는 계속해서 사체 주변을 유심히 살펴보며 턱을 어루만졌다. 아까 명령을 지시 받은 경관이 그에게 다시 돌아왔다.


 


  "형사님, 관계자는 아니고 그냥 시찰이라고 하는데요?"


  "시찰?"


  "예,시찰이라고 했습니다"


  "적당히 보여준 다음에 돌려보내, 별 웃기는 순경 다 보겠네.."


  "예, 알겠습니다!"


 


 형사는 가볍게 웃었지만, 경관은 아무렇지도 않다는듯 걸었다 하지만 그도 역시 사람인지라 눈가와 입가에는 은은한 미소가 피어 올랐다.


 


 '열심히 폴리스 라인 밖에서 크지도 않은 키로 안을 들여다보아도 보일리가 없잖아, 여자인데다가 키도 작고.. 이럴줄 알았으면 중학교때 우유좀 많이 먹을껄 그랬어, 아니 난 키다린 싫은데.. 하지만 이렇게 작은 것도 싫단 말야.. 그런데 아까 전에 소속 물어보던 그분이 어떻게 들여보내주면 안되나? 이렇게 구경이라도 하는게 어디야.. 어? 오신다!'


 


 생각을 하고 있자 어느새 소속을 물어봤던 경관님이 나에게 다가와서는 나와 현장을 가로 막고 있던 노랑색의 폴리스 라인을 손으로 직접 걷어 올려주셨다.


 


  "송순경, 들어오세요 하지만, 사체 부근에 가는건 안됩니다."


 


 '앗싸! 들어가도 된다, 응? 사체 부근에 가는건 안된다구요? 뭐야.. 그럼 여기서 보는게 더 낫겠네 여기선 앗..! 머리카락 보인다! 남자인가봐? 상당히 짧은데..? 어쩌다 죽었을까? 피좀 봐!'


 


  "송순경? 역시 여자가 들어가기에는 무섭죠?"


  "아니! 아니에요! 에.. 그러니까, 사체 부근에만 안가면 되는거죠?"


  "예, 들어오세요"


 


 내가 멍한 듯한 눈빛으로 폴리스 라인 안으로 들어가지도 않고 안만 주시하자 경관님은 이상하단 눈빛으로 나를 깨웠다. 그때서야 정신을 차린 나는 폴리스 라인을 직접 손으로 상당히 오랫동안 걷어 올리고 게셨기에 감사한 마음에 경관님께 방긋 웃어보이며 들어가려고 숙였지만 경관님은 웃지도 않은체 나를 계속해서 주시하셨다. 어서 지나가라는것같았지만, 무안함을 깨기 위해서 계속해서 웃어보였다.


 


  '좀 웃어주면 덧나요? 탈나요? 이쯤하면 웃어주실때가 됬는데..'


 


  "히이-"


 


 일부로 웃음소리까지 내가며 웃어보이자 경관님은 그때서야 알겠다는듯 웃어보이셨기에 더 이상 끌었다간 내 얼굴 근육도 성치 않을것이고 경관님 팔 근육도 성치 않을것이기에 그만 웃고보이고는 폴리스 라인 안으로 들어갔다. 그때 뒤에서 수군 거리는 소리가 내 귓가를 때렸다.


 


  "저 여자경관 좀 봐! 작업거나봐!"


  "에이~ 설마."


  "아까 계속 웃고 있는거 봤다니까!"


  "정말?"


 


 내일 아침에 네이버 뉴스에 "경찰이 사건조사는 안하고 사랑조사?" 라는 뉴스 제목만 그냥 눈 감고 넘어가면 되는건데 뭐 그 정도야 라고 생각하며, 폴리스 라인 안쪽에서 과학수사를 담당하시는듯한 50대 정도의 중후한 아저씨가 바닥에 널부러진 유리 조각을 조심스럽게 라텍스장갑을 끼고 핀셋으로 주워 담는것을 보고는 흥미가 생겼다.


 


  '이야.. 하지만 정말 사건의 묘미는 형사님이지! 에헤헤.. 그런데 형사님은 어디 게시지?'


 


 계속해서 형사님을 찾아서 고개를 이리저리 돌렸다. 그렇게 고개를 돌리고 있자 유독 사체 주변에서 턱수염을 어루 만지면서 씻은지 애교로 봐줘도 족히 10일은 넘어보이는 왠 아저씨가 형사님이라는 생각들었다. 그래서 형사님쪽으로 가고 싶었지만 아까 전에 경관님과의 약속이 생각나 어쩔수 없이 발걺음을 과학수사를 담당하고 게신것같은 아저씨에게로 걸어가 쭈그려 앉아 고개를 숙이시고는 유리조각을 열심히 채취하고게시는 아저씨 앞에 가서 쭈그려 앉았다.


 


  "안녕하세요! 아저씨! 저 시찰좀 왔는데 뭐좀 물어봐도 되요?"


  "아이고 깜짝이야!"


  "어라 아저씨! 괜찮으세요?"


 


 아저씨는 갑자기 찾아온 나의 목소리 때문에 무척이나 놀라셨는지 않그래도 축처진 아랫배 때문에 위험하게 앉아게셨는데 엉덩방아를 콘크리트 바닥에 찧으셨다.


 


  '어떡하지? 내쫓으시면 안되는데..'


 


 빠르게 아저씨의 손을 잡아 일으켜 세워 드렸지만 쫓지않겠지라는 내 기대와 같게 아저씨는 웃으며 연신 괜찮다고 하셨지만 시체 주변에서 얼쩡거리던 형사는 내 기대를 깨버리려는듯 언제 그 현장을 보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나에게 불같이 화를 내었다.


 


  "거기 아가씨! 그냥 나가요! 요즘 지구대 한가하나본데.. 팀장누구야! 혜화지구대 팀장 연락해! 이렇.."


  "아..아니에요! 그럼, 실례했습니다!"


 


 빠르게 형사의 말을 받아 넘긴뒤 폴리스 라인에서 도망치듯 나왔다. 그리곤 전방 50m앞에 있는 순찰차로 냅다 뛰려고 했지만 주변에서 이미 나의 행동을 보며 겨우 웃음을 참고 있는데 뛰기라도 해버리면 그들은 아마 폭소를 터트릴것이 뻔했기 때문에 아무런 내색하지 않아야해 라고 생각하며 순찰차까지 걸어갔다. 그렇게 그 긴 시간의 점을 찍을 차 문고리를 잡자 나도 모르게 내 입에서는 한숨이 저절로 나와버렸다.


 


  '휴 살았다, 어! 내 열쇠!'


 


 그 긴 시간의 점을 찍기 위해서 주머니에 손을 넣었지만 그 곳에는 지구대에서 나올때 챙긴 순찰차 열쇠가 없었다. 열쇠가 없어지면 징계가 있을것이고 찾지 못한다면 그 사건의 점이 아닌 나의 경찰 인생에 점을 찍어야 할것이다.


 


  '이 무슨 날벼락이란 말이야? 어떻게 50m의 거리를 걸어왔는데 열쇠가 없다니! 하느님 너무 하잖아요! 하느님 내가 몇년을 성실하게 믿었는데! 하느님!'


 


 속으론 이미 좌절하여 쭈그려앉기를 여러번 했지만 겉으론 아무런 내색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열쇠를 찾기위해서 뒤돌아 섰을때 이미 내 앞에는 아까 전의 경관님이 열쇠를 엄지와 검지로 잡고는 아까와는 달리 먼저 웃으며 서 게셨다. 물론 뒤에 있는 사람들의 시선은 나에게 주목 되어있었고 말이다, 못살겠다. 아 주님! 어떻게든 빨리 받아야해.


 


  "저.. 혹시 경관님 그거 제 열쇠인가요?"


  "예 맞는것같은데요?"


 


 '그럼 주셔야죠' 라는 의사를 눈으로 표하면서 손으로 열쇠를 낚아체고는 누구보다도 빨리 경찰 생활 5년의 김경장님 보다 더 빠르게 순찰차에 후다닥 키를 꼿아 돌렸고 기다리던 차문은 열렸다. 하지만 경관님에게 보상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나는 이미 본능적으로 순찰차에 올라타 엑셀을 밟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