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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패러디 감자 고개 엑셀!! [ACT1 궁극의 쾌속반점 그립]

2007.02.01 12:26

널널한놈 조회 수:508 추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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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소설은 픽션이며, 이 소설에 등장하는 등장인물, 지명, 단체명은 가공의 것입니다.


    오토바이를 운전할때는 교통 법규를 지켜 안전 운행을 가슴에 새깁시다.


 


 


 


 


ACT1 궁극의 쾌속반점 그립.



 


“그래? 그게 정말로 유명하단 말이냐?”


“그래! 잠깐 수리 받으러 여기 넘어갈 때 잠깐 봤는데... 정말 장난이 아니라구!”


 


이 고개에서 가장 경사 진 헤어핀(주1) 코너. 둘은 그 가드레일 위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러던 도중 나온 소문... 이야기를 듣던 도중 오른쪽에 앉아있던 남자가 기겁을 하며 말했다.


 


“뭐? 스쿠터 주제에 그런 식으로 다닌다는 거냐?”


“그래! 요 주위 돌아다니는 녀석들하고는 비교가 안된다구!”


 


남자는 믿을 수가 없었다. 솔직히 이 고개를 직선상으로 펴서 본다면 그리 긴 고개는 아니었다. 어쩌면 근처 고개들보다도 더 짧다고 할 수도 있는 것이었다. 문제는 이 고개의 코스적 난이도였다.


그러니깐... 이곳은 거의... 과장이라고 해도 할말이 없지만 랠리용 코스에 맞먹는 고난이도 코스로 장식된 무시무시한 고개였다.


 


“아직 이름이 없는 녀석인가? 그런 녀석이 다운힐 라이더의 세계로 들어오면 참 좋을텐데.”


“하긴... 그 정도라면 이름이 없는게 이상하지. 다 소문이라고 소문. 히히...”


 


2년 전 서울과 경기쪽의 몇몇 바이크 라이더들은 시시한 민간 도심지를 마스터하고 다운힐에 적합한 고개를 찾아서 도전을 시작했다. 이 흐름은 불과 1년만에 전국의 수많은 클럽을 만들어냈고, 그 물결은 거의 지역적인 수준으로 번져나가 지역과 지역간의 고갯길 배틀은 흡사 유행처럼 전국으로 번져나갔다.


그 시초를 함께한 이 고개. 주위에 유난히 감자 밭이 많아서 라이더들 사이에서 ‘감자 고개’라고 불리는 이 고개는 2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도 많은 라이더들이 두려워하는 고개 중 하나가 되었다.


 


우우웅!


“흠? 누가 이 늦은 시간에 여기서 바이크를 모는거지?”


“요 근처에 초짜들이 많이 늘었다는데... 아마 그런 부류겠지. 뭐.”


 


대충 소리를 보아 3개의 코너만 더 들어오면 이 헤어핀 코너에 진입해올 것 같았다. 남자도 이 쪽에 손을 담그고 있었기에 가능한 추측이었지만 물론 그것이 점집 무당 만큼의 적중률을 가질만한 것은 아니었다.


복채를 더 가져오면 더 잘 봐주려나?


 


“흠... 구경이라도 해볼까?”


“그래볼까? 이 고개를 돌 정도라면 형편없는 실력은 아니겠지?”


 


둘은 가드레일에 걸터앉다시피 앉아서 옆에 내려놓은 캔맥주을 집어들었다. 그리고 헤어핀의 진입로, 정확히는 그들의 정면에 찬란한 헤드라이트 하나가 비춰왔다.


 


“흠... 음?”


 


남자는 가볍게 맥주캔의 병따개를 잡으려 했으나 뭔가 이상한 낌새가 있음을 느꼈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이. 이봐! 저놈... 생각보다 빠르게 진입하는데?”


 


곧 알게 되었다.


헤어핀으로 진입하는 저 스쿠터의 속력이 보통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보통 상식을 넘어서는... 이 고개를 작정하고 공략한다고 해도 저정도 속력은 내지 않는 것이 당연했다.


속력을 저렇게 냈다간... 저 라이더는 물론 그들도 위험해질 수 있었다.


 


“일단 피해!”


 


그들은 캔맥주는 내다버리듯 허겁지겁 가드레일을 빠져나오는 사이, 이미 그 스쿠터는 헤어핀 코너로 완전히 진입해있었다. 이제는 달리 손쓸길이 없는 것일까?


하지만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오오오!”


 


헤어핀으로 뛰어들다시피 한 그 스쿠터는 약간 차체가 코너 안쪽으로 빠지는거 싶더니, 그대로 곧장 뒷바퀴를 미끄러뜨리며, 헤어핀을 가볍게 도는 것이었다!


 


“...뭐지...?”


 


그 어이없는 광경. TV로 봐오던 모터 GP에서나 볼법한 그립주행이었다.


흡사 드리프트를 연상케하는 저 라인....


 


“저... 저놈 뭐야! 죽을 기세로 빠르게 들어와 놓곤, 저 상태에서 저런 그립 주행(주2)이 나올 수 있는거야?”


“몰라...”


 


코너를 완벽하게 돈 스쿠터는 약간은 무리한 그립주행으로 흐트러진 차체를 바로잡으며, 그대로 헤어핀을 빠져나갔다. 게다가 그 빠져나가는 속도는 이 헤어핀으로 진입할 때의 그 속도를 보는 듯해서 그 스쿠터의 대담한 재가속력은 보는이를 하여금 섬뜩하게 만들었다.


 


“근데... 원래는 저 그립주행 잘 쓰지 않지? 왜 저런걸 쓴걸까?”


“몰라...”


 


계속 몰라를 연발하는 남자는 허탈감에 빠졌다.


그만큼 그 주행은 아름다웠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직 하나 더 남은 뭔가 꺼림직한 것이 하나 더 있었다.


 


“근데... 방금 그 라이더. 뒤에 뭔가 싣고 있지 않았냐?”






 


 


 


 


그 가드레일 부근에서도 더욱 뒤편. 그냥 산속이라고 할만한 곳에 또 다른 남자가 쌍안경을 들이대고 있었다. 물론 그가 지켜보고 있던 곳은 방금의 그 헤어핀 코너.


 


“훗, 저건가?”


 


쌍안경을 눈에서 떼고 그 스쿠터가 빠져나간 그 헤어핀 코너를 한동안 지켜보던 그는 약간의 쓴웃음을 띄우며 담배를 꺼내었다. 주머니에서 살짝 꺼낸 라이터로 불을 붙인 담배를 입에 물고 그는 말했다.


 


“보통 바이크의 그립주행이 용이한 온로드. GP의 서킷이나 잘 정돈된 일반 아스팔트 도로에서는 저런 그립주행을 쓰지 않지. 저런 주행은 오프로드, 즉 비포장에서 주로 쓰는 주법이군.”


 


행 오프(hang off). 몸의 중심을 회전방향으로 옮겨 무게중심을 낮춰주는 방법으로, 방금과 같은 주행을 구현하는데 도움을 준다. 물론 저런 방식은 일반 도로에서는 잘 쓰이지 않는다. 써봤자 불필요하기 때문이다.


좋은 타이어로 아스팔트가 잘 다듬어져 있는 일반 도로나 서킷을 달릴때라면 솔직히 이런 행 오프 방식의 그립 주행보다는 일반적인 그립 주행이 속도의 관리나 유지, 코너 탈출 속도에서도 훨씬 실용적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주행법이 주로 나타나는 것은 모터크로스, 비포장 서킷 경기이다. 애초부터 비포장 도로에서 경기를 하기 때문에 노면상태도 좋지 않아 일반 그립 주행을 한다면 휠 스핀(주3) 따위가 일어나기 쉽기 때문에, 이런 행 오프 방식의 주행을 사용한다. 물론 이것도 2륜 구동의 바이크의 특성상 안전한 주행을 위한 것이므로 속도와는 전혀 무관한 주행이다.


 


“녀석... 한번 시험해보고 싶었던건가?”


 


녀석이 저 그립주행을 쓴 이유는 단지 그 헤어핀에 깔린 약간의 자갈에 신경을 쓴 모양이었다. 아마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속력을 냈던 것도 모두 저 자갈을 고려한 것이었는지 몰랐다 노면의 상태가 오버 스피드였던 자신의 스쿠터의 속력을 좀 진정시켜주리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것은 멋지게 들어맞았다. 하지만 녀석이 아닌 다른 사람이 했더라면 그것은 절대 불가능한 주행이었을 것이다. 오랜 숙련을 통해 얻어진 그 세심한 스로틀 조작과 적절한 트랙션(주4), 고갯길에 최적화된 그립주행이 가능한 녀석만이 가능한 것이었다.


담배를 입에 문 채 까딱까딱 거리며 말하던 그는 한 손으로 담배를 잡고 한번에 쭉 빨고는 그대로 연기를 쭉 내뱉었다. 누구나 다 아는 그런 식으로....


 


“그나저나... 솔직히 저정도 속력에서 돌 수 있을까 의아했는데... 기술이 날로 느는구만, 코너 공략이나, 변속 기술도...”


우우웅!


 


한동안 담배를 빨며 멍하니 앉아있던 그는 근처에 바이크의 엔진음이 들려오기 시작하자 눈꼬리를 살짝 올리며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슬슬 먹으러 갈 시간인가? 하암!”


 


그는 하품을 크게 내질르고는 뒤편에 나있던 계단으로 내려왔다. 물론 그의 집은 고개의 끝자락에 있어서 한참을 걸어야 했지만, 녀석이 배달을 하는 목요일이면 언제나 이 곳에 올라와서 코너 공략을 관람해주곤 한다.


어짜피 저 바이크도 이쪽 것이니 말이다.


 


 


 


 


 






어느새 집에 도착한 그는 서서히 들어오는 스쿠터 하나를 느긋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그 스쿠터는 흔히 짱개와 우체국의 대명사 CT100으로 겉으론 여느것과 크게 다른 것은 없었지만, 도색이 흑백으로 되어있어 어느 누군가가 볼땐 희대의 다운힐 드리프트 머신으로 보일듯도 했다.


물론 드리프트가 존재하지 않는 바이크의 세계에서 뭘 논하랴.


고갯길을 완전히 벗어나 집에 도달한 CT100과 녀석은 아쉽게도 그의 호통을 먼저 받아야했다.


 


“오자마자 윌리(주5)질이냐. 그런 잔기술로 내 빚을 갚으려면 10년은 일러!”


 


본래 고갯길에서 집으로 올라오는데 약간의 거리가 있었기에 녀석은 실전 성향으로만 치중되어있던 그의 기술 수업에 지루함을 느끼고 그 약간의 거리를 이용해서 몇몇 기술을 익히고 있었다. 물론 윌리 주법은 앞바퀴를 들어올림으로써 주행하는 차체의 무게를 줄인다는 점에서 실전 성향이 아예 없는 기술은 아니었지만, 그의 입장에선 잔기술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약간은 여성스럽고 귀여운 디자인의 하얀 스쿠터 헬멧을 벗은 녀석은 짧은 단발 머리를 풀어헤치며 박박 대들었다.


아마 그런 잔소리라면 누구나도 대들었을 것 같기도...


 


“이게 왜 잔기술이야! 요 주위에는 이거 하지 못해서 안달인 놈들이 얼마나 많은데, 게다가 빚? 빚이라니? 내가 왜 감자영감에게 질 빚이 어딨어!”


 


‘감자’라는 수식어가 그의 심기를 건드렸다.


 


“그 감자소리 빼라고 했지! 게다가 그 바이크도 내꺼잖아! 그게 빚이지 뭐냐!”


 


영감의 특유의 고음의 호통에 녀석은 두 귀를 잔뜩 틀어막고 있었다. 그리고 호통이 끝나자 녀석은 표정을 늘어뜨리고는 한숨을 쉬고 말했다.


 


“에휴... 알았어요. 알았어. 주문한지 5분만에 배달해주는 우리 쾌속반점의 특 자장면 맛을 음미해보시라구.”


 


영감은 녀석이 내민 철가방을 받아들고 안의 내용물을 확인했다.


 


“흠, 좋아.”


 


내용물은 거친 다운힐 바이크 주행에도 멀쩡했다. 자장면 주위에 둘러진 랩엔 자장 한방울도 튀지 않았고, 단무지나 양파도 가지런했다. 이것은 뛰어난 바이크의 주행은 물론 그 주행이 철가방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하중이동이 필요한 아주 놀라운 수준의 주행이 필요한 결과였다. 물론 영감은 약간은 멀었다는 생각이었지만, 분명 보통사람의 입장에선 예삿일로 볼 수 없는 것이었다.


 


“다만... 너무 빨리 달려서 면이 맛없게 생겨버렸잖아!”


“엑! 그게 무슨 소리야! 멀쩡하고 면만 안 불면 되잖아!”


“모양이 이뻐야 먹기도 좋은거 모르느냐!?”


 


면의 용모에 대한 논쟁은 한참 이어졌다. 맛없게 생겼으니 환불을 하겠다며 박박대는 노인에게 녀석은 그냥 쳐드시라는 말투로 환불 불가의 입장을 완강하게 표했다.


 


“쳇, 먹어주지... 암 그래야 하고 말고!”


“헤헷, 어짜피 그렇게 될걸 따지지를 마시지.”


 


결국 바이크의 빚은 수업의 일환으로 생각하는 차원에서 영감은 어줍잖은 이유에 한 발 물러섰다. 그렇게 노인공경은 어쩌구하며 투덜투덜거리는 영감은 대충대충 자장면의 랩을 뜯고 있는 와중, 녀석은 철가방을 정리하고, 헬멧을 쓰고 다시 스쿠터에 올라섰다.


 


“그럼, 내일 오후에 그릇 찾으러 올께요.”


 


조금은 다정한 녀석의 목소리는 아랑곳하지 않고, 영감은 자장면만 먹을 뿐이었다. 녀석은 뚱한 표정을 지으며 그대로 엑셀을 당겼다.


 


바아앙!


 


그런데 왜 녀석은 이런 새벽녘에 자장면 배달을 한 것일까? 그것은 어떤 의미로는 매우 특별했다. 밤마다 펼쳐지는 감자 고개에서의 자장면 배달 질주... 그것은 녀석의... 아니 그녀의 스쿠터 옆에 붙은 스티커에 역력히 드러나 있었다.


 


[쾌속반점 특급 배달원 신주희]




[END]


 


 



[주1] 헤어핀[hairpin]




커브가 역방향을 향하듯이 급격한 코너 지점을 가리킨다. 여자들의 머리핀 형태가 그 어원이다. 서킷에는 대부분이 그런데, 보통도로에도 이러한 코너가 많다. 헤어핀 코너 혹은 헤어핀 커브라고 한다.




[주2] 그립 주행 [grip]




타이어의 접지력을 최대한 이용하여 코너를 도는 기술




[주3] 휠 스핀[wheel spin]




후륜에 커다란 파워를 가해서 공회전시키는 것. 휠 스핀이 일어나면 바이크의 균형이 무너져 버린다. 흙이나 젖은 노면에서는 노면의 마찰 저항이 떨어지기 때문에 간단하게 횔 스핀이 발생한다. 트랙레이스에서는 타이어의 표면을 녹여서 타이어의 접지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스타트 전에 프론트를 고정시키고 일부러 휠 스핀을 발생시키기도 하는데 이때 흰색 연기가 타이어에서 피어오른다.




[주4] 트랙션[traction]




구동, 혹은 구동력을 말한다. 주행 중에 타이어에 트랙션을 걸어주면 차체가 안정되며 고속주행을 위해서는 효과적인 트랙션을 항상 얻을 수 있어야 한다. 트랙션을 얻는데에는 좋은 노면과 타이어의 적정한 공기압, 또 서스펜션의 세팅이 중요하며, 거기에 라이딩 자세와 뛰어난 액셀 워크도 빼놓을 수 없다.




[주5] 윌리 주법[wheely]




전륜을 들어올린 채 후륜만으로 주행하는 것. 프론트 휠을 들어올리는 데는, 클러치를 급격하게 변환하든가, 몸으로 힘을 붙여서 액셀을 당긴다. 프론트가 들어 올려지는데 이때, 프론트가 내려가는 듯하면 액셀을 당기고, 프론트가 지나치게 올려졌다면 액셀을 풀어주거나 리어 브레이크를 밟는다. 또 중요한 것은 균형을 잡으면서 몸으로 콘트롤 하는 것으로 긴 거리를 윌리 주법으로 주행하는 것은 어려운 테크닉이다. 고출력레이싱카나 모터크로스 머신은 급가속만으로 윌리 상태로 되어버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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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줍잖은 실력으로 용어를 공부해가면서 써본 애니메이션 이니셜D의 오마쥬격의 소설입니다....


 


애니를 보셨다면 몇가지 눈에 띄는 부분이 있겠죠. (물컵이 자장면으로 바뀌고...)


 


아마 분류는 패러디가 적합하겠죠.


 


역시나 주제가 주제인 만큼 진지한 다운힐 배틀 이야기도 많이 나오고 하겠지만


 


가끔 장르가 막 틀어져서 이상한 러브 코메디도 나오는 경우가 생기겠습니다. (주인공이 여고생이라는 설정.)


 


하여튼 이런걸 쓰다보니 정말 바이크 쪽에 대해 많은 공부를 하게 만들더군요.


 


정말 흥미로운 시도였습니다. 하하... (하지만 전문성은 거의 제로에 가까우니... 전문성 댓글은 삼가... ㅡㅜ)


 


그나저나 글 정말 못쓰네 나도....


 


소설 올리는 시기가 주기적이지 않아서 다음화가 언제 올라올지 모르겠지만...


 


아마 곧 만나보실수 있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