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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extra_vars1 흑사탑으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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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해 동안 던전을 돌면서 수행을 하고 있는 [무속신앙인].


사탑은 물퇴로 하면 45층까지 다 가고, 빌마르크/비명굴은 마퇴로 깨면 다 되는 그에게


지금, 사신이 찾아왔다. 어떤 위치의 지도를 가지고.


 


"이 곳이라면 어떤가...후후후. 흑사탑이라고 해서 세상의 모든 흑역사를 모아놓은 탑이지."


[무속신앙인]은 말을 하지 않았다.


어차피 사신이 관리하는 곳은 사탑이나 미탑만큼이나 뻔하지 않은가.


매일 같은 적에 같은 패턴. APC들이 몰려오면 그냥 스매시로 잡아버리고 저 하늘의 별을 써서 날려버리곤 했었다.


이제는 던전 마스터란 칭호를 받았다지만, 너무 지겨워서 그냥 그만두고 싶은 적도 많았다.


"아무래도 지겨운 데라고 생각하는것 같은데, 그렇게 심하게 지겹지는 않을거야."


"APC는 똑같고, 하는 짓도 똑같을텐데요."


"흑역사를 재현해냈는데...과연 그럴까? 그리고, 보상도 있네."


 


보상...사신이 주는 보상은 무엇일까?


"모든 흑역사들을 다 통과하면 추가 SP와 다른 유파의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기회도 주지."


[무속신앙인]은 망설였다. 지금 퇴마사인 상태로 볼 때, 다른 직업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다 봐 왔기 때문이었다.


크루세이더는 전투기능이 완전히 퇴화되어버리고 전투기술이 있다고 해도 즉시 나가는 것도 아니다.


인파이터는 괜찮겠지만...무기수리비도 장난이 아니고 연타기술이 많은 관계로 버튼의 X자가 다 지워질 만도 할 것이다.


퇴마사는? 누가 봐도 모르겠다. 하지만 다른 던전에서 불리하더라도 사탑 하나 잘 올라간다는건 사실이다.


그리고 마퇴로 백호 소환하면 고대던전에서 50%는 먹고 간다.


다른 유파라고 해도 이 셋밖에 없는 프리스트에게 기술을 배우더라도 뭘 배울 수 있다는 것인가?


 


"...크루세이더의 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면, 파티원들이 자네를 우러러볼걸세.공격은 물퇴의 기술로 충분하다고 해도 각성기라고 하는건 비용이 너무 많이 들지 않나?"


"그런가...그리고 신던전의 베타테스터로서 나를 임명한다는 말인가?"


"그래. 퇴마사를 직업으로 하고 있는 이들은 모두 다 떠나갔어. 인파이터는 부자 아니면 사탑도 돌파할 여유가 없지."


그리고 사신은 [무속신앙인]에게 말했다.


"이제 자네밖에 남지 않았어. 승낙할지 말지는 자네가 거기 오느냐 마느냐에 달려있지. 그럼."


사신이 유유히 사망의 탑 1층 문으로 들어가는 순간, [무속신앙인]은 생각했다.


 


보기 드문 던전이었다. 그것도 신 던전.


하지만 요즘 추가된 유혹의 마을 등등에 비하면 보정도 있고, 적들의 난이도가 나쁘지는 않겠다.


아마도 인터넷에서 본 것에 의하면 던전은 사망의 탑이나 미망의 탑을 베이스로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뭔가 길고 탈출구로 가야 한다는 형태라는 이야기였다.


"지루하진 않겠군. 아무래도."


그렇게 [무속신앙인]은 망자의 계곡 깊숙한 곳의 흑사탑으로 떠났다.


 


흑사탑으로 가는 길은 좀 험했다.


계속해서 박쥐와 알 수 없는 거머리 - 아무래도 누골 유충 같은 - 가 떼로 나와서 길을 가로막고 [무속신앙인]을 향해 가오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을 치다 보니, 무엇이 옛날이었는지 알게 된 것이었다.


누골 유충은 지금의 비명굴에 있었던 슈퍼아머공격이 없다시피 했다.


박쥐도 낙봉추로 떨굴 수 없었지만, '저 하늘의 별'이 모든 것을 날려주었다.


 


이제 이렇게 쓸어버리고선 문 앞까지 왔는데, 갑자기 하늘이 맑아지면서 로리엔같은 풍경이 나타났다.


덤불 속에 숨어있던 고블린들도 나타난다.


[무속신앙인]은 도끼로 마구 고블린들을 쳐 냈지만, 고블린의 체력이 사탑 1층에 나오는 것보다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도끼로 마구 치고 헤치고 가도 1층 고블린보다 단단했다.


그 즉시, 빈사상태의 고블린들이 슈퍼아머가 되면서 빨갛게 빛나면서 [무속신앙인]을 향해서 갔다.


터졌다. 그리고 [무속신앙인]의 HP도 절반으로 되어버렸다.


 


"이런!"


그는 화면에 뜨는 체력게이지 위에 써있는 것을 보고 상황을 짐작할 수 있었다.


'Lv70 고블린 자폭병'


몰려오는 고블린들을 피해 흑사탑의 문이 있는 해자까지 왔다.


어떻게 하는 것이 나을 것일까...해자가 있는 곳이 투명벽같은 것이라서 뒤는 막히지 않는걸까?


해자에 서서 아이템이 그냥 물 밑으로 떨어지는 것을 본 그는 그곳에서 고전게임에서 쓰이는 수법을 쓰기로 했다.


고블린들이 [무속신앙인]에게 천천히 몰려오고 있었다.


[무속신앙인]은 그들 사이로 달려가다가 그들 무리 사이로 들어갔다.


그리고 해자를 바라보는 방향으로 뒤를 돌아보고서 낙봉추를 썼다.


"쿵!"


주위에서는 튀어오르는 고블린들.


이 때를 놓치지 않고 '저 하늘의 별'로 고블린을 한마리 낚았다.


'낚는건 한마리면 족해. 그리고 많은 녀석들이 인공지능의 한계로 날 때리려고 다 낚일테니까.'


그 순간, 낚인 고블린이 떨어지면서 주위에 있는 고블린들에게 도끼가 날아갔다.


"뻥!"


고블린들은 그 즉시 멀리 날아가서 해자에 풍덩 빠져버렸다.


로리엔 일반던전의 영향을 받은건지 길에서 중력보정같은 옵션은 없이 그냥 날아가다 떨어졌다.


 


이렇게 가까스로 무적회피기를 써서 고블린들을 잡고 문이 열리는 것을 보는 [무속신앙인].


정말로 크루세이더의 기술이 왜 필요한 지를 느낄 수 있었다.


"뭐, 앞으로 갑작스럽게 그렇게 되는 일이 많을거라고. 어차피 HP는 한라운드 끝나면 채워줄테지만."


사신의 목소리같은 무감각한 목소리가 들리면서 뭔가 차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쿠쿵!"


해자 위로 문이 열렸다. 이제 흑사탑 도전은 시작인 것인가.


"좋아. 가야지."


쓰러진 성문에 발을 들여놓았다. 이제 흑역사는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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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던파 오픈베타에 관한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때는 고블린의 자폭 한 방에 버서커의 HP가 반이나 날아가버리던 시절이었으니까요.


 


p.s:흑역사는 뭘로 쓸지 고민중입니다.


그런데, 주인공을 왜 '퇴마사'로 정했냐면...불가능하다고 생각되는 것에 도전하는 거랄까.


그런 이미지도 있어서요.